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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녀이야기 11

캔디지 |2003.01.09 09:12
조회 1,313 |추천 0


 



 





-눈물이 마른다...

영화나 소설에서 본적이 있는 대사.

볼때는 정말 멋진표현이라고
그럴수도 있을거라고

공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난 지금 그 영화나 소설에서

나온
눈물이 마른다 라는 대사를 믿지 않는다.

난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아침이 된것 같다.


햇살들이 커텐의 빈공간을 침투하며 나에게 쏟아지는것을

느낀다.

하지만 난 눈을 뜨지 않았다.


눈을 뜨면 또다시 울어버릴것 같았다.




지금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것만으로도 너무 힘들다.













-딸깍

엄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방을 나갔다.

이미 식어버린 죽을 들고 돌아서는 엄마의 뒷모습은

오늘따라 왜이렇게 슬픈걸까..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주며 돌아서 가던

꼴통의 뒷모습은 또다시 나에게 젖어온다.



이러지
말아야지 정말 이러지 말아야지....












어느세
방안가득했던 햇살이 사라진체

무거운 침묵만이 방안에 가득하다.

정말 어떤사람의 말처럼 내 눈물샘이 고장난것일까?


왜 자꾸만 눈물이 흐를지

닦고 닦아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참고 참아도 참을수 없는 울음처럼..





또다시 가슴이 시려온다....













-울지 말아야지 눈물도 흘리지 말아야지


2틀동안 되내이고 또 되내이던 말들이 이제는

더이상 무의미 하다는걸 깨달았다.

난 이제 알았다.


내가 그렇게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이제는 알수가 있었다.

왜 그렇게 가슴이 시렸는지


나는 이제 안다.







난 꼴통을 사랑했다.....




사랑!

내게는 너무 이상한 단어

남여간의 사랑이라면 나에게는 더욱더 생소한 말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만 나오고

이쁘고 날씬한 여자들만 쓰는 단어인줄 알았다.

동창과 마주 앉아
있던 자리에서도

동창은 꼴통을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난 꼴통을 사랑하는지조차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알았다.

사랑은 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흘리고 가슴으로 아파한다는것을..

그리고 이제는 꼴통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말아야지...



그래서 난 또다시 눈물을 흘린다...














-이제 일어나야지 그리고 이제 이러지
말아야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눈물속에 투영되보이던 방안의 풍경이 이제는 보였다.

난 현실로
돌아온것이였다.

이제 내가 할수있는건 없을것 같았다.

더이상 꼴통에게 밥을 사줄수도 없었고

같이
영화를 봐줄수도 없었다.

그리고 꼴통의 성격을 받아줄수도 없었다.

하지만

왜 이제서야 꼴통과 같이한
시간들의 의미가

아련하게 스며드는것일까

솔직히 겁이난다.

생활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꼴통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어떻게 감당할수 있을지

하지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꼴통과 동창의 행복한 관계를 축하해주기로
했다.

왜냐하면.....왜냐하면...



난 뚱뚱하기 때문이다..













3일만에 방밖으로 나온 나를 본 엄마와 아빠는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웃어주셨다.

-그래 그래도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내 가족이 있잖아

하지만
3일동안 흘렸던 수많은 눈물의 의미를 쉽게 지울수는

없을것 같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꼴통에게 더 많이 밥사주고 더
많이 당해줄껄












- ^^

이제는
웃어야지!

울지말고 웃어야지 등치도 큰게 찡그리고 있으면

더 못생겨 보이니까 웃어야지

내일부터는
학원도 잘나가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해야지

- 아 배고파!~~~

^^ 그러고 보니 3일동안 아무것도
안먹었다.

어쩐지 배가 쑥 들어간 이 느낌~

일단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거실에서 엄나가
나를 불렀다.

손님이 왔다는데 누구지?

^^ 날 찾아와줄 사람은 없는데

궁금한 마음에 방문을 열었다.


-으악!

이렇게 소리를 지를뻔했다.

현관문 앞에는 꼴통이 서있었다.

평소에 거지왕초같은
모습과는 달리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이였다.

왠일로 머리까지 감아서 빗질좀 한거 같았다.

꼴통은
머리를 잘 안감는다. 자기는 머리 안감아도

비듬이 안생긴다나 자랑인줄 아는 꼴통!

하지만 왜 꼴통이 하면 다 그렇게
보이는걸까?.ㅡ.ㅡ

난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듯

3일간에 일들을 잊어버렸다.





그래 즐겁게 만나주자.




놀라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나를 쳐다보는 엄마
아빠

뭐라고 설명하지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꼴통이 말했다.

-떡대..아니 학원같이
다니는 친구에요

엄마아빠는 난생첨 찾아오는 나의 손님에 분주하게 움직였고

과일이며 음료수 심지어 아빠는 벌건 대낮에
아끼는 양주까지

꺼내오셨다.

참 주책이시다^^

하지만 꼴통은 더 주책이다.

아빠랑
앉아서 벌건 대낮에 양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ㅡ.ㅡ

역시 꼴통은 어느장소이건 꼴통이였다.

엄마는 백화점 간다고
주책떠는걸 내가 겨우 말렸다.

흠...그런데 꼴통이 왜 찾아왔을까?

궁금해지네 물어볼까?

아니지
아니지 괜히 물어봤다가 또 손해볼라고

하지만 여기가 어딘가

-마이 홈그라운드!

똥개도 지구역에서는
50%로 먹고 들어간다는데

난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어쩐일이야?

한참 양주를 원샷하던
꼴통은 어느세 벌게진 얼굴로 날 쳐다봤다.

-어른이랑 말씀하시는데 나중에 이야기 하자

그리고는 아버님 아버님 하면서
술마시기 시작했다.

우리 아빠는 예의 바르다며 꼴통의 어깨까지 두들겨 주었다.

그러자 엄마는 한술 더 떠서 말했다.


-얘 넌 머리가 그게 뭐니 들어가서 옷갈아입고 머리좀 빗고와

왜 우리가족들마져 꼴통과 한패가 되어야 하는거지?


혹시 꼴통은 숨겨논 자식이 아닐까??? ㅡ.ㅡ













꼴통은 내방 구석구석을 유심히 관찰하는것 같았다.


너무 자세하게 이것저것 보길래 그래도 내방인데

한마디 했다.

-오빠 왜 그렇게 둘러봐


그러자 꼴통의 한마디

-갖고 갈거 있나 해서

ㅡ.ㅡ 나에게 홈그라운드는 없었다.

꼴통은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내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또 한마디 했다.

-침대가 내려 앉았군

그러더니
집에간다며 일어섰다.


갑스런 꼴통의 한마디는 나를 흔들리기게 했다.

애써 참고있던 감정들이 다시 복받쳐
오른다.



그냥 보내면 안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왜 입이 떨어지지 않는거지..



이미 꼴통은 방문을 열고 있는데...

막 방을 나가려던 꼴통이 고개를 돌렸다.

-참!
내일부터는 학원나와라

-.....

바보 왜 웃으면서 씩씩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거야 바보!!!

하지만
난 아무말도 못했다.

결국...

말없이 꼴통의 뒤를 따라 갔다.

하지만 대문까지 나가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차라리 꼴통이 말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근데 너 왜 핸드폰은 꺼논거야?


-어?

그러고보니 핸드폰이 망가진게 이제야 생각이 났다.

망가졌다고 말할려다가 하지 않기로 했다.


근데 꼴통은 왜 전화를 한거지?

...왜 또다시 궁금해 지는거지 다시는 꼴통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않기로 하고선..


-그냥....

꼴통은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갔다.

문득 크리스마스날 새벽이
생각났다.

그날도 꼴통은 저렇게 뒷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날은 참 좋았는데

그런데 오늘은 왜 좋지
않은거지

아마도 이제 꼴통의 뒷모습을 보는게 마지막이여서

겠지 그렇겠지.....마지막 이겠지...


나도 모르게 달려갔다.

-오빠!

너무 큰 내 목소리에 꼴통은 놀란듯 나를 쳐다봤다.

-왜?


갑자기 눈물이 났다.

왜 꼴통의 얼굴을 보면서 눈물이 흐르는걸까

하지만 마지막인데 ...


-어떻게 됐어?

바보!

포기하자고 하고선 행복을 빌어주자고 하고선

왜 그런 질문은
하는거야!

바보같이 마지막까지 비참해 지고 싶은거야!

남자들은 뚱뚱한 여자를 싫어해 날씬하고 이쁜여자만
좋아한다고!!

이 바보야!

난 나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오빠 미안해 잘가


난 너무 창피해서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체

도망치듯 집으로 왔다.







-야!

그때 갑자기 꼴통이 나를 불렀다.

꼴통의 큰 소리에 난
그제서야 다시 정신을 차린것 같았다.

하지만 고개를 돌릴수 없었다.

또 꼴통의 얼굴을 본다면 비참해질것 같았다.


그런 나의 뒷모습에 꼴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질문을 했으면 대답을 들어야지

뚜벅!뚜벅!


꼴통의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점점더 크게 들렸다.

그리고 한순간 더이상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순간 또다시 나의 심장은 소리내어 뛰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꼴통이 심장뛰는 소리를 들으면 어쩌나 하는


바보같은 생각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조렸다.

-예전처럼 지내자








이렇게 말할까? 아니면

-미안하다

라고 말할까....


무슨말을 할까...

이제 더이상 나는 비참해지는것 조차 생각하지 않는것 같았다.

그때 꼴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꺼져

꺼져?

거세게 뛰던 내 심장소리는
그 순간 죽은듯 뛰지 않는것 같았다.

꺼져라니? 나보고 지금 꺼지라고?

내가 지한테 사준 밥값이 얼마고 술값이
얼마인데

이런 나쁜자식 꺼지라고 나쁜놈 해삼 말미잘 멍개 같은 자식!


-오빠 어떻게 이럴수 있어~!


난 나도 모르게 돌아보지 않겠다던 마음도 잊은체

몸을 돌렸다.

그러자 꼴통은 내가 하는말은 듣는것
같지도 않았다.

-꺼져 니 동창이 사귀자고 하길래 이렇게 말했다. 꺼져

-어?

이게 무슨소리야 ???


꼴통이 뭐라고 한거지?

하지만 이미 꼴통은 몸을 돌려 걸어가며 한마디 했다.


-야 떡대! 너
안나와서 나 2틀동안 밥 못먹었다.

내일부터는 꼭 나와





난 꼴통의 뒷모습이 안보일때
까지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러면서 계속 입속에서 우물거렸다.

-꺼져 꺼져 꺼져 꺼져 꺼져 꺼져 꺼져 꺼져!!!!


그래 꼴통이 꺼져라고 대답했다는 말이지

그래 그런거구나

그랬구나

그랬어....





난 이미 더이상 꼴통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에 대고 크게 말했다.


-그래 꼴통!
내일가서 2틀동안 못먹은 밥 다 사줄께!!!!!





난 그제서야 알았다.





뚱뚱해도 되는거였구나

그랬었구나 뚱뚱해도 되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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