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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바리 이야기

한총련(한... |2006.03.24 14:03
조회 1,976 |추천 0

지금은 도라산역이 들어서 뉴스의 중심에도 가끔 서지만

내가 81미리 똥포들고 조뺑이 칠때만해도 도라산은 비포장 오지였었다.

 

그 도라산밑 00땅개부대에서 어느 한여름 휴일-

모처럼 일요일에 사역도 없어 우리는 세면장 옆구리에 의자하나 내놓고

중대 깎사(이발병) 불러다 대가리 손질을 하고있던 오후쯤이었었다.

 

느닷없이 변소에서 킬킬대며 달려나온 중대 선임하사 배중사가

대가리 깎을때 문질러대던 비누 거품 그릇을 들고 화장실로 뛰어 가더니

큰일보는 변소-

(참고로,면제된 신의 아들이나 앉아서 오줌싸는 품종들의 편의를 위하여 부연 설명하자면

그때만 해도 군바리 변소는 똥싸고 일어서면 대가리가 출입문이나 칸막이보다 튀어 올라왔었다.)

그 변소의 어느 한칸 꼭대기로 비누 거품 그릇을 쏟아 던지는 거였다...

 

고참 병장이 낄낄대며 걸어나오는 선임하사에게 물었다.

선임하사님요,왜 그러시는교??

 

클클클....

야! 내가 오줌을 싸는데 어떤 새끼가..

벤소에 앉아서 딸을 잡는지

허리띠 빠클이 딸그락 딸그락 탬버린을 치는거여....

(여기서 딸을 잡는다 함은,딸래미를 어찌는게 아니고 그니까...에미없는 자식을...?에고~알쥐?)

쫌있다 봐바...

언놈이 대가리에 비누거품 묻어 나오는지...크크크크~

 

우리는 전부 화장실 출입구를 향하여 시선을 고정시키고

어떤 미친눔이 여름내 누적된 똥통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향수를 무시하면서까지

손꾸락 오형제와 국빵부 마크가 새겨진 양철 빠클을 혹사 시키는지

호기심 잔뜩 섞어 바라보고 있었다.

 

5분....10분....

화장실 출입구에 정적이 너무 길다.

 

흥미거리를 발견하고 제공했다는 뿌듯함으로  의기양양 맨앞에서 바라보던 배중사가

어!???이 띠발눔이 똥통으로 투신한거 아녀??

 

하면서 화장실로 들어가 문제의 그 벤소칸을 뚜둘겼는데 반응이 없다.

잡아 당기니 안에서 걸려 있다.

껑충 뛰어 안을 들여다 보니 사람이 없다...

안에서 걸린 고리를 어찌 열고 들여다 보니

화장실 뒤쪽으로 난 배기구에 숭숭하던 거미줄이 꺠끗이 청소가 되어 있다.

 

쪽팔린 딸애비가 배기구로 탈출하여 다른 방향으로 내뛴것이었다.

그 배기구의 사이즈가 가로 30센티,세로 30센티....

건장한 대한민국 현역 육군이 빠져 나가기엔 너무 협소하나

시멘트 모서리에 런닝차림 팔뚝이 긁히면서까지

엽기적인 그 주인공은 체면을 우선으로 선택했나부다.

 

그날 이후-

배중사는 일석점호시 사병들의 허리사이즈를 일일이 눈대중으로 재어보고

몸통 어딘가에 긁힌 자국을 유심히 검사하며 탐문 수사를 해댔지만

끝내 그 의지의 대한민국 육군 사병을 찾지는 못했는데-

 

배중사에게 왜 꼭 그 딸애비를 찾아야 하느냐 물어보니

실미도 북파 공작원으로 추천할거라 하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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