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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의 '계획된 영풍'

김효제 |2002.09.10 17:01
조회 84 |추천 1

지나친 영화 홍보는 득(得)이 아니라 독(毒)이 될 수 있다. 나아가서 관객을 우습게 보는 오만방자함으로도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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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코미디 영화 '보스상륙작전'이 병역 문제와 관련, 이회창 후보를 비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이른바 '영풍(映風)'시비를 제기해 정가의 구설수에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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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보스상륙작전'의 김성덕 감독은 지난 6일 이와 관련해 "대본을 쓸 당시 가수 유승준의 병역 파동이 일어나 힌트를 얻었으며, 사회지도층 인사의 병역 문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풍자의 소재로 삼았을 뿐"이라는 글을 언론사에 배포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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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한나라당이 '오버'해 코미디를 코미디로 이해하지 못한, '코미디같은 현실'로 보였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한 사흘 후인 9일 이 영화의 홍보 담당자가 인터넷 뉴스 오마이뉴스에 '영화사 홍보 작전에 넘어간 한나라당'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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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자는 "홍보를 위해 계획적으로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잠시 불편하게 해드렸고 기득권 계층의 오만과 '찔림'이 코미디같은 현실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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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따르면 이러한 '작전'을 펼치게 된 배경은 마케팅 비용이 다른 영화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7억원에 불과한데다, 영화가 개봉되는 즈음에 스타들을 앞세운 경쟁작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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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화에 나오지 않는 '장나라당'이란 명칭을 전단에 명시했고, '이런 사람 찍지 마세요'란 문구까지 써 한나라당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언론 보도라는 홍보효과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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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인지 '보스상륙작전'은 지난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정치권만 아니라 관객과 언론도 '작전'에 넘어갔다는 얘기다. 인터넷에 올린 글도 결국은 또 하나의 속임수 홍보전략이 아닐까. 실소하고 넘기기엔 영 뒤끝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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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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