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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위스키그리고 고독

뽀꾸미 |2003.01.01 02:06
조회 840 |추천 0

오늘은 12월 31일 .한해의 마지막날~오늘 아침 중앙일보 일면엔 아주 괜찮은 제안 하나 있더군요.

온가족이 식탁에 모여앉아 단지 촛불하나 켜놓고 서두르지도 재촉하지도 말고 천천히 타는 촛불을 보며 잠시라도 욕망을 잠재우자는 잔잔한 기사가  좀처럼 신문 잘 안보는 제 눈에 띄더군요.

잠시 혼자 생각했답니다.

까사미아에 내가 며칠전에 봐둔 촛대 하나 있는데 그거 사러갈까 말까~그리구선 남편을 촛불 앞에 앉혀놓고 잠시 생각을 좀 하게 해 볼까나~하다가 에휴~오늘 술이나 안마시면 다행이쥐~하고 맘접었답니다.

12월 들어 술자리가 많았던 우리 남편 ..오늘도 술 약속 두군데나 있다며 나 근데 진짜 술 마시기 싫다며 야릇한 미소를 띄우며 아침에 출근했답니다. 

술을 너무 좋아합니다.

주량이 센것도 아닌데 일찌감치 폭주하고는 남들은 말똥말똥한데 혼자 먼저 필름 끊깁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살짝 빠져나와 혼자서! 혼자서 이 술집 저 술집 다니기 시작합니다..

필름이 끊어져 술집 문닫을때까지  마시고 더 마셔야 그 날의 술이 끊나는 겁니다.

같이 술 마시기 시작했던 친구나 형들은 이미 1차에서 다 헤어지거나 살짝 빠져나와 혼자 남는데도 집을 바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혼자서 BG(이니셜만 따옴)라는 룸싸롱에 갑니다.

거기서 100만원 이상 씁니다.

마시다 보면 어제 낮에 전화걸려온 모 룸싸롱 새끼 마담이 생각나나봅니다.

{<오빠~ 요즘 왜 안와.나 힘들단말이야 손님도 없구 .놀러와잉~>-아마 이랬을 것입니다.100%}

그럼 거기서 다시 나와서 ZZ라는 룸싸롱을 갑니다.

또 100만원이상 쓰고 나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한시에서 두시를 달리고 있고 또 아직 끝나지 않은 룸싸롱 한군데 더 생각나는 듯 MNA룸싸롱을 한군데 더 갑니다.

이젠 필름끊긴지도 오래요.다음날 아침이면 거길 갔는지 안 갔는지도 모른답니다.

카드 매출표가 지갑에서 나오면 그제서야 갔구나~ 아 내가 거길 왜 갔지 합니다.

저는 내 남편이 가는 룸싸롱 모조리 다 압니다.위치도 전화번호도 거기 소속 마담도..

어쩌다 남편 옷에서는 아가씨 휴대폰 번호 쪽지도 나옴니다.

하지만 그런거 별일 없습니다.그런데 그 아가씨도 참.그나마 정신이나 차리고 있는 손님한테 작업을 하던가..집에 오면 여자 전화번호 마담 명함 카드 매출표등 모조리 식탁위에 다 올려내 놓고 옷 벗습니다.어디어디 갔다고 다 말합니다.오늘 누구누구 마담이 낮에 전화했었지?하고 넘겨짚기하면 고데로 다 말합니다.어쩔땐 마담이 전화온게 아니라 자기가 먼저 전화한거라고 말합니다.룸 예약 할려고 전화했다며...여하튼 거짓말 안해서 좋습니다.

앞전엔 전화를 너무 자주해서 끌어들이는 마담년이 하나 있길래 간접적으로 손 좀 봐줬죠.요즘은 전화 안하는 것 같습니다.계속 지켜보는 중이지만.

지금도 역삼 1동에 MNA에서 혼자 술 마시고 있습니다.좀전에 저한테 전화와서는 거기 있다그러더군요.

제가 만약 "오빠 오늘은 그만 먹구 빨리 왔음해요~네?" 라고 얘기하면 올것 같나요? 당연 아니죠."알았어 어~나두 못 먹겠어.갈께~"합니다.그래도 새벽 세시 안엔 절대 못들어 옵니다. 내가 압니다.

그래서 좀 전에도 집에 오란 말 아예 안꺼냈습니다.

왜 그럴까요..왜 혼자서 그렇게 술을 마시고 싶어 할까요.외로운 걸까요?

술이 맛있어 술만 먹자고 했다면 꼭 룸싸롱 아니어도 될텐데...여자들이 오빠 너무 카리스마 있어.넘 멋있어.하는 맛에 룸싸롱을 못 끊는 걸까요? 우리 남편 술만깨면 평소에 대화 너무 잘됩니다. "그러지마라.혼자서 다니면 술집에서 오빠 무시하고 바가지 씌운다.다음날 출근해야할 사람이 평일날 그렇게 늦게 까지 술을 먹어서야 되겠느냐. 힘들겠지만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요조용 나즈막하게 한마디씩 해 주면 맞다 당신 말이 맞다.난 이제 술 안마실래..그럽니다.

그게 하루를 안넘깁니다. 퇴근 직후에는 굳은 결심을 하는 듯해도 일단 취하면 자제가 안되니까요.

술값도 더럽게 비싼데다 그걸 하루에 몇집을 돌고 일주일에 못해도 세차례이상...돈이야 지돈 쓰는 거지만 현금이 요술항아리도 아니고 곧 바닥이 드러나겠지요.우짤라고 그러는지.우리  아기가 3월4일이면 뱃속에서 나오겠다는데 마음에 준비나 하고사는 건지.통.

나는요..치킨이나 한마리 시켜놓고 테레비나 보다가 잘렵니다.다음날 혼자서 일출을 봐도 봐야지요.

내 소중한 아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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