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스타 하지원(24)을 만났다.
영화 ‘색즉시공’(윤제균 감독·두사부필름 제작)을 막 끝낸 그는 예전보다 한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장르가 섹스 코미디물인 만큼 ‘얼마나 벗었나’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촬영을 전후해 적잖은 마음고생을 해온 터라 얼굴이 약간 야위어 보이기는 했지만….
마음 아픈 질문인 줄은 알지만 대뜸 물었다. 직업이 기자인 걸 어쩌랴. “촬영 전부터 화제가 되긴 했는데 도대체 얼마나 벗었어요? 베드신 나와요?”
곤혹스러운 듯, 쑥스러운 듯 “참 힘들게 찍었어요”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두루뭉술한 대답이라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었다.
“힘들게 찍다뇨? 막노동이라도 했다는 소리예요?”
“여태껏 벗은 적도 없지만 아마 지금까지 제가 찍은 작품 중 가장 노출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코미디물이니만큼 아주 에로틱한 코드로 찍진 않았어요. 코믹하면서도 CF처럼 감각적으로 찍으려고 감독님이 노력하셨죠. 더 궁금하면 직접 영화를 보세요.”
하지원은 얼마 전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에어로빅 대회’ 참가 장면을 수원에서 찍었는데 우연히 올해 첫눈을 목격했다. 서울에 있었다면 볼 수 없었을 첫눈을 촬영하러 나간 수원에서 보니 기분이 묘했다. 첫눈이 올 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나. 그래서 잽싸게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
“제일 먼저 주위 사람이 아프지 않는 거랑 그 다음으로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솔직히 말해라. 혹시 소원을 빈 순서가 반대로 된 게 아니냐. 아무리 천사표라도…”라며 장난스레 딴죽을 걸었다. 그랬더니 깔깔 웃으며 “사실은 그 반대가 맞아요. 제가 원래 좀 이기적이에요”라고 유쾌하게 화답했다.
상대역 임창정은 파트너의 마음을 정말 편안하게 해 주는 최고의 연기자였다. 자신이 힘들거나 어려워할 때 항상 따뜻하고 인간적인 조언을 많이 해줬다. 마치 친오빠같이 친근하게 대해줘 함께 연기하는 데 전혀 부담이나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원은 영화뿐만 아니라 브라운관에서도 또 다른 중책을 맡았다. STV 연예정보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 MC로 발탁돼 순발력과 재치, 프로그램 진행 능력을 시청자들로부터 평가받게 됐다. 이승연 이소라 김정은 등 당대 톱스타들이 거쳐갔을 만큼 ‘한밤’의 MC 자리는 스타의 산실임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 느껴지는 자리다. 아울러 MTV ‘섹션TV 연예통신’의 성유리, K2TV ‘연예가 중계’의 김유미 등 개편과 함께 바뀐 다른 방송사 연예정보프로그램 MC들과도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판이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가 제일 맏언니더군요. 각자 개성이 있겠지만 저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어요. ‘아! 하지원에게도 저런 편안함이 있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안정감 있고 차분하게 진행할 작정이에요.”
“만일 연예정보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신에게 곤란한 기사, 예를 들면 열애설이나 기타 불이익이 되는 기사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런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나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해 기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우문에 현답이었다.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