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컷인터뷰]1집 발표한 인기 작사가 출신 가수 메이비
지구에서 22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 '아벨 1689'. 일반인은 쉽게 알지 못하는 이 은하단의 발견을 기억해 두었다가 자신의 첫 번째 앨범 제목으로 사용한 메이비(Maybee, 본명 김은지)는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엉뚱한 상상으로 머릿 속이 가득하다.
연예인이 즐겨타는 밴 대신 리어커를 타고 올림픽 대로를 달리는 황당한 상상도 그 중 하나다. 인터뷰 중에도 상상의 날개는 접힐 줄 모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엉뚱한 상상으로 잠 못 이룬 밤도 하루 이틀이 아니란다.
듣는 이에게 미묘한 매력을 풍기는 메이비는 이런 무지막지한 상상력을 뒤에 숨긴 채 청순한 모습으로 첫 번째 앨범 '아벨 1689로부터 온 편지(A letter from Abell 1689)'로 팬들 앞에 섰다.
데뷔 앨범이지만 발매 10일만에 1만 5,000장이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현악 오케스트라를 더한 미디엄 템포의 타이틀곡 '다소'가 현재 가요계 트랜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메이비가 갖은 특별한 이력이 궁금증을 자극시킨 이유도 있다.
이효리의 '텐 미닛'과 '겟차' 작사
메이비는 이효리의 '텐 미닛'과 '겟차'의 작사가. 모두 이효리 1, 2집 타이틀로 결정되며 유명 작사가 반열에 올랐다. 또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와 김종국의 '중독' 노랫말도 썼다.
그 중 '텐 미닛'은 어떤 남자든 10분 안에 유혹할 수 있다는 도발적인 가사로 이효리는 물론 메이비까지 유명인으로 만들어 놓았다. 작사한 노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 꼽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효리씨라면 10분만의 유혹도 가능할 것 같았다"는 메이비는 "가수에 맞는 아이템만 찾으면 재미있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나온다"고 했다. '텐 미닛'의 경우 가장 빛을 본 경우.
노랫말을 쓸 때 메이비는 남녀의 위치, 대치점은 물론 각각 손의 위치까지 세밀히 상상한다. 상황과 장면을 파고들기에 가사를 쓸 때면 불면증까지 앓는다고.
작사가 보다 먼저 꾼 꿈은 '가수'
히트곡을 여럿 만든 덕분에 저작권을 꽤 두둑히 챙길 메이비가 굳이 신인 가수로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뭘까. 작사가 보다 먼저 꾼 꿈이 가수이기 때문이다.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 무작정 서울에 와 무려 6년간 가수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뜻 밖에도 작곡가 김건우의 눈에 띄어 작사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어코 앨범을 내놓았다.
총 14곡이 수록된 이 음반에서 메이비는 9곡의 노랫말을 썼다.
"가수가 프로듀서와 길게 호흡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작사가 경력 덕분에 프로듀서에게 직언도 할 수 있었다"는 메이비는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지적하며 보충할 수 있었다"며 첫 앨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효리와 MC몽, 환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 중 이효리의 함께 부른 '캔디'는 녹음 당일 "서로 주고받는 가사면 좋겠다"는 이효리의 제안을 받은 메이비가 30분만에 새로 작사한 곡이다.
앨범 발매 훨씬 전부터 신비주의 전략을 취한 티저광고로 관심을 모은 메이비는 대중의 호기심이나 작사가로서의 유명세 보다 가수로 인정받길 원한다. 그러면서 가수 윤상의 이야기를 꺼냈다.
"윤상씨는 오랜 음악활동에도 불구하고 정규 음반은 5장 뿐이다. 그렇지만 그의 음반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나도 윤상씨처럼 항상 음반이 기다려지는 가수가 되고 싶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