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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집 나간 사연.

너구리 |2002.12.22 00:00
조회 1,486 |추천 0
어제 비장한 각오로 집을 나왔더랬습니다.
6살 3살 아이둘을 데리고 나오려니 배낭가득 짊이더군여.
거기다가 겨우 쉬를 가리는 아들덕에 쉬 컵까지 메달고 택시를 잡아타고 나갔습니다.
제가 집을 나서는 이유는 ...
두달전에 남편의 핸드폰을 우연히 봤는데
회사 여직원과 문자가 5통이나 들어와 있더군여.
전날은 출장이라고 안들어오고
다음날은 출장갔다온후 오후 5시에 집에와서 핸드폰 받고
오후 7시에 나가서 다음날 새벽 3시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는 한참 당구에 미쳐지내는터라 그냥 또 당구치나보다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직원들과 치는거라 그냥 믿을수 밖에요.
아니 그런데
그 여직원과 문자 대화라는것이 참 묘하게도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뭡니까?

여직원 : 몇시에 끝나요? 맞춰서 퇴근할거예요.
남편 : 5시경에 끝납니다. 알아서 하십시요.

남편 말로는 출장 (교육) 이 5시에 끝나는데
사무실에 남은 여직원이 별일 없이 다들 교육끝나고 퇴근하면 자기도 바로 퇴근한다는 내용이랍니다.
저는 오해로 인해 눈이 뒤집히니 제 자신이 놀랄정도로
폭언과 거친 행동으로 얼굴색이 변하대요.
남편은 자신을 오해했다고 몇일간 말문을 닫더니
제가 별거를 요구하자
맹세코 바람핀적은 없으며 앞으로 다시는 통파고 누워있지 않는다고
앞으로는 마누라 가꾸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더군요.
어찌어찌 해서 오해의 싹이 가시고 두달의 평온이 왔었는데.
몇일전 밤 10시에 그여자한테서 전화가 온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앞서가자 열성적인 노사모회원인 남편에게 축하를 보내온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33살의 미혼의 잘나가는 여자 과장이
왜 그런 사적인 일로 밤10시에 남의 남자에게 전화를 하느냐 이겁니다.
남편은 반갑게 전화를 받더니 , 끊고나서 계속 제 눈치를 보더군요.
연구소에 들어가려고 했던것도 그 여자하고 같이 근무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다시 억지 소리가 나오게 되고
남편은 또 삐져서 이틀간 거실에서 자더군요.
불신의 싹을 겨우 잠재우려 했는데.
한번 벌어진 틈은 애써 감추려해도 일만 생기면 터지더군여.
그래서 집을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간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시댁에 갔습니다.
오전에는 핸드폰을 꺼놨다가 오후에 켜놨는대.
계속 울리더군요.
남편은 씩씩거리며 어디냐고 난리고
설마 시댁으로는 갔을거라고 생각치 못했나봅니다.
겉으론 쏘아붙이지만 맘 속으로는 남편을 늘 믿었습니다.
저를 찾을 생각을 하니 맘이 아파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오후에 시댁으로 찿아와
정말 바람핀거 아니라고.
돈을 줄테니 제발 뒷조사를 해보라는군요.
만에하나 핸드폰 통화기록에 그 이후로 그 여자와 대화한게 있으면
전 재산을 주겠다는군요.
울 시어머니 자기 아들은 절대로 그럴사람이 아니라고
다독여주시더군요.
이틀은 시댁에서 보내고
어느덪 분위기에 젖어 남편과는 저절로 화해가 되고
시어머니께는 한약 한첩 해드린다는 약속만 하고 방금집에 돌아왔습니다.
꽁생원에 멋없는 내 남자.
한번의 깊은 포옹으로 다 잊고 단잠을 잘것 같은데.
혼자 거실에서 TV켜놓고 졸고 있네요.
남자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영원히 내것이 될수없는 존재일까요?
몇일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 남편외에는 사적으로 커피숖에서 다른 남자와 커피한잔도 마셔서는 안되는걸까?
그런데 지금의 내 모습을보니
오해라는건 어떻게든 생기는것 같습니다.
부부라는것이 서로만 바라봐야된다는 족쇄같기도 하고.
ㅎㅎ
밤 늦은 시간에 긴 넋두리 적어봅니다.
아직도 여전히 찜찜하지만
내 남자품에 가서 이만 자야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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