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의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긴또깡 신드롬’이 학생폭력을 비롯한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시청률 50%의 벽을 간단하게 허물며 90년대 중반의 ‘모래시계’ 신화를 재현하고 있는 ‘야인시대’는 바야흐로 대한민국의 국민적 화두가 됐다. ‘야인시대’를 보기 위해 직장인들은 귀가 시간을 앞당기고, 일부 술집은 룸으로까지 TV를 동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손님 끌기에 나섰다.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택시기사들도 ‘야인시대’가 방영되는 시간에는 잠시 영업을 멈추고 식당에 들어가 늦은 저녁을 들며 TV를 시청하고 있다. 오죽하면 ‘야인시대’ 방송 이후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자들이 경쟁적으로 극중 폭력장면을 흉내내 당국이 골머리를 앓는다고 호소할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 김두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서로 ‘마적’이니 ‘쌍칼’이니 별칭을 붙이고 김두한 패거리의 느릿느릿한 말투며 거친 행동을 그대로 주고받는다. 서점가에는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책 수십 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드라마작가 이환경씨의 동명소설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야인시대’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을수록 그늘도 짙다. 한국 조직폭력 계보의 시초로 꼽히는 김두한을 영웅으로 포장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고 특히 학생들의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야인시대’는 SBS 자체 심의에 따라 ‘15세 이상 시청 가능’으로 분류했지만 이미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에게 노출이 될대로 된 상황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야인시대’가 10대 시청자 점유율 가운데 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일부 학생에게 김두한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미와경부나 뭉치, 왕발 등 악역의 별칭을 붙여 집단적인 놀림감으로 삼는 신종 ‘왕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