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그 시작선 위에서...
하얗게 생긴 도화지에 새 연필을 든 후..
스윽.. 폼잡아 선을 그려본다.
조금 그리고 나면 오래가지 않아 지우개로
지우고... 몇 번을 그렇게 ...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자면...
이 곳에 내가 빼곡히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처음 연필을 데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다..
후웃...
새해를 맞는 이맘때는
딱 ... 그런 심정이다....
스케치북의 2002페이지를넘기고
2003페이지를 펼쳤는데..
그냥 새하얗기만 한...
그래서 연필로 손데지 못하고
그냥 머리 속으로 그려보기만 한다.
2002년의 그림은....어떠하였는지...
후회와 미련으로...
그리고 아쉬움으로..
조금의 홀가분함으로...
추억한다.
사랑이 깊어졌고..
그래서 행복하였고...
많은 사람을 잃어 버려서 속상해하였지만,
한편 생각하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다시 가슴이 따뜻해졌다.
많은 욕심 때문에...
스스로 나 자신을 부셔야 하기도 했고,
미숙한 사회성 때문에...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냥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내 미래는...
그 수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몇 가지의 갈림길로 나뉘어 졌고..
아직도.. 정말 모르겠지만
내 갈길이 얼마나 험난하고 멀지....
상상하고 말았다.
그래서...
흰 도화지가 너무 부담스럽다.
밑그림조차 그리기 어렵다...
밑그림만 잘 그려지면 화려하고 꼼꼼하게
색칠할 자신있는데... 말이다.
오늘... 누군가의 자기소개에서..
훌륭한 걸작품이되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걸작품이란 말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어떤 것이 걸작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나름대로..
2003년 페이지를 걸작으로 남게 하기 위해...
설례이는 맘으로 연필을 들어본다.
분명.. 이곳은....
알록달록 물감이 칠해질 것이고...
투명한 물의 번짐으로..
어느덧 도화지는 울룩불룩해질 것이다...
그냥 매끈하고 심플한... 그런 그림이 그려지진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아는 나는...
깔끔한 그림을 그리지 못할 것 같다.
노련한 터치가 있거나,
세련된 색감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부족하다 하더라도..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완성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웃는 모습이 함꼐 그려져 있길 바래본다.
그래서 2003 페이지를 넘기게 될 때..
후회와 미련보다는
즐거운 미소와 따뜻함이 남아있도록 ...
그렇게.. 그렇게 그려야겠다...
그래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하얀 도화지에는 흑연가루가
묻어있지 않다....
언제나 그렇게 시작의 선에서는
그런 고통이 있었던 것 같다...
설례이지만 두렵기도 한...
아무튼..
빨리 물감을 만지기 위해...
분주해져야 할 것 같다.
새해에 늘 웃을 수 있길... 행복하길...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