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후 IMF로 실직한 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한참을 쉬면서 아내가 벌어 생활을 했습니다..
집은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것이 있어 쪼들리지는 않았지만...
제가 쉬고 있으니 직장에 다니는 아내는 저만큼이나 답답해 하더군요...
저도 취직하고 싶었지만
이력서를 내는 곳 마다 나이가 많다고 번번히 퇴짜를 맞고...
어떻게 간신히 들어간 직장도 월급이 밀려 나오지 않으니
정말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더군요...
하루하루 지쳐가는 아내의 모습에 저또한 견딜 수 없어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그동안 넣었던 보험을 해지하여 월급인척 갖다주고...
무능한 저때문에 저또한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울면서 그러더군요
나도 집에서 아기낳아 기르면서 살고 싶다고...
우리는 언제쯤 그럴 수 있느냐고...
그래서 나도 원한다.. 하지만.. 취업운이 안따르니
이제 내나이 마흔이 다되어가는데 새로 뭘 배워도
초짜로 써주지 않는 나이이므로...
작게나마 장사를 하려한다
아내는 반대하더군요...
여적 해본적이 없는 장사를 적은 밑천으로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지만 그 것 말고는 길이 보이지 않아
아내의 고집을 꺾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작게 시작한 가게 처음에는 그럭저럭 운영되었습니다.
그래도 대출 갚느라 집에 생활비를 가져다 줄 정도는 못되었습니다.
그저 제가 가게를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아내는 만족해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옆에 큰 가게가 오픈하자 마자 전기세 낼 형편도 되지 못하더이다..
디스크인 허리때문에 노동도 할수가 없고 (30분만 서있어도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
나이먹어 취직도 안되는 몸
정말 산에 올라가 약초나 뜯으며 살고 싶었습니다..
가게를 정리하니 오히려 마이너스...
아내는 이제 어떻게 할거냐 물었고..
저는 어떤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오랜 침묵끝에 아내가 헤어지자 하더군요...
아내에게 고생만 시킨 못난 저는 그러자 했습니다...
아내는 많이도 울더군요.. 10년 사랑의 끝이 그렇게 허무한지 몰랐다고...
저를 만나 평생 운 것 보다 많이 울었다는 아내를 그날도 울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킬수 없는 장미빛 약속을 더이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면 놓아주고 싶었습니다.
못난 제게서 떼어놓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아내는 눈물로 저는 가슴으로 울면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우리는 남남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주신 집
미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주고 빈 몸으로 나왔습니다...
옷가지 달랑 싸들고...
그리고 낯선 지방도시에 내려와
간신히 공장에 취직을 했습니다..
월급은 형편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앉아서 하는 업무였고...
날마다 잔업에 이틀걸러 철야를 하는 통에 잠이 부족해서 견딜수 없었지만..
아내를 그리워할 시간이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핸드폰도 꺼두고 살면서 혼자 갖혀지내던 중...
시계가 멈추어 가지 않기에..알람을 맞춰야만 했기에
하는 수 없이 핸드폰을 충전해 켜보니
아내는 하루에 하나씩 문자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사랑하고 사랑하는 자기야...
많이 힘들어도 기운차리고 건강해야해...
신랑... 혹시라도 속상하다 술많이 마시지 말고..
밥 잘 챙겨먹어야해...
오늘은 봄비에 벚꽃이 져서 참 슬펐다...
자기 있는 곳도 벚꽃이 피었다 졌겠지?
우리같이했던 시간들처럼...
아직 곁에 있는 듯 생생한 아내의 메시지에...
새벽부터 일이 있었지만 잠이 들수가 없었습니다..
차마 답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해볼 수는 없었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아내의 메시지만을 기다리면서 살기를
이제 일년이 넘어갑니다...
얼마전에 통장정리를 해보니
일주일에 3만원씩 제통장으로 계좌이체가 되고 있었습니다.
자기야오늘도건강히
자기야 잘살고있어
자기야 밥은먹었어
자기야 잠은잘자고
자기야 허리는어때
.
.
.
아내는 많지 않은 월급을 쪼개서 제게 용돈을 부치고 있었습니다.
며칠전 마지막으로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핸드폰은 아직도 꺼두고 삽니다)
어느하늘아래 있는지 모를 저를 꼭 한번이라도 만나고 싶답니다...
일년동안 안먹고 안썼지만 겨우 칠백만원 모은 경제력으로
이곳은 아내가 일할만한 직장이 없는 곳이라 순전히 제수입으로 살아야하는데
다시 아내를 만나도 될까요?
또다시 아내에게 짐이 되고 눈물이 될까
아내에게 전화를 차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해도 될까요???
별볼일 없는 사내의 보잘것 없는 사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