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He is Sexy … 김재원

김효제 |2002.10.01 08:29
조회 204 |추천 0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나에게도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새하얀 집에 환한 햇살이 비치면 남편이 바치는 모닝커피로 잠이 깨는, 뭐 그런 식이다. 그러나 일단 결혼을 하고 나니 결혼이란 냉정한 현실이었다. '결혼은 생활'이라는 선배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진심어린 충고랍시고 결혼을 앞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봐야 "산통 깨는 소리 하지 말고 입 다물라"는 구박만 받기 일쑤다. 특히 결혼 이벤트의 하이라이트 '첫날밤'에 대한 야릇한 기대란 눈물겨울 지경이다. "그런 야한 잠옷은 두번도 안 입는다"는 충언에도 레이스와 망사로 만들어진 잠자리 날개 같은 잠옷을 기어이 장만하고야 만다.
 
요즘은 법적 첫날밤과 생물학적 첫날밤이 꼭 일치하는 것도 아니니 별다른 기대가 없을 만도 하건만, 첫날밤 환상은 참 질기기도 하다. 멀리 파도 소리가 들리고 촛불과 와인이 준비된 테이블. 하늘하늘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채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둥 어쩌고 하는 첫날밤 레퍼토리는 변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다 멋진 첫날밤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남자 주인공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남자 배우들처럼 신부를 번쩍 안아올려 침대에 내동댕이치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다 체격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묘기다. 영원히 사랑하겠다느니, 평생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살겠다느니 하는 약속도 목소리와 분위기가 어울려야 약발이 듣는 법이다.
 
'살인미소' 김재원은 여러가지 면에서 여자들이 첫날밤 상대로 꿈꿀 만한 남자다. 깨끗한 피부, 아직 소년 같은 인상, 때묻지 않은 미소 때문에 김재원은 첫사랑·첫키스·첫날밤의 주인공으로 두루 잘 어울린다. 뭔가 아직 성숙하지는 않았지만, 곧 멋진 남자가 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평생을 두고 꿈꿔 온 첫날밤의 상대가 우툴두툴한 여드름 피부에 개기름이 좔좔 흐르는 아저씨거나, 여자라면 이제 정말 지겹다는 듯한 얼굴로 나를 기다린다면 얼마나 김 빠질까. 약간 수줍은 듯한 김재원의 풋풋하고 뽀송뽀송한 분위기는 첫날밤 왕자님으로 딱이다.
 
어린애 같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몸매는 또 어찌나 단단한지. 웬만한 체중의 신부도 거뜬히 들어올릴 만큼 힘이 있어 보인다. 고마운 일이다.

처음 본 남편의 아랫배가 임신부처럼 볼록하다거나, 살짝 건드려도 톡 부러질 듯한 새다리라면 실망도 그런 실망은 없을 것이다. 첫날밤의 주인공이 김재원 같은 근육질 사나이라면 사랑하는 남편의 열악한 몸매를 흘끔거리며 한숨짓는 불상사는 없다. 오히려 "내가 남자 하나는 제대로 골랐어" 하며 뿌듯한 가슴으로 잠들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부드러운 목소리는 첫날밤 사랑의 맹세에 딱이다. 다른 여자들은 김재원의 미소가 죽인다고 난리들이지만 나는 김재원의 목소리야말로 최고라고 생각한다. 김재원은 웃는 모습보다 낮게 중얼중얼거리는 모습이 훨씬 섹시하다.

동안인 얼굴에 비하면 좀 애늙은이 같은 목소리지만, 자꾸만 더 듣고 싶어지는 목소리다. 김재원이 독하게 마음먹고 전화방에 죽치고 앉아 여자 꼬시기에 나선다면 그 목소리에 넘어가지 않을 여자가 몇이나 될까. 그런 목소리라면 조금 느끼한 사랑의 고백을 해도 들어줄 만하겠다. 드라마 <로망스>에서처럼 '청혼가'라도 불러주면 냉큼 "yes!"다.
 
잘생긴 얼굴은 나이를 먹으면서 망가지고, 멋진 몸매도 관리를 안하면 금방 똥배 볼록한 아저씨 몸매가 된다. 하지만 목소리는 남자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김재원 정도의 부드러운 목소리라면 남편이 아무리 미워도 "그 인간 목소리도 듣기 싫다"는 소리는 하지 않을 듯하다.
 
부드럽고 매너 좋은 재벌집 아들도, 건들건들한 건달도 모두 어울리는 남자 김재원. 그래도 김재원은 순수하고 건강한 '보통' 청년이 가장 잘 어울린다. 별나게 돈이 많거나, 주먹이 센 것은 아니지만 수줍은 미소로 첫날밤을 정말(!) 첫날밤처럼 보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남자. 그런 남자친구를 가졌다면 첫날밤에 대한 환상을 키워도 좋다.


굿데이

추천수0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연예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