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똑바로 걷기【2】

쵸코쿠키 |2006.03.30 14:33
조회 1,316 |추천 0

들고있던 핸드백으로 사정없이 손을 내리쳤다.         
퍽!! 퍽!! 퍽!!
"이봐!! 이봐!!!"
어느새 내 양손은 우악스런 남자의 손에 묶여 버렸고 뒤로는 벽을,,,,  앞으로는 거대한 남자에게 가로막혀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젠장.. 눈을 감고 휘둘러서인지 너무도 쉽게 제압 당했어..
아직까지도 온몸이 떨려오지만 의외로 머리는 냉정해졌다.
가만.. 엘리베이터에 CCTV는 설치되어 있나..?
내가 봉변을 당하거나 만약… 아주 만약에...죽게 된다면,,, 범인을 잡을 만한 증거를 남겨야 하는거 아냐..?
단추를 뜯을까…? 아님.. 머리카락을 잡아뜯어…?
옷에서 부터 얼굴에 이르기 까지 조심조심 관찰하는데.. 순간 옆으로 길게 뜨여진 매서운 눈과 마주쳐
버렸다.
아씨… 이거 얼굴 봤다고 죽이는거 아냐..? 어떻해…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 아무것도 못봤어요!!! 정말이에요!!"
"…………."
심장은 팔딱거리고 신경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데 눈 앞의 거대한 남자는 말이 없다.
"대.. 대체 뭘 원하시는 거에요!!!!! 네??"         
"훗…참…어이가 없군."         
까칠하고 메마른 목소리를 예상했는데, 듣기 좋은 바리톤의 음색에 적잖이 놀랐다.         
"내 이름은 정예후고 나쁘거나 수상한 사람은 아니오. 단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는것 뿐이고,,         
당신을 기다리느라 3시간을 낭비했소.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자리를 좀 옮기지.."         
눈 짓으로 내 의향을 물었고, 다시보니 흉악범은 아닌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렇게 두 손이 잡혀 있는 마당에 별다른 행동을 취할 수도 없었다.         
그제야 손을 풀더니,,,         
벌써부터 7층에 올라와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1층으로 누르고, 슬쩍 곁눈질을 주었을 뿐 예후란

남자는 별다른 말이 없다.         
대체 누굴까…?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         
머리를 아무리 굴려보아도 더 복잡해 지기만 할 뿐 나오는 답은 없었다.         
         
         
"뭐… 라구요?"         
피가 거꾸로 솟다 못해 하늘로 증발해 버리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오늘 하루.. 너무나 황당하고 기가 막힌다. 날이 바뀌려고 하는 지금 이 시점까지…
그 누구로 인해…
"말 그대로요. 김하민에게서 떨어지라구."
이 공간의 소음이 짜증스럽다는 듯 주위를 훓어보며 툭 내뱉는 한마디…
아파트 근처의 커피숖은 여기 하나 뿐이어서 이곳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나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
오늘도 어김 없이 많은 사람들과 부드러운 음악,,, 소음 들로 가득차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그건

내 알바 아니다.
또, 그로인해 불편해 하는 저 남자는 더더욱 알바가 아니었다.
다만,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앉아 이런 얘기를 들어야만 하는가다.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는데 바람이 와서 자꾸 흔든다는 얘기는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이보세요. 정.예.후.씨?? 대체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저한테 이러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헛다리
짚으신거 같네요. 전 그사람한테 관심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요. 지금 그 이유로 이밤에 사람 겁이나
주고 위협을 준건가요? 참.. 어이가 없군요. 더 앉아 있을 이유도 없겠어요. 이만 가도 되겠죠?"
말을 하다보니 좀전의 일들이 생각나고,,, 두려움과 안도감, 챙피함의 감정이 뒤죽 박죽 섞여 버렸다.
점점 열이 올라, 더 있다가는 소리라도 지를 것만 같아 가방을 집어 들고 일어서는데…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소."
분명 나직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얘기 했는데 순간적으로 오싹해졌다.
이런 자리만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물어봤을 것이다.
"앉는게 좋을거 같은데.."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너무나 차가웠다.
그 눈빛 때문에 엉거주춤 다시 자리에 앉긴 했지만 뭔가 밀리는 기분이다.
"우선,, 어이가 없는 사람은 나요. 난 대화를 하러 온거고,,, 때문에 3시간을 밖에서 기다렸소.
막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참이었는데 당신이 나타났지. 그리고 그후론… 뭐 당신도 알겠지만,
혼자 상상하고 오해해서 벌인일 아니오? 전혀 예상치 못한 당신의 그 행동 때문에 나도 꽤
놀랐소."
얼굴이 화끈거리고….
젠장… 또 밀린다.
"게다가 이유없이 얻어 맞은데 대한 사과도 못 들었고, 정확한 답변도 듣지 못했는데… 그냥 가버리면
안되지."
밀려… 팍팍 밀려.
그치만.. 참나.. 얻어 맞은게 억울해서 사과를 꼭 받아야겠다는 거야 뭐야?
쪼잔한 인간 같으니라구…
"좋아요. 막무가내로 때린건 내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온통 검은색으로 중무장하고 커다란데다
무섭게 생겼으니까…"
끝까지 말을 맺지 못했다.
내 얘기가 진행됨에 따라 눈매가 달라 지는데... 아까완 달리 뭔가… 뭔가… 가슴 설레게 했다.
단지, 노려보는 것만 같던 눈이 웃음으로 번진 것 뿐인데 이렇게 달라 보이다니...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전 김하민씨에게 조금도 관심 없어요."
순간 적으로 다시 차갑게 변해버렸다.
아쉽다는 생각도 잠시,,
"돈에는 관심이 있겠지."
머리를 망치로 얻어 맞은 기분이다.
"무슨 말이죠?"
"그 작은 머리속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지금은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돈에
이기는 장사 없지. 나중에 생각이 바뀔지 누가 아나?"
"절.대. 바뀌지 않아요. 맹세라도 할까요?"
부들부들 떨려 오는 손 때문에 주먹을 너무 꼭 쥐어서 인지 손톱이 살 속을 파고 들었다.
한참을 꿰뚫듯 바라보던 남자는…
"좋아. 믿지. 하지만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보험을 들어 놓는 것도 좋겠지?"
안주머니에서 무언갈 꺼내 내 앞으로 밀어 넣는다.
이건.. 세상 어느 바보라도 통장이라는걸 알겠지.
설마… 하는 마음에 첫장을 열어보니… 예금주가 한란아 란다.
다시 한장을 넘기니.. 눈 튀어 나올 정도의 많은 동그라미가 쫘르륵 나열해 있다.
이거 먹고 떨어지라...?

나…. 정말….
열받았다.
"선수끼리 왜 이러세요~ 이 바닥 다 아시면서~"
슬며시 눈 웃음까지 쳐 가며 말하자,,
눈 앞의 이 남자,, 잠시 놀라는가 싶더니,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쳐다 본다.
"정~ 그렇게 떼 놓고 싶으면~"
잠시 뜸을 들이자,,,  계속 하라는 듯이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린다.
"100억 가지고와!!! 이따위 푼돈으론 어림도 없으니까!!!!"
내 목소리가 사자후라도 되는지… 주변의 모든 사람들, 심지어는 사물까지 멈춰선 듯 했지만,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란 듯,,, 최대한 당당한 걸음 걸이로,, 그곳을 도망쳐 나왔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