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사는 곳이랑 제가 사는 곳이 약간 멀어요.
나름 차로 두 시간 거리. 옆옆 도시기는 해도 거리가 좀 되더라구요.
외국에서 만나서, 만났을 땐 늘 붙어 지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니 사는 곳이 달라서 힘들더라구요.
자주 만나봤자 한달에 두번 정도...?
남자친구는 대학교 4학년이고 전 3학년이라 둘다 많이 바쁘잖아요.
제가 일부러 저 보러 오지 못하게 해요. 오빠 공부해야 한다구...
공대 4학년이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군대 2년, 유학 1년,
3년 동안이나 쉬어서 4학년이라고는 해도 전공에 대한 걸 많이 잊어먹구...
졸업작품 해야할 텐데 그것도 지금 어찌어찌 곁다리로 붙어서 한다 그러구...
이러니 저도 거리를 조금 두고, 떨어져서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걸 알지요.
단순히 사귀는 사람도 아니고, 제가 아직 스물셋, 그런 생각 하기는 어린 나이지만
멀리 보고 생각하는 사람이고요... 그러니 더더욱 조금 거리를 두고,
그냥 힘내라고 응원해야 한다고, 보고 싶다고 보채서는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참 사람 마음이 생각만큼 그렇게 움직여 주질 않더라고요.
며칠 안 보면 보고 싶다, 목소리 듣고 싶다...
오빠가 지난 한주 내내 서울에서 세미나에 참석했어요. 분당에 있는.
세미나니까 연락하기도 어렵고,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니 전화하기도 힘들고...
그런 걸 다 알면서도 괜히 혼자서 조바심이 나더라구요.
나 너무 심심한데, 친구들하고 같이 있어도 오빠 목소리 듣고 싶은데-
혼자서 막 참고 참고 참으니까 괜히 사람이 서러워지는 거 있죠.
웃기지도 않게. ㅋㅋ
여기저기서 오빠가 좋아하는 견과류 몇 종류 구해서 따로 두고
소포루 보낸다고, 그렇게 짐 꾸리면서 혼자 막 눈물이 났어요.
차라리 오빠 만났던 그 자리 그 나라에서 계속 함께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집착이 너무 심해지는 걸 느껴요. 티는 최대한 안 내려구 하고요.
나름 속박을 싫어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담배 피우는 것만 빼고는 딱히
구박하는 게 없어요. 그 사람이 술 마시는 것도 즐기는 편이라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마- 라고 말하고는 그냥 더 이상 말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해놓고 저는 또 혼자서 마구 걱정해요. 너무 많이 마시고
또 속 울렁거린다고 하는 건 아닌가- 등등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괜히 안 좋은 상상도 하고.
많은 여자분들이 그렇겠지요. 저 같은 생각을 하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갈 수록 이런 걱정이 심해지고... 집착이 심해지는 걸 느끼면서-
또 꼴에 자존심은 강해서 안 드러내려고 노력하는데...
속은 막 후벼파는것 같은 거죠. 연락도 너무 자주하면 수업 방해되고
친구들이랑 있는 거 방해될까봐 한참 참았다가 하고...
오빠네 집이 있는 도시로 가는 버스만 봐도 아련하고 그래요.
300일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그러네요. 웃기지요. ^^ 한국 와서는
100일도 안 지났어요. 아마도 환경의 변화가 더 애틋하게 만드는 걸 지도 모르고,
이렇게 괜히 애타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냥, 마음이 그래요. 자세히 말하지 않으려고 대충 간단히 말은 했지만
제 마음속에선, 실은, 더 심하게 집착해요. 하나하나 다 알고 싶고
여자랑 만난다면 괜히 구박하고 싶고... 또 자존심에 남자랑 바람 피우지마! 따위의
이상한 소리나 늘어놓고 있어요. 바보같죠. ^^;
그러니까, 지금, 바보같은 생각하고 있다고 구박 좀 해 주세요.
그렇게 구박이라도 들으면 그냥 저도, 나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텐데, 지금 진짜 집착하고 있는 제가 스스로도 한심해서 미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