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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女戀愛白書 [남여연애백서] -06

양윤정 |2006.05.27 23:01
조회 799 |추천 1

 

“술마시고 난 다음날엔 늘 후회를 하더라구요. 내가 전날 무슨 실수를 저지른건 아닌가하고…. 아무생각이 안 나서 답답해서 미칠지경이예요, 필름이 끊겼으니까. 머리도 아프고, 속은 울렁거리고, 기억은 안나서 답답하고, 쪽팔리고…. 그리고 다짐하죠. 다시는 술 안마시겠다고….”

“그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서 문제지..”

“나 말 아직 안 끝났거든요? 왜 자꾸 끼어들어요? 사람 말하는데!””

“인생 한풀이 그만 좀 해요. 진짜 재미없네. 이 여자.”

 

 

기껏 분위기를 잡고 있는데 아까부터 토를 달고 있는 이정후가 못내 못마땅한지 여진이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탕탕 쳤다.

“자꾸 잡음 넣을거에요? 딴소리 하지 말고 내말 들으라니까요, 내 말을. 나 지금 무지 심각하다구요.”

“아니, 내 입가지고 내가 말하는데 뭔 상관이래? 술 사주는것도 아니면서. 우리 더치패이하기로 했거든요? 나도 얘기할 권리 있다구. 꼭 지가 사는 것 처럼 지 혼자 다 말하고, 술도 다 마셔버리고.. 내가 뭐 서여진씨 한풀이 들으러 온지 아나? 나도 나름대로 생각할게 있다구요. 그러니까 술 마시려면 조용히 마시라구요.”


벌써 2시간째 재미없는 연애상담을 하고 있는 여진 때문에 귀가 먹먹할 정도다. 딱 한번봤을뿐인데 벌써 백진우 그 남자의 취미며, 버릇, 기타 등등해서 그의 신상명세서까지 정후가 다 꿰고 있을정도다. 그정도로 여진은 2시간째 백진우와의 사랑과 추억을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대고 있었다. 뭐가 아쉬워서 아까운 시간을 여진과 허비하고 있는지 정후는 모르겠다. 2시간째 했던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 저여자의 비위를 왜 맞춰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모르겠다.. 아니, 정후는 알고 있다. 왜 재미없는 연애상담을 들어주고 있는지를.

미안함? 죄책감? 그렇다. 서여진에게 미안했고, 죄책감이 들어서다.

이여자,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너의 남자를 꼬득인 불여시가 과거에 이정후가 만나던 여자라는걸. 죽이네 살리네, 머리털을 죄다 뽑아버리겠네, 두사람을 부셔버리겠다고 여진이 망언을 퍼부었던 상대가 과거에 이정후가 사랑했던 여자였다는걸 여진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이기적인 마음인지는 모르지만, 정후는 끝까지 서여진이 그 사실을 모르길 바랬다. 이여자 성격에 그 사실을 안다면…. 꼬랑지 백개 달린 백여시가 이정후가 만났던 여자라는걸 안다면….혹은, 꼬랑지 백개 달린 여자가 아직도 이정후를 가슴 한구석에 묻어놓고 있다는걸 안다면….더 나아가 어쩌면, 백진우는 이정후를 잊기 위해서 만나는 남자라는걸 알아버린다면 이여자는 개거품을 물고 정인이를 뜯어놓을것이다. 아니, 이정후 역시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것이다.그것도 아니라면, 모든 인생을 포기한 이여자 다시 한강대교로 가서 죽네사네 깽판칠것이 분명하다.

최정인- 이정후가 2년을 만났던 여자다.

잘살고 있을거라, 나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는 남자한테 간다고 하길래 잘 살고 있겠거니 했다. 어차피 안될인연이었다. 정인이도, 정후도 2년을 만나면서 행복하지 않았다. 불현듯 떠오르는 그때의 악몽들이 되살아나 정후도, 정인도 행복하게 웃고 있는다고는 하지만, 정작 행복할수는 없었다. 조금씩 틈이 생겼고, 조금씩 변해가는 두사람은 그 인연을 이어가기 힘들어했다. 결국, 그녀가 먼저 이별을 고했고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다.

다시 만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그녀, 최정인을….

내 남자 꼬득인 불여시의 머리털을 죄다 뽑아버리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서여진을 말리면서도 정후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정인이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미소가 예쁜 여자가 자신때문에 잃어버린 그 미소를 되찾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자, 여진이 나서서 그녀의 행복을망가트리게 내버려둘수는 없었다.

여진에겐 미안하지만 백진우 그 남자도, 정인이도 제짝을 만난양 행복해 보인다. 이미, 백진우의 눈과 마음에선 서여진이라는 여자는 사라진지 오래다. 서여진은 그 행복에 끼어들면 안되는 제 3자가 되었다. 물론, 이정후도 마찬가지였다. 네 사람 모두, 마주쳐서는 안될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일이 꼬였는지 하필이면 정인과 마주쳤고, 3초간 그녀의 눈빛을 보는 순간, 정후는 흔들렸다. 행복하게 웃고 있던 정인이의 눈이 정후를 바라볼때는 몹시도 어두웠기 때문이다.

보석같이 빛나던 정인이의 눈에 금새 눈물이 고였고, 만약 정후가 그자리를 피하지 않았다면, 정인은 분명 정후를 붙잡았을것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그녀의 입에서 정후의 이름이 나올뻔했다. 그래서 피했다. 정인이 붙잡기전에...

그러고나자, 또다른 여자가 울고 있다. 서여진, 그녀가 울고 있다. 아무 상관없는 여자였다. 두세번 만난게 다였다. 나이도 모른다. 아는거라곤 남자한테 차여서 청승떨고 다니는 못난여자 정도? 그런데 울고 있는 그녀를, 원망섞인 말로 악다구니를 써대는 서여진을 모르는척할수 없었다. 죄책감이 들어서, 괜히 모든 잘못이 정후 자신에게 있는거 같아서 외면할 수 없었다. 이별증후군때문에 멀미약을 먹겠다고 약국을 찾아 들어갈때도, 광장에서 1시간째 멍하니 앉아있을때도 정후는 여진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미안했으니까.. 그녀의 행복을 빼앗은 원인제공자가 어쩌면 이정후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만약, 정인이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잡아달라고 했을때 잡아줬더라면... 그랬더라면 지금 눈앞에 앉아 있는 이여자, 사랑을 잃고 방황하지 않았을텐데.. 고작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버림 받지 않았을텐데.

보기 안쓰러울정도로 이별후 힘들어하는 서여진의 아픔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정후는 잠시동안 자신의 과거를 후회해보았다.


“난 말이에요, 이정후씨. 다시는 사람 믿지 않을거에요. 믿는 도끼 발등 찍히는거, 그거 무지 아프더라구요. 근데 발등이 찍혔는데 왜 가슴이 아플까? 그것 참 희한한 일일세….”

“적당히좀 마시지 그래요. 벌써 4병째네.”

“안취해요.”

“취했거든요.”

“그럼 취하게 냅둬요. 내일 속이 쓰려 죽는다고 해도, 난 오늘 여기 있는 술 다 먹고 갈테니까. 그래야지 며칠간은 술생각 안할테니까..”

“누가말려~”

“이정후씨, 누가 그러데요? 사랑에 있어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라고....나는 과거에 백진우랑 나랑 똑같이 50대 50으로 사랑한지 알았거든요. 근데 아닌가봐요. 내 사랑이 더 컸나봐요. 이렇게 마음을 못잡는거 보면...”

“......”

“오늘까지만 아프고,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거에요. 가끔, 아주 가끔씩 백진우 때문에 힘든 날이 있을테지만, 이정후씨 말대로 잘 살고 있는 모습으로 복수할래요. 그렇게 되면… 까짓것 내사랑도 조금씩 줄어들겠죠,뭐”

씩씩하게 말하는 여진은 또한잔의 소주를 비워냈다.


소주병이 세병에서 네병으로 늘어갈무렵쯤, 정후와 여진은 포장마차를 나왔다. 오고가는 술잔속에서 싹트는 우정이랄까? 처음만났을때보다는 한층 가까워졌는지 나란히 걷고 있는 두사람이다.

문득, 여진이 깜깜한 하늘을 올려다 보다 입이 함박 벌어졌다. 네온사인이 땅을 밝히고 있다면 하늘은 수십개의 별들이 밝히고 있었다.

“별이 참 이쁘다.”

여진의 감탄사에 정후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서울하늘에 별뜨는거 보기 어려운데 오늘은 많이도 떴네.”

“서울하늘에도 가끔은 별 떠요. 이정후씨가 못봐서 그렇지.”

“하늘 쳐다볼 시간이 있나?”

“하여간 감정이 메말랐어. 바쁘다는 핑계는 대지 마요. 그건 어디까지나 핑계니까.아무리 바빠도 창문 열고 하늘 쳐다볼 시간은 있으니까.”


정후를 가늘게 흘겨보던 여진이 또다시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본다. 정후의 말대로 서울하늘에서 별뜨는거 보는건 하늘의 별따기인데 오늘은 북두칠성까지 다 보이는게 운이 좋은 날이다.

바람 한점 안부는 따뜻한 새벽이다. 복잡하기만 하던 시내가 조용히 잠든 고요한 새벽이다. 그리고, 한쪽 마음은 시려 이 적막한 새벽이 싫었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새벽이다.

여진은 고개를 돌려, 하늘을 쳐다보며 걷는 정후의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그러다 문득, 이정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고요하고, 적막하고, 아름다운 새벽은 이상하게 사람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마울건 없다. 왜냐하면, 더치패이 하기로 했던 술자리에서 여진이 돈을 만원 더 냈기때문이다. 왜 내가 만원을 더 내냐고 따졌더니 이정후는 그리 말했다. 나는 꼼장어 손에 대지도 않았다고....정말이지 얼척없는 남자다. 정말이지 오만방자한 남자다. 하지만 미웠던 마음은 잠시, 별이 가득한 새벽의 공기를 마시자 심경에 변화가 왔고, 오만방자하고 얼척없는 남자가 순간적으로 한없이 고마워지기시작했다. 먼저 가지 않고 끝까지 함께 있어준것도 고마웠고, 재미없고 유치한 연애상담 들어줘서 고마웠고, 또... 두 년놈들 머리털을 죄다 뽑아놓는다고 난동을 부릴때 말려준것도 고마웠다. 지나고 나니 고마운거 투성이다.


“저기 이정후씨..”

“왜요?”

“저기 말이에요.”


말하기 곤란한거라도 있는지 여진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고 버벅댔다. 고맙다는그말 한마디 하는게 왜 이렇게 쑥스러운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 이정후씨 없었으면 또 술 진탕 먹고 한강대교 찾아갈뻔했다는 농담도 부끄러워서 못하겠다. 여진은 이마를 쓸어내리며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오늘 정말 고마워요” 그 말이 목구멍속에서만 맴돌뿐 끄집어 내려고 해도 당체 나오지가 않는다. 그래서 다 말라서 없는 마른침만 꼴깍꼴깍 삼키고 있다.

“불러놓고 왜 암말도 안할까?”

“내가...있잖아요...”

“있잖아요 뭐?”

여진도 답답하지만, 여진의 말을 듣고 있는 정후또한 답답하기는 매 한가지다. 이여자, 무슨말을 하려고 하길래 이리도 뜸을 들이고 있는지.. 설마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건 아닐까. 에이, 설마. 이 여자가?

“이정후씨한테 고.....고....”

역시나,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정후는 피식 웃고 만다. 그말을 못해서 이리도 뜸을 들이는건가? 아이고 이, 답답스러운 여자야..

여진의 마음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정후는 시치미를 땠다.

“할말있으면 해봐요”

“..... 이정후씨.. 그러니까..오늘...하아- 내가 있잖아요.”

“있잖아요,뭐요? 나 여기있고, 서여진씨 거기 있어요. 그러니까 있잖아요는 그만 찾고 말을 해봐요. 말을..”

“아니, 왜 화를 내요?”

“내가 언제 화를 냈어요? 답답해서 그런거지.”

“됐어요. 말을 맙시다.”

고마운 마음도 아주 잠시다. 북두칠성까지 보이는 새벽의 낭만에 취해 잠시 정신이 나갔던 모양이다. 이남자에게 고맙다고 말하려고 했다니.


“답답하다 진짜! “이정후씨한테 오늘 정말 고마웠다” 이말하기가 그렇게 힘든가?”

그말이 끝나는 동시 움찔한 여진의 얼굴이 화끈달아올랐다. 그러자, 정후가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스레 여진의 옆구리를 푹푹 찌른다.

“진작 알아봤지만 진짜로 소심하다. 혹시, AB형?”

“아, 아닌데..”

“그럼?”

“B형....”

“이상하네. 싸이코틱한게 딱 AB형인데.”

“싸,..싸이코? 지금 나더라 싸이코?”

콧바람을 쌩쌩불며 여진은 눈을 치켜떴다.

“혈액형가지고 사람 판단하면 안되는데, 그거 은근히 맞거든. 서여진씨보면 딱 AB형인데..”

“그래요? 그러는 이정후씨는 B형인가보네?”

“어? 어떻게 알았지?”

“이기적이고, 배려심없고, 게으르고, 바람둥이에, 싸가지는 바가지에, 여자위할줄 모르고, 오지랖은 세계에서 따라올자 없고...”

정후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가자, 여진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아~ 또 있구나. B형 남자가 좀 변태스럽다죠?”

“서여진씨가 모르나 본데, 혈액형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거든... 네가지 피로 어떻게 사천만 사람들을 판단해? 안그래?”

“아~ 그러세요? 근데, 그거 은근히 맞거든요. 특히 비형남자는!!!”

비형남자에 강조를주며 한방맞은것처럼 얼빵해져있는 정후를 보며 여진은 고소해했다.그러나, 얼빵한 정후의 얼굴이 삽시간에 변하더니 여진울 가소롭게 쳐다본다.

“서여진씨가 비형 욕할 입장은 안되는거 같은데..”

“왜요?”

“비형이라면서.”

아뿔싸! 잊고 있었다. 여진 자신도 비형이라는걸..

“비, 비형여자는 매력있어요.”

“누가 그런 근거 없는말을..”

“책에 나왔어요. ‘혈액형 그것이 알고싶다’ 23페이지 셋째줄에!”

“혹시 ‘혈액형 그것이 알고싶다’ 23페이지 넷째줄에 그말은 없나?”

“뭐요?”

“비형여자는 재수없다”

“뭐, 뭐라고요?”

상황은 금새 역전되었다. 정후에게 한방맞은 여진의 눈썹과 입술이 사정없이 구겨진다. 적수를 만난것이다. 얼척없고, 오만방자한 적수를...

신경질을 부리듯 핸드백을 어깨에 올려맨 여진이 정후를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정후가 뒤따라온다.

“또 삐졌어요? 우리, 같은 비형끼리 이러지 맙시다. 요즘 영화다 책에 비형을 비하하는 내용들이 많은데, 그게 맞은말은 아니거든. 장삿속이야.장삿속. 비형이 얼마나 좋은 핀데. 뒤끝없고, 기죽지 않고 항상 당당하고, 한번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포기 안하고.. 왜 그리들 비형을 비하하는지.. 안그래요? 비형만큼 끝내주는 혈액형 없거든.. ”

병주고 약준다.

여진은 끝까지 정후의 말을 무시하고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고 속으로 또다시 다짐한다.

내 다시는 이남자를 상종을 하면 성을 갈겠노라고...



******




며칠간 안써지는 시놉을 쓰느랴 오늘도 밤샘작업을 한 여진은 쾡한 눈을 문지르며 여진은 거실로 나왔다.

“건 또 언제 샀냐?”

“며칠됐어.”

종아리살이 쪘다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11만원짜리 세븐라이너의 설명서를 보고 있던 여은이 스위치 전원을 키자 요란한 진동소리와 함께 신기하게도 여은이의 살찐 두 종아리살이 진동과 함께 출렁거린다.

“효과는?”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 마신 여진이 궁금한듯 여은이에게 물었다.

“방금 시작했거든? 근데, 쓴 사람들은 괜찮데.”

“참 돈 많다. 역시 돈 버는 사람은 달라.”

“다리살 빼는덴 이게 와따래. 모델 김수연 알지? 걔 다리가 이걸로 만들어진거라잖아. 모르긴 몰라도, 한 3달만 주기적으로 해주면 다리 모델 해도 될껄?”

“퍽이나. 한 일주일 뻔질나게 쓰고 또 장농위에 올려놓고 썩히려고? 너 저번에 산 족욕기, 그건 쓰긴 하냐?”

“그건, 겨울용이구. 지금은 더워서 못해.”

요근래 인터넷쇼핑에 빠져있는 여은은 닥치는대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뭐, 자금 여유가 되니까 쇼핑을 한다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다.

옷이며 화장품 거기다 별 필요없는 ‘물품까지 사다들여서 여진을 귀찮게 한다. 물론, 여은이 쇼핑을 해서 예쁜 옷을 사들이면 여진 역시 좋지만, 이건 시도때도 없이 초인종을 눌러대는 택배직원들 때문에 밤샘작업하고 낮에 잠깐 눈좀 부치고 있는 여진을 깨워댄다.

“너 이번달 카드값 칠십만원 나왔더라.”

“그래?”

별 반응없는 여은의 말투에 여진은 괜히 빈정이 상한다. 칠십만원이 뉘집 똥개이름도 아니건만 너무나 태만한 여은은 칠십만원이라는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 맛사지 하는데만 열중하고 있다. 누군 돈 만원에도 벌벌 떠는데, 누군 카드값 칠십만원이 나왔는데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니...

여진은 괜시리 쓴 입맛만 다신다.

“좀 아껴써라.”

“댁이나 잘하세요. 언니야는 언제까지 놀고먹을 참인데?”

“나 안놀고 먹거든? 재택근무 몰라?”

“달숙언니는 벌써 미니시리즈 쓴다는데 언니는 아직 소식 없어?”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무소식이나 있기는해?”

“나쁜년.”

“소질은 있어?”

“맛사지나 하시죠.”

여은의 등뒤로 주먹을 내보이며 여진은 하나 있는 핏줄 동생이 꼴보기도 싫어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소질 없으면 빨리 때려치는게 좋지 않아?”

“미안하지만, 이 언니는 글쓰는거 빼곤 할줄아는게 없거든.”

“자랑이다.”

말하는거 하나하나가 어찌나 얄미운지, 꼭 누구같다.

여진은 쎄븐라이너에 두 종아리를 맡기며, 곧 모델 김소연처럼 쭉뻗은 각선미를 상상하고 있는 여은이의 굵은 발목을 보다가 쿡 웃어버렸다.

“참, 코끼리 발목이 그거 한다고 사슴 발목 되는건 아니란다.”

악담을 퍼붓고 난뒤 방으로 들어온 여진은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눈이 스르륵 감기는게 졸음이 밀려온다. 며칠째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해가 뜨기만 하면 눈이 절로 감긴다. 황금같은 주말이고, 창밖의 날씨가 기가막히게 좋은데도 여진은 커튼을 치고 캄캄한 방안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익숙한 핸드폰 벨소리가 여진의 단잠을 방해한다. 전화벨소리가 귀찮은지 배게로 귀를 틀어막은 여진은 조금씩 선명하게 들리우는 핸드폰 벨소리에 슬슬 열이 치받았다. 지금이 몇신데 전화질인지, 전화 예절도 모르는 인간이 누군인지 한마디 퍼부어줄 심산으로 핸드폰을 찾아들었다.


“여보세요.”

“날도 화창한데 뭐해요?”

약간의 신경질이 묻어있는 여진의 목소리에도 절대 기죽지 않는 상대방의 명랑쾌할한 목소리. 남자다.

“누구세요?”

“내 번호 저장도 안한 모양이네.”

“누군지 모르지만, 전 지금 취침중이거든요.”

“쯔쯧, 이 화창한 날에 데이트 약속 하나 없나보네.”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구나라는 생각이 스쳐가는 동시 여진의 두눈이 번쩍 뜨었다.

이건 필시, 오만방자하고 얼척없는 이정후의 목소리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 지금 취침중이거든요. 용건없음 끊을게요.”

이정후와 상종을 하면 성을 갈겠다고 한게 일주일전의 얘기다.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도, 상종도 안하고 싶은데, 잊을까 싶으면 전화를 하는 이남자와 도대체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는것인가.

“나와요.”

“왜요?”

“보아하니, 심심해서 방바닥이나 긁고 있는거 같은데.그러지 말고 나와서 맑은 공기도 쐬고 그래요. 여자들 축처진 콩나물대가리마냥 집에만 있으면 얼굴에 기미 생겨요. 전에 보니까 다크써클이 턱밑까지 내려왔던데. 그게다 어두침침한 방안에만 있어서 그런거래요.사람도 식물처럼 광합성도 받아야…”

“남이사 콩나물 대가리마냥 축처지든지 말던지, 다크써클이 턱밑까지 내려오던지 말던지 신경쓰지 마시죠, 이정후씨.”

“나야 신경안쓰죠, 내가 뭐 댁한테 신경쓸게 있다고. 다만, 사람들이…서여진씨가 딱해서.”

“용건 없으면 끊을께요.”

여진이 통화종료버튼을 누르려고할때, 정후가 다급하게 여진을 부른다. 핸드폰이 이정후의 얼굴이라도 되는냥 주먹을 내보이며 여진은 다시 전화를 귀에 댔다.

“왜요, 또”

“줄게 있는데...”

“안줘도 돼요.”

“뭐 줄진 안궁금한가보네.”

“안궁금해요.”

“서여진씨 눈이 개구리 눈알이 될만한건데도?”

“뭔데 그래요. 빨리 말하고 끊어요. 나 지금 취침중이라구요.”

“오늘 우리집 대청소를 했거든요.”

“니네집 대청소한거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

이번엔 배게가 정후의 머리털이라도 되는냥 집어뜯었다. 지네집 대청소한거까지 보고를 하다니.정말 얼척없는 남자다.

“그러다가 아버지 서재에서 기가막힌걸 발견했는데. 울 아버지가 파란만장했던 시절에 쓴 “인생은아름다워“대본이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다 있는거야. 물어보니까 폐기처분 한다는데 생각있음 가져가라구.”

“네? 지, 지금 ‘인, 인생은 아름다워’ 라구요?”

용수철 튕기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여진이 외쳤다.

“인생은 아름다워“ 대본은 여진이 기필코 손에 넣고 싶었던 이선복작가의 대본중의 하나였다. 비디오로 녹화해두고 대본을 필사해 보관까지 해둘정도로 여진에겐 각별한 드라마였는데 그걸 주겠단다. 15년전 여진의 작은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드라마 대본을 주겠다는 정후의 말에 여진의 가슴은 12살되던 그때 그시절마냥 걷잡을수 없도록 뛰기 시작했다. 이정후와 상종을 하면 성을 갈겠다고 다짐했는데 김여진이 됐던 이여진이 됐던 지금은 성을 바꿔서라도 “인생은아름다워”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어디서 만날까요?”

“광화문 쪽 청계광장에서 만나죠.”

“청계천이요? 그냥 다른데서 만나죠.”

“나 지금 청계천나와있단말이에요.”

“다른데서 만나요. 거기 싫어요.”

“싫음 말고.. 그냥 폐기처분해야겠네.”


강자는 강하고, 약자는 약하다. 그깟 대본 하나때문에 지금 여진은 그의 앞에 굽실대야만 한다. 그런거보면 사람이란 참으로 간사하고 야비한 동물같다. 그깟 대본에 성까지 팔아먹고, 그깟 대본에 백진우와 뻔질나게 다녀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던 청계천에 또 가야한다니.

광화문으로 향하는 내내 여진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면 자학했다. 하지만 그만큼 갖고 싶은 진귀한 대본이다. 이선복 작가가쓴 대본은 모조리다 소장하고 싶었으니까. 운좋게도 그분 아들을 만나 “다시사랑하리” 2회 대본을 받았고, 이번엔’인생은아름다워’ 1회부터 30회까지 대본을 공짜로 준다는데 어찌 눈이 안뒤집히겠는가. 역시 빽이좋은가보다.

간사하고 야비하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여진은 당분간은 이정후를 어르고 달래서라도 그분의 대본을 얻어낼참이다.


주말이라 청계광장은 봄나들이 나온 가족들과 연인들로 붐비었다. 춥디추웠던 청계천도 완연한 봄으로 새 단장하였다. 겨울 내 얼어있던 청계천에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꽃향기를 뿜어내는 연분홍 진달래와, 노오란 개나리가 봄이 왔음을 알려주었고, 이제 막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하는 산수유가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에게 봄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 도로를 가득매운 자동차들의 시끄러운 소음도, 이곳에 오면 또르륵 물 흐르는 소리에 묻히게 되고, 봄옷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의 패션을 보고 있자면 화사한 봄의 정취를 흠뻑 맛 볼 수 있었다. 이곳이야말로 도심 속의 안식처, 바로 지상낙원이다.

재미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른 여인들의 사랑의 속삭임, 시원한 폭포소리가 여진에게도 전염이 되었는지 이정후를 찾아야 되는 것도 잠시 잊은채 물길을 따라 핀 꽃들을 바라본다. 이름도 모르는 예쁜 꽃들이 탁한 매연에 찌들어 있던 여진에게 자연의 향기를 느끼게해 준다. 크게 숨을 마시자 봄이 콧속으로 들어와 가슴속까지 퍼진다. 기분이 좋아진다.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진우와의 추억이 있는 장소라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겠다고 선언 했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60m나 되는 청계천을 축소해둔 미니어처도, 보기만해도 가슴까지 시원한 분수와 폭포는 그때 그대로 였다. 계절만 바뀌었을 뿐 청계천은 그대로였다.

한참을 그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던 여진은 지나가던 꼬마아이와 몸이 부딪히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제야 이정후가 떠올랐다. 이정후와 약속이 있었다는 걸 잠시 동안 잊고 있었다.

“어머 내정신봐..”

급히 이정후를 찾기 시작했다. 수 많은 인파중에 정후를 어찌 찾을까 싶었는데, 예상외로 이정후는 쉽게 눈에 띄었다. 멀리서봐도 이정후는 딱 봐도 알아볼수 있을 것이다. 달리 연예인이 된다고 나대는 사람이 아니다. 진청바지에 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분홍색 가디건을 간지나게 차려입은 이정후의 뒤태는 남자친구가 빤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눈길이 자연스레 갈 정도로 환상적이다. 얼굴만 바람직하게 생긴 게 아니라 몸뚱아리 또한 착실하게 잘 빠졌으니 어느여자가 힐끗거리지 않겠는가. 물론 여진, 본인은 인정하기 싫은 부분이지만.

“이 정후씨.”

헛기침을 하고 쭈뼛쭈뼛 다가간 여진이 정후를 부른다. 그러자, 정후가 돌아봤고, 뒷모습은 완연한 봄을 맞이한 사람이 얼굴은 뜨거운 태양에 찜질이라도 한사람마냥 달아올라서는 한껏 타박을 준다.

“지금이 몇신데.. 우리 3시까지 약속 아니었나?”

“미안해요. 오다가 구경하느라고..”

“한두살 먹은 얘도 아니고, 약속시간도 잊고 구경을 해요? 쯔쯧, 한심스럽다. 한심스러워.”

이럴줄 알았다. 이정후가 곱게 넘어갈리 없다. 만나자마자 여지없이 딴지를거는 이정후때문에 좋았던 기분이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한다.

“선보러가요?”

“아니요.”

노골적인 정후의 시선이 치마를 입은 여진의 두 종아리로 향하자 여진이 두 종아리를 어떻게서라도 숨기기 위해 비비 꼬았다.

“그렇게 한다고 코끼리 다리가 안보이나?”

제기랄. 오늘부터 여은이가 산 세븐라이너로 두 종아리를 빡빡 문질러야겠다.

“대본은요?”

“전에도 말해주고 싶었는데 입지마요, 치마는... 안 어울려.”

“대본이요. 대본 어딨어요?”

“날씨 진짜 죽음이다.”

동문서답하는 정후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심호흡을 했다.

“몇번을 말해요, 대본 달라구요. 대본”

“뭐가 그리 급해요? 어련히 알아서 줄까봐.”

“시간없으니까 빨리 줘요.”

“진짜 선보러 가나보네. 백수가 시간 없다고 하는거보니까.”

약속도 없이 며칠을 집안에만 처박혀 있어서 그런지 오늘같이 화창한 주말에 꽃 단장이라는걸 하고 싶어서 나름대로 얼굴에 분칠을 하고 입술에 분홍색 립스틱도 발라주었다. 목늘어난 티에 무릎이 툭 튀어나온 추리닝 바지대신 팔랑거리는 치마를 입고 나온것이 화근인가보다. 결단코 이정후에게 잘보이기위해서가 아닌 서여진도 봄바람이라는게 나서 그런것이다 .봄이되면 여자는 자연적으로 누구나 다 그런다. 화사해지고 싶고, 예뻐보이고 싶다.

그런데 그런 여자의 여심(女心)이 이정후에게 약점으로 작용될 줄이야.


“봄바람이 여러사람 잡네, 잡아~”


혈압에 굵은 곡선이 생긴다. 가뜩이나 보기 싫은 사람, 큰맘먹고 만나줬더니 이젠 염장을 질러댄다. 그깟 대본이 무어라고, 성까지 팔겠다고 했는지 여진은 뼈저리게 후회한다.


“솔직히 말해봐요. 나한테 잘보이고 싶어서 차려입고 나온 거죠?”

“미쳤어요?”

여진이 침을 튀기며 흥분해서 소리쳤다.

“귀청떨어지겠네. 뭔 여자가 목청이 그리도 커요?”

“대본이나 줘요. 언능”

여진이 삐딱하게 서서 손을 펼쳤다.

“지금 없어요.”

“없다뇨?”

“무거워서 두고 왔어요.”

“뭐라구요?”

“이따 줄게요.”

“지금 나랑 장난하는거에요?”

“아니요.”

“그럼, 사람 불러놓고 지금 뭐하는거에요?”

“줄테니까 걱정 말아요. 어디다가 보관해놨어요. 종이가 은근히 무겁더라구.”

“그럼 빨리 찾으러 가요”

“뭐가 그리 급하데.. 여기까지 와놓고.”

“이사람이 정말...”

“뭐해줄거에요?”

“뭘해주다뇨?”

“한국 속담 몰라요? 가는게 있음 오는게 있다.”

“그래서요?”

“가는게 있음 오는게 있는법! 난 서여진씨가 그렇게나 갖고 싶었던 대본을 줬는데, 서여진씨는 나한테 뭘 줄거냐구요, 내 말은. 많은 건 안 바랄게요. 정 줄게 없음 몸으로 때우던가.”


수작이다. 이건 필시 수작이다. 이남자, 잘난 얼굴하나 믿고 순진한 여성만 골라서 온간 감언이설을 퍼붓고 등꼴을 빼먹으려는 남자 꽃뱀이다.

처음부터 범상치가 않았었다. 그래 그랬다. 우연치고는 너무 잦은 우연이었다. 서울 인구가 몇인데 한번도 아니고 세번씩이나 만났고, 만나서 술까지 마시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오늘도 그렇다.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줄게 있다고 불러내서는 자꾸 다른 소리만 해댄다.

이남자, 나를 타켓 삼은 것이다 .순진한 날 꼬득여서 한탕해먹으려는 수작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방실방실 웃고 있는 정후의 살인미소가 진저리쳐질만큼 소름끼친다.

“저, 갈, 갈래요.”

여진이 그의 얼굴은 보지도 않은 채 돌아섰다.

“어딜가요?”

그러자, 정후가 여진의 팔을 잽싸게 붙잡았다.

“어머어머. 어딜만져. 이 꽃뱀새끼야.”

놀란 여진이 정후의 팔을 뿌리치며 순간적으로 뺨을 휘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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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오네요.

비내리는 날을 무지 싫어하는데, 오늘 내리는 비는 시원해서

이상스럽게 기분이 좋아지네요..^^

내일 낮까지 비온다고 하던데, 주말에 나가실분들, 우산 꼬옥 챙겨가세요.

 

이별 해보셨어요?

사랑할때는, 세상이 참 아름다워 보이는데

이별을 하면 마음이 참 아파요.

저도 이별을 해본 입장이기에 여진이의 지금 마음이 참 와닿아요

이별은, 사람을 참 궁상스럽게 만들고, 청승맞게 만들어버려요.ㅠ_ㅠ

이별은, 한숨만 나오게 하고, 눈물만 나오게 하고, 일상생활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려요.

그래도, 시간이 약이니까 조금씩 잊게 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이별을 안겨주었던 남자보다 몇배는 멋진 남자가 쨘~ 하고 나타나면

금상첨화겠죠??ㅋㅋㅋㅋ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료해라라는 말이 있듯이

이별을 경험해본 모든 사람들, 여진쓰처럼 이겨내시길 바래요..^^

이별,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또다른 사랑이 찾아오는 하나의 출입문에

불과하니까........

 

비가오니까 낭만에 젖어보았습니다~~~~

아~ 옛날에 날 차버리고 간놈은 잘 살고 있을려나~~~^^

 

꼬리말, 달아주신 분들 감사감사~

앞으로도 꼬리말 많이 달아주세요.

전 꼬리말로 먹고 산답니다..^^

 

참. 세븐라이너 에피소드는 저와 제 동생에 관한 이야기 랍니다.

제 동생이 어느날, 세븐라이너를 인터넷 주문했더라구요.

코끼리 다리를 사슴다리고 만든다고 지금도 열씨미 하고 있답니다.

소설 내용, 종종 제가 겪은 내용들이 많아요.^^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에피소드가 재밌잖아요...ㅋㅋㅋㅋ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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