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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달이 되면 그녀가 생각납니다...

코알라씬 |2006.05.01 14:38
조회 303 |추천 0

3년전 린나이보일러집에서 일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새로 경리누나가 들어왔습니다.

 

나이 22살, 툭 찢어진 눈, 약간 오동통한 몸매에 긴 생머리인 그녀..

 

왠지 저한테 일하는 모습이 거슬렸습니다.

 

매일 투정부리고 잔소리하고 정말 못됬게 굴었습니다.

 

저는 무식하고 융통성없는 여자를 정말 싫어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일러설비를 하다가 오른쪽 팔꿈치에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

 

습니다. 시공이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가자 경리누나 제 팔꿈치를 보더니 응급

 

조치를 해줬습니다. 아주 걱정스런 표정으로요...

 

어질했습니다. 느낌이 묘했어요.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누나..

 

누나또한 나를 엄청 싫어했을텐데...

 

끝으로 밴드를 붙여주며 몸조심하라고 건강이 최고라고 그러더군요.

 

그 누나 새롭게 봤어요... 그동안 싫었던 감정이 싹 없어졌어요.

 

어느 순간부턴가 출근하는게 즐거웠어요. 행복했어요..

 

매일 사무실 들락날락 거리면서 누나 얼굴 힐끈 쳐다보며 좋아하고..^^;

 

그제서야 제가 그 누나를 좋아하고 있다는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차마 고백을 못했어요. 괜히 그만두면 어떡할까? 걱정되기두 했죠..

 

친하기는 또 금방 친했졌어요. 중요한건 누나 옛 남자친구와 저랑 닮았었대

 

요.. 목소리톤만 다르다구.. 저보고 맨날 말하지말라구 그랬어요.ㅋㅋ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그게 좋다고...^^;

 

몇달동안 밥한끼먹자는 소리도 못하고 연락처 달라는 소리도 못했던 내가

 

큰맘먹고 데이트신청을 했어요.. 5월 5일..

 

가슴이 막 떨렸습니다.. 정말 기대됐어요.. 그날은 꼭 멋지게 사랑고백하고 싶

 

었어요. 특별하게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사람이 많은 장소를 택하다 어린이 대공원으로 약속장소를 정했

 

습니다. 꼬마애들 앞에서 사랑고백하면 쫌 덜 부끄러우니깐..

 

사회복지사한다고 시험공부하는 그녀에게 애들이 많은 장소도 괜찮

 

을꺼 같았어요..

 

드뎌 5월 5일 되던 날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운동하고 목욕탕가서 때까지 밀

 

고 미용실가서 생전 처음으로 머리 드라이까지했어요..

 

약속장소에서 1시간정도 지났어요..

 

일이 있어서 쫌 늦겠지..

 

2시간..

 

3시간..

 

전화도 안받고..

 

무슨일이 있나.. 초조했어요..

 

배가 고파서 밥사먹을려고 해도 혹시 누나 나타날까봐 밥도 굶은채..

 

담배만 신나게 폈어요..

 

5시간째..

 

다리도 아프고 허기도 지고 미치겠더군요..

 

결국 해가 저물고 슬슬히 집으로 왔어요...

 

밤새 잠 못잤습니다. 못 나온다고 전화라도 했으면 덜 서운했을텐데...

 

다음날 설마했더니 그 누나 출근해있더군요..

 

삐진척 할려구 인사도 안하고 등돌아 서있었어요...

 

마치기전에 문자로 술한잔하자고 누나한테 연락이 왔어요.

 

퇴근하고 누나랑 단둘이 아무말없이 술집을 향해 걸었습니다.

 

까투리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맥주를 시켰어요..

 

누나랑 저랑 둘다 소주는 잘 못마셨어요...

 

" 누나 어제 왜 안나왔어? "

 

" ............."

 

" 못나오면 전화라두 해주지.. 5시간 넘게 기다렸잖아. 배고파 죽을뻔했는데 "

 

"..............."

 

10여분동안 암말없이 술만 마시더군요...

 

불안했어요... 혹시 떠난다거나 만나지말자는 애기가 나올까봐..

 

" 나 호주에 이민가.. "

 

누나가 힘들게 말했어요...

 

슬프지는 않아어요..

 

언젠가는 만날수 있을꺼란 믿음에...

 

" 왜 하필 호주야?? "

 

" 병원때문에 가는거야 "

 

" 그럼 다시 오겠네? "

 

" 아니 어쩌면 다시는 못돌아올지도 몰라

  연락은 가끔씩 해줄께.. "

 

" 어어... "

 

이틀 후 누나는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고... 또한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아예 꺼져있었습니다..

 

미웠어요..

 

처음 그때 그 감정이 되 살아나는거 같앴어요..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허락도 안하고 떠난 누나...

 

내 마음을 알기는 알았을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한번 안왔습니다..

 

그때 그냥 잡았을텐데.. 가끔씩 후회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잡지 않을수 밖에 없었던 저였습니다.

 

너무도 사랑해서.. 제 마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하기 싫었어요...

 

바보같은 제 사랑이 눈에 눈물을 머금기도 합니다...

 

혹 아직 살아있다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두 손을 꼬옥 잡고 절대 놔주지 않을

 

겁니다. 사랑은 기다리는게 아니라 다가가는 거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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