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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영화 '좋은 사람…' 8일 개봉

임정익 |2002.08.05 08:36
조회 148 |추천 1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는 발랄한 영화다. .스물여섯의 여성 감독인 모지은씨의 젊음이 감지된다. '친구''해적, 디스코왕 되다''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의 스토리 보드(영화 장면을 그림으로 미리 구성) 작가로 이름을 알렸던 모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다. 올해 개봉했던 같은 계열의 '아이언 팜''서프라이즈'가 그다지 신통한 성적을 기록하지 못한 것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의 반응을 끌어낼 지 주목된다. .별 인연이 없어 보이는 남녀가 아웅다웅 다투다가 결국 사랑에 골인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어떤 식으로, 그리고 얼마나 창조적으로 변용하는가에 영화의 생명이 달려 있다. .'좋은 사람…'는 두 가지 전략을 택했다. .첫째, 로맨틱 코미디의 관례를 전복하려고 했다.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여자 친구들(실제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온다)이 흔히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꼬집는다. ."오뎅 열네개 값(7천원)을 지불하며 이런 영화를 볼 수 있겠느냐"라며 수다를 떤다. 유사한 형태의 다른 작품과 분명 다른 영화를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의지로 이해된다. .둘째, 지난해 흥행 코드였던 '조폭' 이미지를 뒤엎되, 그 명성을 이어가자는 이중 작전을 폈다. .'조폭 마누라'의 무시무시한 아내 신은경과 '두사부일체'의 개과천선한 깡패 정준호를 커플로 맺어줬다. TV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선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해 이후 충무로의 손짓이 활발해진 두 배우의 조우가 흥미롭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는 '오뎅 열네개'에 값하는 재미를 확보했을까. .일단 소재는 신선하다. 요즘 우리 사회의 주요 현상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결혼 정보회사가 배경이다. .일정액의 회비를 받고 응모자의 조건과 배경에 맞는 상대를 골라주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커플 매니저 효진(신은경)과 게임 프로그래머 현수(정준호)가 직원-고객의 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영화는 도입부의 다짐처럼 티격태격 갈등하는 두 남녀를 부각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을 지키지 않는다. .남들에겐 멋진 남자 친구가 있다고 둘러대면서 주말엔 TV영화나 보며 외롭게 지내는 효진과 어머니의 강요에 의해 할 수 없이 결혼 정보회사에 등록한 현수의 대립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 때론 맹숭맹숭하게 느껴질 정도다. .모감독은 이런 평면적 구성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보충한다. 첫눈에 온통 정신을 잃어버리는 '왕자와 공주'식의 극적인 과장을 던져버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에게 차츰차츰 물들어가는 그런 일상의 남녀에 앵글을 맞춘다. .또 효진과 현수 주변의 다양한 커플을 통해 요즘 시대의 남녀 관계를 유쾌하게 풀어놓는다. 노처녀의 남자 친구 찾아나서기를 위트 있게 묘사한 '브리짓 존슨의 일기' 냄새도 약간 풍긴다. .영화의 장점은 여기까지다.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 위주로 작품을 이끌어간 까닭에 살아 있는 캐릭터 제시는 미흡해 보인다. 특히 효진과 현수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지나치게 우발적이다. .자신의 외로움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효진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나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실수만 연발하는 그의 행동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순간의 웃음은 있으나 작품을 꿰뚫는 공감대는 떨어지는 편이다. .애인과 어머니 가운데 언제나 어머니가 우선이라는 '멋없는' 사내 현수는 효진의 잇따른 실수를 넉넉하게 끌어안는 포용심이 돋보이나 어쩐지 인조 인간, 혹은 로봇 같은 느낌을 준다. .효진을 도와주겠다며 우왕좌왕 법석을 떠는 정준역의 공형진도 '서프라이즈'에서 이요원 주변을 맴돌았던 그와 별로 다를 바 없다.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중앙일보
추천수1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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