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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연재 소설...여자 하면 떠오르는...

박창주 |2006.05.27 21:04
조회 252 |추천 0

[제9회] 바이올렛 스카프의 여자

무려 천 미터의 높이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스키 코스는 압권이었다.
최 의원은 예상외로 능숙하게 설원을 누비고 있었다.
양동오가 잠깐 틈을 준 사이에 까마득히 아래쪽으로 멀어져갔다.
한눈에 봐도 베테랑 급이었다.

양동오가 체중을 실어 급가속 모드로 전환했다.
커다란 사행(蛇行) 궤적의 폭을 줄이고 골반을 빠르게 흔들어 속력을 냈다.

빙하지대의 서늘하고 맑은 공기가 콧날에 부딪혀왔다.
적설(積雪)의 상태가 좋아 속력을 즐기는데 더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그는 돌고래의 유영처럼 빠르게 코스를 가르고 내려갔다.
최 의원의 궤적보다 훨씬 짧고 스마트한 스키 자욱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 상태로 경주를 해도 어디선가 덜미를 잡힐 터였는데 최 의원은 도중에 속력을 줄이고 뒤를 돌아보며 보좌관을 기다렸다.
산허리 하나를 감아 돈 까닭에 뒤처진 양동오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화살처럼 양동오가 튀어나오자 최 의원이 화들짝 놀랐다.
최 의원이 다시 폴대로 부지런히 설원을 찍으며 가속을 시도했으나 순식간에 위치가 역전되고 말았다.

두 사람은 토란잎에 물방울 구르듯 빠른 속도로 4킬로 코스를 주파했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양동오가 결승점을 앞두고 최 의원이 오길 기다렸다가 나란히 골인한 거였다.

“거의 프로 수준이구만!”
“대학 시절에 스키 동아리 활동을 했거든요. 의원님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하하 나도 젊었을 때는 한 가락 했었지.”
“한 번 더 탈까? 다른 코스를 타 보자구.”

헬리콥터 스키는 중독성이 강했다.
이런 천혜의 스키장에 시간을 내 찾아오기도 힘들뿐더러 마운트 쿡의 변화무쌍한 기후를 감안하면 또 이런 화창한 날씨를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오후 내내 두 사람은 세 개의 코스를 누비며 활강을 즐겼다.
끝없는 내리막을 미끄러지고 나서 헬리콥터로 한 순간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아무 곳에서나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가 아니었다.

* * * * *


3박 4일의 빠듯한 일정을 마친 후 최 의원은 크라이스트처치 발 오클랜드 행 항공편으로 남 섬을 떠났다.
양동오는 의원을 배웅하고 택시를 이용해 중심가로 돌아왔다.

원래 그림자처럼 최 의원을 수행해야 했으나 모종의 특명이 떨어져 현지에 하루 더 체류하기로 했다.
마운트 쿸 스키 코스의 내기를 통해서 특별휴가와 특별임무를 가르기로 했는데 어정쩡하게 비겨버린 까닭에 두 가지 조건을 묶어 받게 된 거였다.

옥스퍼드 거리에서 내린 그는 가이드 맵을 살피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영국 풍의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거리였다.

아직도 그는 특별임무가 무엇인지 감을 잡지 못한 상태였다.
일단 최 의원이 귀띔해 준 사람을 만나야 했다.
접선장소는 옥스퍼드 거리 끝자락에 있는 다리였다.

브리지 오브 리멤버런스(추억의 다리).
1차 세계대전 때 뉴질랜드 병사들이 이 다리를 건너 참전했는데 나중에 돌아올 때의 관문도 바로 이 다리였다.

전쟁에서 산화한 병사들은 다리를 밟지 못했고 살아서 돌아온 병사들은 기쁨을 만끽했다는 유서 깊은 명소였다.

양동오는 다리를 밟자마자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여자를 발견했다.
보랏빛 스카프를 맨 생머리의 아가씨였다.

“다리에 서 있으면 보랏빛 스카프를 두른 미녀가 자네를 찾아올 거야. 그녀를 따라가면 돼.”

최 의원이 내린 특명은 그게 전부였다.
마치 무슨 첩보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접선이었다.
그녀가 미처 다가오기 전에 그는 손을 들었다.
뻔히 아는데 시치미 뚝 떼고 그녀의 처분을 기다리기가 어색했다.

“양동오 선생님?”
“네,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를 따라 오시죠.”

그녀는 그를 다리 너머로 안내했다.
길 가장자리에 빨간색 폭스바겐 뉴 비틀이 세워져있었다.

“타시죠. 캐시미어 힐로 모실 거예요.”

그녀가 행선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었다.
초행길의 양동오가 지명에 관해 알 리 없었다.

영국 식 교통체계를 받아들인 뉴질랜드의 운전방식은 한국과 정반대였다.
핸들이 오른 쪽에 위치하고 주행방향도 좌측통행이라 헷갈렸다.
그러나 그녀는 아주 부드럽게 폭스바겐을 다루고 있었다.

양동오는 바깥 풍경과 함께 그녀의 프로필을 가늠했다.
시원스런 윤곽에 도톰한 입술이 매력적인 마스크였다.

문득 자유로의 새벽 드라이브가 연상됐다.
이 계절에 무슨 여복이 터졌는지 정체불명의 미녀들과 이렇게 연거푸 드라이브를 하는 것일까?

의원의 특명을 수행하는 중이었기에 긴장의 시위를 풀진 않았지만 자유로의 감미로운 기억이 자꾸 엄습하면서 또 다른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혹시 이 여자가 그 날 카지노에서 보았던 인물인가?
그는 기억을 더듬어 인상착의를 대조하고 있었다.

카지노의 여자를 자세히 보진 않았으나 헤어스타일이 약간 달라 보였다.
이 여자는 생머리였고 카지노의 여자는 부드러운 웨이브의 파마 기운이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아아, 어지럽다.
그녀는 누구이며 이 여자는 또 누구란 말인가?

..................................( 계 속 )...........................................

 

스포츠 토토 홈피 가보니깐 김종서씨의 연재 소설이 있더군효~♡

 

헐~ 곽백수 카툰도 작살이던데~~ ㅋㅋ

 

월드컵 특수라고... 토토에 재밌는거 완죤 많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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