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피의자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 연예계도 ‘PD 폭행사건’으로 떠들썩하다. TV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는 프로덕션 대표가 ‘하늘같은’ PD를 때려 방송3사 PD들이 들고 일어났다. KBS 사극 ‘장희빈’을 제작하는 프로덕션 대표가 몸싸움 중 담당 PD를 휴대폰으로 때려 머리를 꿰매는 부상을 입힌 것. 지난 달 그룹 ‘샵’ 멤버 서지영과 이지혜가 치고 받아 팀이 해체된데 이은 ‘연예계 폭행 스캔들 2탄’이다.
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친한 연예인들에게 “연예계에 들어 맞아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놀랍게도 60%가 “그렇다”고 했다. 상대방은 ‘선배’가 압도적이었다. ‘선사부 일체’인 연예계에서 선배의 구타는 ‘교육’이요 ‘지도’라고 강변하는 악습 탓이다. ‘동료’는 물론 ‘후배’에게 맞은 경우마저 있었다. 올 초 KBS ‘태조왕건’에 주연급으로 출연했던 중견 남자 탤런트가 극중 장수로 나온 후배에게 폭행당한 사건은 그런 ‘하극상’의 진수였다.
매니저에게 맞은 연예인은 특히 여자가 많았다. 매니저를 사기·폭행 등 혐의로 고소했던 탤런트 A양도 그런 케이스. 신인 시절 PD나 감독에게 맞았다는 연예인은 흔했고, 밤무대를 뛰는 가수들은 깡패나 취객에게 봉변을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다. 일반 팬, 특히 스토커에게 맞은 연예인도 상당수여서, 연예인이 ‘3D 직종’이란 말이 농담같지 않았다.
거꾸로 주먹을 휘둘러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연예인이 나이트클럽에서 놀다가 술에 취해 일반인을 폭행하는 망신스러운 사건은 흔한 일이 되었다. 여자 연예인 중에도 술만 먹으면 주먹을 휘두르는 ‘조폭마누라의 후예’가 많다. 팬이 자기를 째려봤다는 이유로 때려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댄스그룹 멤버 B양, 전남편과 사귄다고 소문난 후배를 미장원에서 구타한 이혼녀 스타 C씨 등 한 둘이 아니다.
이번 ‘PD 폭행 사건’에 경악한 PD들은 방송 3사가 힘을 모아 문제의 프로덕션 대표를 방송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최진실 김남주 이미숙 김영철 김규리 등 그 회사 소속 연기자에게까지 불이익을 주자는 주장도 들린다. 주먹과 복수가 오가는 요즘 연예가 풍경이 영 살풍경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