주몽’의 송일국 ‘외과의사 봉달희’의 이범수, ‘하얀거탑’의 김명민, ‘고맙습니다’의 장혁, ‘사랑에 미치다’의 윤계상, ‘에어시티’의 이정재, ‘푸른 물고기’의 박정철...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1978년 이전에 태어난 30대 연기자로 안방극장을 휩쓸고 있다. 아직 30대는 아니지만 ‘케세라세라’의 에릭 (1979년생), ‘히트’의 하정우(1979년생) ‘사랑하는 사람아’의 김동완(1979년생), ‘헬로! 애기씨’의 이지훈(1979년생) 등이 20대의 끝을 잡고 30대에 인접한 연기자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드라마는 20대 초반의 반짝 스타보다는 인생의 묘미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하는 30대 스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 이립(而立)에 들어서 인생의 뜻을 세우기 시작한 30대 스타들, 이 30대 스타들이 드라마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배우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이른바 ‘내공’이 쌓인 것.
게다가 연기력을 갈고 닦기 위한 각고의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배우 김명민의 경우 매일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정확한 발음과 목소리를 위해 화장실에 갈 때
입에 볼펜을 물고 신문을 읽는다. 습관이 돼서 지금도 한다”고 밝혔다.
연기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도 높이 살 만하다. 송일국은 ‘주몽’ 초반 진흙탕 속에 빠진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 내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늪 속에 빠지는 힘겨운 연기를 위해
눈과 귀에 진흙이 들어가 눈을 뜨지도 말소리를 듣지도 못하면서도 끝까지 연기를 해내
제작진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들은 풍부한 인생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20대 배우들과 차별화된다.
병역 문제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장혁, 오랜 무명기간의 고통을 겪은 김명민 송일국,
연인과 결별의 아픔을 겪은 이정재 등 인생의 단맛과 쓴 맛을 본 이들의 연기에는 깊이가 있다.
실제 장혁은 드라마 ‘고맙습니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대선 후보 시절 레이건 대통령의 TV 토론회 문구를
예로 들며 “레이건 대통령은 ‘당신은 정치를 하기에 노쇠하지 않느냐’는 상대 후보의 지적에
‘나는 노쇠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저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이 헛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촬영 현장에서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모습 또한 30대 연기자들을 찾는 이유다.
송일국은 진흙탕 속에 빠지는 연기를 할 때 자신보다 다른 스태프들의 안위를 걱정해
제작진의 감탄을 자아냈는가 하면 장혁은 드라마 ‘고맙습니다’를 촬영하며 장기기증 서약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연기를 향한 열정과 노력, 다른 이를 위한 배려,
인생의 경험이 녹아든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30대 남성 연기자들, 지금 브라운관이 이들을 찾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