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22일 금요일 오후... 경기도권에 있는 뭐대학에서 잠깐 일하고 있는 저는
하루동안의 매출을 입금하기 위해서 우체국에 찾아갔습니다.
우체국에서 볼일을 마친 후 돌아오는 길...
거의 하루 종일 건물 안에 있어야 하는 저는 햇빛좋은 덥지 않은
맑은 초가을 날씨가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죠.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진 않았지만 저 건너편에서
한 여학생이 도로를 건너 제 앞쪽에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별 신경 안 쓰고 저는 그대로 걷기 시작했죠.
한 2분 정도가 지났을까?
앞에 걷던 그녀가 멈춰섰습니다.
참고로 그녀와 저는 한 5~7미터 정도 떨어져 걷고 있었죠.
제 걸음이 그녀에게 당도했을 때 그녀가 저를 부릅니다.
" 저기요."
" 네?"
" 왜 자꾸 사람 뒤를 쫓아오면서 휘파람을 부나요?"
" 네? 휘파람요?"
순간... 떠올렸죠.
여자가 지나갈 때 휘파람을 불어서 성희롱이라는 판결을 받았지 않았나?? 하고...
" 네 휘파람이요.."
" 아~ 무슨 생각 하고 계신지는 짐작이 되는데요. 전 그런게 아니라
그냥 날씨가 좋아서 생각없이 불고 있던거구요.
그쪽이 저쪽 건너편에서 이쪽 보도로 건너오기 전부터
그쪽하고 상관없이 불고 있었던 겁니다."
" 제가 건너왔는지는 어떻게 알았어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그 여자의 얼굴에서 튀어나온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장님이 아닌 이상에야...
"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만 전 그런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기분 좋은 찰나에 기분 망치고 싶지 않아 그러고 말았죠.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합니다.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켰으니
제 잘못도 많은 부분 있었겠죠.
"그런데 학번이 어떻게 되세요?"
기가 막힙니다. 이 여자 의도가 다분이 보이는 질문...
"02학번인데요"
"어 그래? 나 01학번 어디어디과 대학원생인데 너 무슨 과야?"
다짜고짜 반말... 이 학교 체대가 있어서 선후배 사이를 좀 따지는 것 같더라구요.
이미 짜증은 날 데까지 나버린 저....
"저는 교****관데요..."
이 학교엔 그과가 없습니다. 즉 저는 이 학교 학생이 아니란 말씀..
" 전 이 학교 학생이 아닙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도 아니고 이 학교 안에 있는 사람이 다
이 학교 학생이라는 생각, 학번이 나이와 같다라는 생각 유치하네요."
그 여학생 얼굴이 시뻘걷게 변해가지고는
"참 나. 참 나." 를 연발하며 굽이 높은 구두를 또각거리며
내리막길을 급하게 내려갑니다.
시원하게 한방 먹인 것까지는 기분이 좋았지만
참... 길거리에서 휘파람도 제 맘대로 못불게 생겼네요.
여성인권... 순수한 의도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불순한 의도들이 거기에 끼어서 문제지만...
준성희롱범이 된 기분이 오늘 새벽까지 이어지네요.
하도 답답해서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