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영화 홍보는 득(得)이 아니라 독(毒)이 될 수 있다. 나아가서 관객을 우습게 보는 오만방자함으로도 비칠 수 있다.
.지난 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코미디 영화 '보스상륙작전'이 병역 문제와 관련, 이회창 후보를 비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이른바 '영풍(映風)'시비를 제기해 정가의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러자 '보스상륙작전'의 김성덕 감독은 지난 6일 이와 관련해 "대본을 쓸 당시 가수 유승준의 병역 파동이 일어나 힌트를 얻었으며, 사회지도층 인사의 병역 문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풍자의 소재로 삼았을 뿐"이라는 글을 언론사에 배포하기까지 했다.
.여기까지는 한나라당이 '오버'해 코미디를 코미디로 이해하지 못한, '코미디같은 현실'로 보였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한 사흘 후인 9일 이 영화의 홍보 담당자가 인터넷 뉴스 오마이뉴스에 '영화사 홍보 작전에 넘어간 한나라당'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홍보담당자는 "홍보를 위해 계획적으로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잠시 불편하게 해드렸고 기득권 계층의 오만과 '찔림'이 코미디같은 현실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 따르면 이러한 '작전'을 펼치게 된 배경은 마케팅 비용이 다른 영화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7억원에 불과한데다, 영화가 개봉되는 즈음에 스타들을 앞세운 경쟁작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화에 나오지 않는 '장나라당'이란 명칭을 전단에 명시했고, '이런 사람 찍지 마세요'란 문구까지 써 한나라당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언론 보도라는 홍보효과를 노렸다.
.그 덕분인지 '보스상륙작전'은 지난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정치권만 아니라 관객과 언론도 '작전'에 넘어갔다는 얘기다. 인터넷에 올린 글도 결국은 또 하나의 속임수 홍보전략이 아닐까. 실소하고 넘기기엔 영 뒤끝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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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