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부클리닉…', 이혼 찬성비율 높아져 세태변화 '실감'
“맞벌이가 결혼 조건인 남자 동환. 아내 혜진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자 ‘돈도 못 벌면서 밥만 축낸다’며 혜진을 구박한다. 둘째아이를 가진 혜진에게 우여곡절 끝에 복직 기회가 찾아온다. 동환은 맞벌이가 더 중요하다며 아기를 지우라고 다그친다. 이 부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한국방송 2텔레비전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금 밤 11시)이 드라마 끄트머리에 실시하는 이혼 찬반투표가 뜨겁다. 매회 들어오는 편지가 100여통에 이르고, 컴퓨터통신과 인터넷을 통해서는 2500여명이 참여한다. 전화자동응답장치로 참여하는 시청자도 5천여명에서 많게는 2만여명에 이른다.
동환과 혜진의 이혼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는 모두 1만6771명이 참여해 83.7%인 1만403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한 시청자는 “사랑과 이해로 가꿔가야 할 결혼을 단지 경제적 수단으로 여기는 남자와는 당장 이혼하는 게 낫다”고 찬성 이유를 밝혔다.
지금까지 141회 실시된 찬반투표 결과는 이혼을 바라보는 세태의 변화를 반영한다. 장성환 피디는 “드라마 방영 초기에는 찬반이 각각 절반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찬성이 60~70%로 많아졌다”고 말한다. 그만큼 이혼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자매의 남자>(139회) 에 대한 이혼 찬반투표에서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62.1%(9302명)로 나타났다. 무료함을 달래려다 전화방의 유혹에 빠진 아내를 다룬 <전화하는 여자>(138회)에 대한 이혼 찬반투표에서도 찬성표가 62.6%(8260명)를 차지했다.
이처럼 이혼에 대한 찬성이 많아진 데는 시청자의 특성과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제작진은 분석하고 있다. 컴퓨터를 다루는 20~30대의 여성 시청자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혼에 대한 개방적인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라는 장치가 시청자로 하여금 이혼을 일단 남의 문제로 여기게 하는 것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을 비판적으로 보는 여성 시청자도 적지 않다. 자극적인 소재와 장면이 많아지면서 마치 이혼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누가봐도 이혼이 불가피한 상황을 보여주고 찬반을 묻는 것은 정직한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source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