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분명 내가 잘못한 일인 것 같다. 정인이를 미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 한 구석이 아파오는지. 오늘을 시험도 끝이 났고 토요일이라 친구 준희를 만나기로 했다. 준희는 학교는 다르지만 나와 성격도 그리고 얼굴도 비슷했고. 내가 고민 있을 때 마다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나의 절친한 친구이다.
“여보세요? 준희야 어디야”
“나 도착 장소 다 왔어. 뭐야 내가 먼저 왔잖아. 너 보인다. 역시 너네 교복은 튄 다니깐.”
고개를 돌려 반대편 길을 보니 폴짝폴짝 뛰는 준희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손을 번쩍 들어 준희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준희 뒤에 누가 서있다. 얼굴 형체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사람이다. 온통 옷이 검은색이다. 근데 저 사람 왜 이렇게 낯이 익은 걸까.
어!
저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지?
준희 가방을 뒤지고 있어, 준희는 왜 모르는 거야? 느낌이 안 나는 거야 뭐야. 나는 바로 준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준희가 전화가 온 휴대폰을 쳐다보고는 귀에 가져대려 하는 순간 준희의 동공이 커질 대로 커져있었다. 손에 꽉 쥐고 있던 휴대폰은 땅바닥으로 내 동댕이쳤다. 왜 그러는 거지? 나는 급히 무단횡단을 하면서 반대편 길로 건너갔다. 이미 준희는 땅바닥에 얼굴을 대고 손을 부르르 떨고 있던 상태였다. 사람들은 준희 근처로 모여있었다. 모두들 이 학생이 왜 이러지 하는 표정으로 볼 뿐 도와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나는 사람들을 뚫고서 준희에게 달려갔다.
준희의 눈은 무언가 호소하려는 눈빛이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그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를 찾아보았다. 아무리 찾아 보아도 보이질 않았다.
그때 나는 가방을 뒤지던 그 남자를 생각해 내고 준희의 가방을 열어 보았다. 정말 내 등골이 오싹해 졌다. 준희의 등에는 커다란 칼이 떡 하니 박혀있었던 것이다.
순간 숨이 쉬어 지지를 않았다. 내 눈에 가득 고여있는 눈물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숨을 내 쉬자 눈물이 흘러 내렸다. 입에서는 가늘게 목소리가 나왔다
“저기.. 도와주세요.”
내 가는 목소리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도와 주세요, 내 친구가 죽어 가잖아요. 도와주시라고요”
나는 순간 폭발하였다. 그때 서야 사람들이 하나 둘씩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나는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정말 이상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준희는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갔고 나는 어떤 사람이 차를 태워 주어 집까지 올 수 있었다. 그 때였다. 준희 번호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아보니 병원이었다. 최근 번호가 나로 되어있다면서 나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칼이 장기들을 피해가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였다. 나는 병원을 물어 보아. 병원으로 달려갔다. 준희는 잠이 들어 있었다.
그래도 죽지 않은 준희가 나는 너무 고맙기만 하였다. 나는 준희 어머니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에 준희가 부모님이 해외 여행을 가셨다는 걸 전에 들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준희의 부모님이 오시기 전까지 간호해 주기로 했다. 그 때였다. 가죽 자켓을 입은 아저씨 2분이 들어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 둘이 형사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학생 사고 났을 때, 만나기로 했던 학생 맞죠?”
“네, 그런데요?”
“저는 강력계 형사입니다. 잠시 밖에서 몇 가지만 물어 봅시다.”
나는 강력계 형사라는 사람을 따라 병원 1층 로비에 있는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지금부터 아저씨가 몇 가지만 물어볼게, 아 참 내가 나이가 많으니깐 말 놔도 되지?”
나는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나에게 그때 어디에 있었냐고 물어 보았다. 나는 준희의 반대편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형사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그럼 너는 그 범인의 얼굴을 보았겠네.”
“보긴 봤는데요, 보이는 건 얼굴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입었던 옷들이에요, 그 사람은 온통 모두 검은색을 입고 있었어요. 요즘 같이 후덥 지금 한 날에요.”
“그래? 다른 건 기억 안나니?”
“그 사람이 준희의 가방을 열었어요. 저는 무언가를 뒤지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칼로 준희의 등을 찌른 것이 더라고요.”
“그래, 사실 요즘 이런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서 아저씨가 이렇게 널 찾아와서 물어 본 거야. 희한하게 문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만 연쇄적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너도 알지. 근데 이번엔 달라 너의 친구 준희는 너희 학교 학생이 아니잖아. 그치 최근 여고생에게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 문화 고등학교에만 가득 인데, 처음으로 다른 학교 학생이 이런 일이 벌어졌어, 근데 알고 보았더니. 역시나 문화 고등학교에 관련된 바로 너, 그러니깐 준희는 다른 학교지만 너는 그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이 사건도 여태껏 일어난 사건들하고 연관이 된다는 나의 추측이야.”
“그런데 왜 우리 학교, 그리고 왜 제가?”
“그건 나도 모르지, 나는 이 사건들이 한 사람이 만들어낸 사고들 같아, 이 아저씨가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 주었으면 한다.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본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말투와 행동들에 믿음이라는 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준희가 눈을 뜨고 있었다. 하지만 준희는 천장만 바라 보고 있었다.
“주….준희야”
그제서야 준희는 나를 바라보았다. 준희는 나를 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하지만 역시 상처가 깊은 듯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준희에게 다가가서 준희를 다시 눕혀 주었다. 준희는 나를 보더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준희의 이마에는 식은 땀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신영아,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준희야, 지금 내 걱정 할 때니, 지금 너 가 다쳤어, 그러니깐 어서 누워 난 괜찮아.”
“신영아, 나 무서워…”
준희는 무언가에 공포를 느끼는 듯 온몸을 사시나문 떨듯이 떨고 있었다. 지금 이 상태에선 준희에게 어제 상황을 물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준희가 무언가 알고 있다면, 이게 정말 얘들이 말하고, 아까 형사가 말한 죽음의 법칙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여 물어 보기로 했다.
“준희야, 지금 네가 힘들겠지만. 네가 기억 나는 데로만 말해줘. 그때 말이야 너 그 사람 얼굴 봤어?”
“아니, 보지 못했어, 그런데 그 사람이 내 귀에 하는 말을 들었어.”
“그 사람이 하는 말이라니? 너한테 뭐라고 말을 했다는 거야?”
“으응…”
나는 준희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준희가 할말에 귀를 기울였다.
준희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흘렀다.
“그…그 사람이 나한테…….뭐라고 말 했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