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극 ‘인어아가씨’(극본 임성한·연출 이주환)의 비현실성과 폭력성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최근 ‘인어아가씨’에서는 극중에서 장서희의 이복동생 역을 맡은 우희진이 실연 후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며 폭식을 하고 온갖 기이한 행동을 일삼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모습이 아무런 여과없이 등장하고 있다. 전에도 ‘인어아가씨’에서는 장서희가 아버지 역을 맡은 박근형에게 병을 깨들고 독설을 퍼붓거나 아버지가 딸과 함께 동반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등 TV 일일극에서는 볼 수 없던 자극적인 장면이 방송돼 물의를 빚었다. 문제는 이처럼 폭력적이거나 파행적인 장면들이 담긴 드라마가 가족들이 저녁 식사를 끝내고 둘러앉아 보는 오후 8시대 일일극으로 편성됐다는 점이다.
‘인어아가씨’는 10월 중순부터 시행된 드라마 등급제에서 방송3사의 저녁 일일극 중에는 유일하게 ‘15세 이상 시청가’를 받았다. ‘인어아가씨’의 책임 프로듀서인 이재갑 PD는 “‘인어아가씨’가 만약 ‘12세 이상가’를 내세웠다면 언론이나 시청자의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밝혀 드라마 내용이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성경섭 MBC 심의부장 역시 “‘인어아가씨’는 15세 미만의 어린이나 청소년이 보기에는 좋지 않아 이런 등급을 매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시청률조사기관인 TNS 미디어코리아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인어아가씨’는 드라마 등급제 이후에도 15세 미만의 시청률이 9.4%로 등급제 실시 전의 9.5%와 별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결국 15세 미만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인어 아가씨’가 어떤 등급을 받건,어떤 내용을 방송하건 ‘인어아가씨’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어아가씨’는 버려진 딸이 아버지에게 펼치는 복수극이란 파격적인 설정으로 그동안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방송관계자들은 “이제는 자극적인 소재나 장면보다 드라마의 질적 완성도도 함께 생각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