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9년 경 제가 군입대를 앞두고 집에서 하염없이 빈둥거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었고 삐삐를 사용했었는데요. 그나마도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4살 터울의 막내동생것을 같이 쓰고 있었죠.
그런데 밤 10시경 음성메시지가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동생은 피곤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꿈나라를 여행중이었죠.(솔직히 당시 저한테 올 메시지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암울한 시절..ㅡ.ㅡ;)
"염천교 파이브 멤버중 하나이겠군(당시 거지왕 김춘삼이란 드라마가 유행할 당시여서 동생의 친한 패거리들을 염천 파이브라고 칭했습니다.(동생과 좀 유치하게 놉니다.ㅡ.ㅡ;)"
하고 음성을 확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염천 파이브 멤버중 가장 까불까불하고 뺀질거리며 사고를 잘치는 이모군의 메시지 였습니다.
당시 음성메세지를 재현하면 " XX야 안녕~~~(혀꼬부라지는 소리로) 빙신 엉아한테 개기면 죽는다~니 형은 언제 군대로 꺼지신데냐(ㅡ.ㅡ; 이쉐리..넌 죽었다..)~~ㅋㅋ 다름이 아니고 내일 학교 올때
이~~상한 테이프~꼭 가지고와~~(혀꼬부라지는 소리로~~)"
이상한 테이프!!!!
이런 내용이더군요~~이상한 테이프라~~딱걸렸어!! 오호라~~
그 전에도 이 이모군과 은밀한 테이프의 거래를 제가 적발한 적이 있던 관계로(물론 뺐어놓고 동생몰래 즐감했습니다. )
이것은 안그래도 군입대를 앞둔 암울한 청년에게는 더 할 수 없는 희소식이었습니다.
바로 동생방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숨길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죠.
저는 묘한 흥분감과 짜릿함으로 즐겁게 그리고 신속하고 샅샅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책상서랍 안쪽의 틈사이, 베란다, 빈장독 속, 이불 사이 동생이 숨길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안방 화장실 윗천장, 마루 화장실 윗천장...ㅡ.ㅡ;
근데..어라..왜 없지...ㅡ.ㅡ;
음..이럴리가 없는데...
저의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서..
집밖 수도계량기 함, 전기계량기함, 세탁기 뒤쪽, 장농뒤쪽....
그러나..
문제의 테이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약 한시간여의 걸친 수색끝에..저는 낙담한채로 다음날 동생을 추궁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채 저역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이 되고 고등학생이던 동생이 학교에 갈려고 하는지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에 잠시 잠을 깼습니다.
아~졸린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하던 순간..동생이
저의 잠을 한순간 날려버리는 한마디를 하더군요.
"형!! 이승환 테이프 못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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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악~~~" 저는 포효하고 말았습니다.
요즘 이승환 씨 이혼기사가 나와 몇년전 추억을 들추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