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경수 기자 photoone@hot.co.kr
<삼총사>에서 이정진이 연기하는 도재문은 고아 출신의 깡패. 공부는 전교 꼴찌지만 검도 특기생으로 대학진학을 목전에 두고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10여년 동안 형무소에서 생활하며 재문의 운명은 확 달라진다. 이정진도 재문을 통해 운명을 바꾸며 해를 마감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멋진 남자
도재문은 누가 봐도 멋있는 남자다.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항상 약자의 편에 서는 매력적인 남자. 친구로 출연하고 있는 류진이 "조금만 젊었어도 재문 역을 했을 것이다"며 시샘할 만도 하다.
"마치 <모래시계>의 이정재 선배 같은 역할이에요. 제가 봐도 남자다운 남자죠. 형무소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바람에 똑똑해지기까지 한다니까요."
마음에 쏙 드는 역할이지만 그만큼 어렵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행동보다는 강렬한 눈빛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야 하기 때문. 벌써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 지난달 25일 5박6일 동안 말레이시아 로케이션 촬영을 다녀온 뒤 이정진은 "살아 돌아온 것이 기적"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심 40m 해변으로 뛰어들었어요.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NG없이 한번에 끝냈습니다. 한번은 총 맞아 죽을 뻔했죠. 그때 머리만 돌리지 않았어도 총알이 얼굴을 관통했을 겁니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차에 몸을 싣고 밖으로 총을 쏠 때는 아찔하더라고요."
고생 끝에 낙이 오는 법. 2회분밖에 방영되지 않았는데도 <삼총사>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벌써 "정진오빠, 멋있어요"라는 여성팬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똑똑한 남자
이정진은 고분고분 말을 잘한다. 듣는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꼭 맞는 비유를 섞어가며 설명도 잘한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그렇잖아요. 어떤 기업체든 분기별 사업계획서를 쓸 수 있지만, 연기자를 두고는 못 쓰잖아요.(마침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컵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 하얀 컵이 될지, 파란 컵이 될지는 누구도 모르니까요."
이정진은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철저하게 본인의 것으로 만든다. 영화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에서 주인공인 '해적'을 연기하고도 메인 포스터에는 얼굴이 작게 나왔지만 서운해하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창정 양동근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와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어요. 액션과 춤으로 몸도 많이 풀어졌고요. 또 제가 지금 아니면 언제 고등학생 연기를 해보겠어요?"
논리정연한 말솜씨는 머리가 좋을 것 같은 인상을 주는데, 일단 연기에 몰입하면 논리는 없어진다. 그의 표현대로 "아무 생각이 없다". "머리보다는 몸으로 하는 게 편해요. 제가 연륜있는 배우도 아니고요. 연기하는 순간에는 진실해져야죠."
이정진은 97년 유지태 차승원 등 정상급 모델과 한무대에 섰던 '잘나가던' 모델이었다. 그런데 3년 전 모델계를 떠나 잠적했다. 연기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이정진이 느끼는 연기의 매력은 머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답을 모른다는 것. 어떤 결과가 나올지 스스로 지켜보는 일이 즐겁기만 한 똑똑한 배우다.
#로맨틱한 남자
"그러고 보니까 벌써 3년이나 지났네요. 그녀가 떠난 지…."
24세 꽃다운 나이. 큰 키와 남자다운 몸매, 여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그런데도 애인이 없다. 혹시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하. 그럴지도 몰라요. 무뚝뚝한 편이거든요. 요즘 여자들은 다정다감한 남자를 좋아한다면서요?"
말은 이렇게 해도 이정진의 말 속에는 그의 로맨틱한 면모가 묻어나왔다. "이렇게 말하면 사랑 지상주의자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랑은 뭐든지 하게 만들죠. 무언가 바라기보다는 해주고 싶고, 해줄 수 있는 것이 사랑 아닌가요?"
뒤돌아볼 새도 없이 달리느라 아직 애인을 만들지 못했다. 담배는 태어나서 한번도(대본에서 원할 때만 제외하고) 피워본 적이 없고, 음주가무는 능하지 못하다. 그저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를 하는 것이 유일한 낙. 키가 큰 까닭에 김승현 서장훈 김주성 등 농구선수 친구들이 많다.
"아직 젊잖아요. 언젠가 멋진 연애도 할 수 있겠죠."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