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자라난 해리 포터 연기력도 몰라보게 "쑥쑥"
전편에 비해 액션등 모험장면 증가
원작 못미치는 빈곤한 상상력 옥에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해리 포터.론 위즐리, 그리고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들이 돌아왔다. 그것도 부쩍 자란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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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해리 포터'시리즈의 두번째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지난 24,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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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장인 길드홀에 나타난 대니얼 래드클리프.루퍼트 그린트.에마 왓슨 등 세 아역 배우들은 "아, 많이 컸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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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꼬마(kid)'였다면 이젠 어엿한 청소년(teenager)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해리 역의 대니얼(13)과 론 역의 루퍼트(14)는 '비밀의 방'을 촬영하면서 변성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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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 없는 티셔츠를 경쾌하게 차려 입은 에마(12)는 "이제 학교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 곧 시험도 봐야 한다"며 헤르미온느처럼 어른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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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스'나 '노'로 간신히 대답했던 지난해와 달리 대니얼에게도 여유가 흘렀다. 론은 말 끝마다 '정말 멋있었다(Really cool)'를 연발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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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몸만 자란 게 아니라 2년새 연기력도 일취월장했다.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은 "'초짜'에 불과했던 세 아이가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의 경험을 배역 속에 녹여내는 과정을 지켜보기란 참으로 경이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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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세번째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까지 출연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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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이 전편인 '마법사의 돌'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크고 작은 모험이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호그와트행 기차를 놓친 해리와 론이 플라잉 카(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뒤쫓아가는 장면이나 왕거미 아라고그와 마주치는 장면, 비밀의 방에서 해리와 용 바실리스크가 대결을 벌이는 장면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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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컬럼버스 감독은 "카메라를 가능한한 많이 움직여 관객이 좀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시각 효과에도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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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바실리스크와 격투하는 장면은 핸드 헬드 카메라(들고 찍기)를 이용했고, 아라고그는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거절하고 대신 무게가 7백50㎏에 달하는 거대한 모형을 제작했다. 위기마다 나타나는 플라잉 카를 위해 자동차 14대가 폐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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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얼굴'이 어떻게 책 속에서 걸어나왔나를 지켜보는 것도 '…비밀의 방'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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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치는 길데로이 록허트 교수 역을 '환생''헨리 5세'등으로 알려진 감독 겸 배우 케네스 브래너가 맡았다. 자아도취에 빠진 허풍쟁이 록허트는 브래너의 능청스런 연기 덕에 꽤 입체적인 캐릭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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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도비나 화장실의 유령 모닝 머틀 등도 원작의 상상력을 배반하지 않은 '모범답안'이다. 반면 악의 화신쯤 되는 루시어스 말포이 역의 제이슨 아이작은 비중도 적은 데다 카리스마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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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은 원작의 상상력을 크게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마법사의 돌'과 비슷한 고민에 빠질 듯 하다. 영화에 몰입할수록 원작의 묘사가 발군이었음을 곱씹게 된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이는 3,4부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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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버스 감독은 "조앤 롤링은 '원작 그대로'를 고집하지 않고 내게 재량권을 줬다"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있게 다가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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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40분 안에 원작의 줄거리를 충실하게 소화하긴 했지만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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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바실리스크가 해리의 검에 찔린 것만으로 완전히 제압되는 다소 싱거운 결말 등이 단적인 사례다. '비밀의 방'은 국내에서 12월에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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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