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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ray one's emotion-3

휘오리바람 |2006.03.23 17:34
조회 523 |추천 0

 

나해는 버스에서 내내 생각한다.

어떡해 해야하나...앞으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결국 열쇠는 희주가 갖고있다. 희주는 무슨생각일까..

벨을 누르고 잠시 뒤 버스가 멈춘다. 나해는 내려서 빌딩끝을 올려다 본다.

또다른 시작앞에서 답답해지는 나해였다.


스카이 라운지에 들어서니 기수는 벌써 와있었다.

‘그럼 그렇지...’  체념을 하며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희주는 아직 안왔어?” 맞은편에 앉으며 시큰둥 묻는다.

“어. 아직 짐정리가 덜 됐나봐.”

“그래...” 창밖을 바라보는 기수를 응시하며 나해는 또다시 혼란스럽다.

대체 그에게 희주는 어떤 존재인가...

“좋아?” 나해는 자신도 모르게 묻고 말았다.

수백가지의 감정이 섞여진 한마디.

“뭐가?” “아니~희주와서 좋냐구...” 다시 감정을 추스른다.

“좋지. 못본지 2년도 넘었잖아.”

별걸 물어본다는 듯한 표정으로 기수가 대답한다.

나해는 다시 발끈해졌다. 2년이란 말에 감정이 흔들린다.

“기수씨나 2년이지 난 5년도 넘은거 같은데...”

결국 본전도 보지 못할 말을 하고 말았다.

기수도 표정이 굳어져 나해를 쳐다본다.

“아니, 말이 그렇자나. 나는 5년맞잖아.” 기수의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나해도 자신이 심했다는 걸 인정하듯 구차한 변명을 한다.

“너 또 그 얘기하려는 거면 관둬.”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하는 그를 보자 나해는 울컥했다.

겨울 입술을 깨물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기수와의 사이에 항상 문제가 되는것이 희주인거 같아 더욱더 원망스러운 나해였다.

냉랭한 분위가가 흐르는 도중 희주가 도착했다.

 

테이블쪽으로 다가오는 희주를 보고 기수는 웃기시작한다.

"여기야!" 손까지 들어 환호한다.

표정관리를 해야한다. 마음을 다잡고는 나해도 고개를 돌려 희주를 본다.

여전히 차갑고 도도한 그 모습의 희주다.

기수가 나해쪽으로 옮겨앉는다. 당연한 행동이지만 나해는 순간 다행이다 싶다.

그래도 아직 이 남자가 내가 자신의 애인이란걸 잊지는 않은거 같아서...

"너 마른거 같애. 안그래도 날씬한 애가.." 기수가 걱정스러운 듯 말한다.

"그냥 큰 이사하느라 고생좀 했지." 나해는 아직 첫마디를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해는 좋아보이네." 왠일인지 희주가 먼저 나해 안부를 묻는다.

"어..나야 뭐 늘좋지. 별 일있으게 없자나..(너만 아니면....)" 속으로 삼킨다.

"집은? 어디야?"

"가까워 신촌쪽에...주문부터 하자. 배고프다."

셋의 감정이 뒤섞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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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은 집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아직 뜯기지않은 박스 몇 개가 쌓여있었다.

저녁을 먹으려 부엌에 갔지만 먹을게 있을리 없다.

이사는 했어도 또. 또 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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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먹고 아까부터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동욱이다.

부모님께 전화를 해야하는데... 차마 여자 룸메이트라는 말은 꺼낼 수 없다.

혼자사는 방을 얻을거라고 말씀드렸는데...거짓말에는 약한 그는 머리속으로

시나리오를 쓰고있다.

결심이 섰는지 핸드폰을 연다.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언제나 자상하신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울 엄마.

"엄마 저에요. 동욱이."

("어 그래~방은 구했어?")

계속 걱정하셨는지 방부터 물으신다.

"예. 구했어요. 생각보다 싸게 구했어요. 걱정마세요."

("어떻게?")

"아는 형이랑 같이 살게 됐어요. 돈도 절약하고 좋죠. 뭐...."

("잘됐네..아부지랑 나랑은 돈을 보내줘야되나 그랬지..밥은?")

"먹었죠. 시간이 몇 신데...엄마, 저 잘있어요. 걱정마세요"

("어떻게 걱정을 안해~우리 막내아들!!")

"엄마 저 그럼 그만 끊을게요. 형이 불러서요."

("그래 밥 잘 챙겨먹고...") "예..들어가세요"

거짓말을 한게 맘에 걸리지만 어머니도 내가 좋은 집에 있는걸 좋아하실거야..

라며 혼자 합리화 시키는 동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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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셋은 빌딩을 나왔다.

"오랜만에 봤는데 이렇게 그냥가서 섭섭하다.야."

기수는 못내 아쉬운듯 말했다.

"집들이 할거야. 그 때와." 희주도 평소보다 많이 웃으며 둘을 바라본다.

"그래 연락해..." 나해도 겨우 희주의 말을 받았다.

 

여름의 밤은 시원하지만 그 온도에 익숙해지고나면 더워진다.

익숙해져야할까? 나해는 물끄러미 희주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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