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택시운전을 하십니다. 연세도 있으신데 편히 쉬시지도 못하고 새벽까지 힘들게 근무하시는 모습을 뵈면 자식으로서 너무나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저번주 일요일에 인천에 사시는 이모부 생신이셔서 친척들끼리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족들끼리 같이 아버지의 차를 타고 가는 도중 아버지 자리쪽에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가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고 여쭤보니 금욜쯤인가 목동에서 20대 중반의 여자가 택시를 타고 뚝섬까지
가자고 하더랍니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후 요금은 18,000원이 나왔고 이 여자가 하는말이 돈이 8천원 밖에 없으니까 다음날 은행계좌로 입금시켜 주겠다고 했다네요. 그러면서 아버지의 휴대폰 번호를 물었답니다. 자기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게 이치 아닌가요? 아버지가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시고 그 여자분의 휴대폰 번호를 물었답니다. 그 여자가 번호를 말하고 아버지가 확인차 아버지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음이 한번인가 울렸는데 여자의 휴대폰에서 띠리리 소리가 나더랍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 아버지가 전화를 거실때 그 여자는 진동에서 벨소리로 전환시킨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여자가 하는말이 "아저씨 번호 들어왔네요" 하더랍니다. 아버지가 생각하시기에는 신호음이 한번 이상은 길게 울려야 상대방 번호에 착신이 될거라고 생각이 드셔서 그럼 휴대폰에 아버지 번호가 맞게 들어왔는지 확인 해보자고 했더니 여자가 들어왔다고 우기고 아버지도 확인 해보자고 하시다가 결국 여자가 자기가 착각해서 자기 엄마 휴대폰 번호를 말했다는둥 어이없는 변명을 하더랍니다.
번호를 아예 다른걸 알려준 거죠. 옥신각신 후에야 아버지께선 제대로 된 여자의 휴대폰 번호를 받으시고 다음날 꼭 전화해서 입금 시켜준다는 확답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메모지에는 주민번호와 주소 휴대폰 번호와 이름을 적고 8천원만 받고 오셨다고 합니다.
물론 운전하다 보면 돈이 모자랄 수도 있고 지갑이 없는 채로 타는 승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운전을 오래 하셔서 그런 승객도 여러번 만나셨겠지요.
이런 승객, 저런 승객 어찌 다 말로 표현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돈이 모자라거나 없을 경우 솔직히 말하고 입장을 말씀 드리면 운전하시는 분께서도
이해해 주실 겁니다. 저도 아버지랑 같이 타고 가면서 승객이 탄 적이 있었는데 돈이 좀 모자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별 말씀 없이 그냥 있는 만큼만 받으셨던 것도 제가 경험했거든요~~
그 다음날 전화 주기로 했다는 그 여자는 전화도 없고 아버지가 전화를 해도 안받더랍니다.
아버지께서 "그 만원이면 **(제 동생) 용돈인데.."라고 말씀하실때 제가 목이 메이더라구요.
어린 사람한테 이런식으로 속임을 당하시고 힘들게 일하시는데 그 돈 못받을지언정 그 여자랑 통화라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오늘 전화를 했죠..한참 후에 받더군요
"***시죠??" 그랬더니 "누구세요??" 하길래 "***씨 본인이세요?" 했더니 "네..누구세요??" "며칠전에 목동에서 뚝섬까지 택시타고 가셨죠??"물었습니다. "저 아닌데요..잠시만요~~" 뚜뚜뚜뚜..끊겼습니다. 아니 끊었습니다.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통화중입니다. 또 전화 했습니다. 통화중입니다.
몇분 후 다시 전화했습니다. 안받습니다. 또 전화했습니다. 안받습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로 휴대폰 번호를 얘기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런식으로 여러번 택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여자에겐 그 만원이 별게 아니란 생각이 드나 봅니다. 물론 적은 돈이면 적은 돈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힘들게 고생하시는 아버지의 노고에 그 여자에게 그냥 버린 돈 셈 치기가 너무나 아깝고 속상하고 어이가 없어서 주절주절 써봤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