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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유쾌한 카리스마

임정익 |2002.10.28 09:40
조회 94 |추천 0

사진〓박병권 기자 pbkwon@hot.co.kr

구마적이 돌아왔다. 비록 김두한에게 패해 사라졌던 비운의 보스지만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극성 팬들로부터 "구마적을 퇴장시키지 말라"는 황당한 요구가 있었을 정도.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더욱 강력하고 기발한 매력으로 무장한 그를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기 때문. 11월7일 개봉될 영화 <유아독존>(감독 홍종오·제작 비젼엔터테인먼트)으로 다시 나타난 '큰 배우' 이원종을 만났다.
 
#돌아온 구마적, 황당한 캐릭터
 
"딱 이 정도의 수염이죠. 머리도 헝클어지고, 눈은 늘 벌겋게 부어 있고…. 한마디로 전혀 안 멋있는 남자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전직 강력계 형사라는 점은 구마적의 환생이라고 봐도 좋다. 한때나마 하야시파와 손을 잡았던 전력을 반성하면서 '정의의 사자'로 변신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러나 과잉 진압으로 인질을 희생시킨 후 퇴직한 무허가 무술도장 관장 풍호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시름을 잊기 위해 날이면 날마다 술을 마시고, 생활고에 찌들려 초라한 삶을 산다.

이원종이 가르치는 정체불명의 무술 역시 황당할 뿐이다. 입 찢기, 귀 집어 돌리기, 가슴 꼬집기 등이 주특기. 수전증 때문에 떨리는 손으로 표창을 들고 박상면이 묶인 인간 다트판을 향해 던지는 '쇼'도 펼친다.
 
마침 촬영이 <야인시대>와 동시에 진행됐다. 워낙 다른 캐릭터라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인 긴장감에 신경이 쓰였다. 더욱 특별했던 점은 '숙적' 김두한 역의 안재모와 영화촬영장에서 다시 만난다는 사실이었다.

#마주치는 눈빛, 터지는 웃음
 
"눈만 마주쳐도 굉장히 웃겼어요. 리허설 때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다행히 재모가 집중을 잘 하는 스타일이고, 세번째 호흡이라 서로 잘 알아서 무사히 넘겼어요."
 
안재모가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이원종과 함께 좌충우돌하는 후배 재섭.
 
전직 태권도선수답게 힘을 모아 차력쇼를 하지만, 전혀 '김두한답지 않은' 날라리 캐릭터. 말만 들어도 웃기는 상황인데 정작 본인들은 어떠했을까. 어제 영화 현장에서는 피차 망가진 모습으로 온몸을 던졌는데, 오늘은 드라마 촬영장에서 무게를 잡고 눈싸움을 벌여야 했다.
 
66년생인 이원종은 안재모보다 열세살 나이가 많은 대선배다. 하지만 "재모는 친구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어른스럽다"고 칭찬한다. 함께 연기한 박상면 역시 마음이 잘 맞는 배우라 그 점은 편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는 의외의 다크호스가 있었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는 한살배기 배우 은지. 잘나가는 김두한과 구마적도 영화 현장에서는 결코 존경(?)받지 못했다. 모든 상황은 은지의 컨디션에 맞춰 진행됐고, 늦둥이 딸이 있는 이원종은 경험을 살려 종종 은지를 돌봐야 했다.
 
#과감한 액션, 부드러운 남자
 
"우리 같은 체형이 의외로 부드럽거든요. 하지만 예상외로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코미디영화지만 위험한 액션이 많았다. 희한한 무술에 차력까지 해야 하니 육체적으로도 쉽지 않은 영화였다. 인천에서 찍은 선상 격투신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여러 명의 적을 안재모와 함께 상대했는데, 캐릭터에 걸맞게 안재모는 주로 다리를 사용했고 이원종은 상체를 이용한 액션이었다. 마치 <야인시대>의 한장면이 떠오르는 '다찌마와리'신이었다.

이원종은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액션연기는 자신있는 편이다. 하지만 육중한 체구와는 달리 성격만큼이나 부드러운 체질을 자랑한다. 과감한 액션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스크린 밖에서는 더욱더 '부드러운 남자'가 되고 싶다.

#역시 정의파, 진짜 큰형님
 
"조심하면서 겸손해야죠. 그 방법밖에 없지 않겠어요?"
 
'구마적'과 '풍호'의 공통점은 뒤끝이 좋다는 점이다. 우미관 시절에는 문제가 많았지만 패배 후의 멋진 퇴장은 난데없는 구마적 열풍을 낳았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헤매던 풍호도 악당들로부터 아기를 구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기 모습을 되찾는다.
 
사실 정의파라는 점은 자연인 이원종 역시 풍호 못지않다. 후미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십대들이 있으면 항상 불러서 주의를 주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황당한 경우가 가끔 있다. 아이들이 얼굴을 잘 알아보기 때문에 '선도'가 어색하다는 점.
그래도 이원종은 뭔가 잘못된 일이 있으면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구마적 이후 이원종은 높아진 인기를 실감한다. 올해의 목표는 '이름과 얼굴이 매칭되는'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그 목표가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다음 작품 출연 결정을 미루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 이럴 때일수록 더욱 침착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도 단순하다. 다른 활동은 자제하고, 더욱더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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