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소녀 06.
내가 생각했던건 이게 아닌데..
뭐가 이리 복잡하단 말인가?
그냥 함께 있는게 즐겁고, 안 보이면 보고 싶고
그런게 사랑인 줄로만 알았는데..
왜..
그게 나 혼자만인거지?
왜.. 나 혼자만 즐겁고 보고싶고.. 그런거냐고..
후..
그냥.. 고백 해버릴까?
진짜?..
그런데...
정말.. 고백한 뒤에.. 친구사이마저 멀어질까봐..
그게 두려워서.
또는..
그냥 지금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고백하지 안한거였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점점더 그립다.
곁에 있는데도.... 그립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다.
..곁에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자 했는데..
.. 점점 더 힘들어진다.
내가 이렇게 욕심이 많은 녀석이였단 말인가?..
지금 이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자꾸 바라고만 있으니..
후..
이대론 안되겠다.
뭔가 필요했다.
결정적인 계기가.
그리고..
과연 그녀는 초코파이 때문에..
날 만나는 것일까?..
그렇다면.. 난 뭐지?..
그녀에게.. 난 뭘까..
초코파이 유통업자?
-_-
한번 시험해볼까?...
아니지.. 사람을 시험하는건 나쁜거랬지..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께 뻔하다고..
그래.. 이건 아니지.
그렇다면.. 어떻게.. 확인하지?
아니.. 잠깐..
근데.. 상관없잖아?..
내가 좋아서 하는 짓인데..
초코파이.. 그거 뭐 얼마한다고.. 군것질 한번 한 셈치면 되는거고..
그녀를 만나는 시간.
길어야 하루에 1시간?..
고작.. 그거 가지고, 뭐가..
아쉬울꺼 하나도 없잖아.
그냥..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그녀가 웃고 있는 모습만 봐도 난 충분히 행복한데..
그래..
그럼 된거잖아?
처음부터 뭐 바라고 좋아한것도 아닌데..?
하하..
그래.. 처음.. 처음이 중요하지..
시작이 반이라고..
난 이미 반은 한거잖아?...
맞아. 영욱이 녀석.. 괜히 쓸대 없는 말을해서..
후..
그래도 이번 일로 인해서
난 다시 초심을 되찾게 되었다.
초심을 잃지말자.
기회는 자연스럽게 오게 될꺼야..
...
기회..
희망을 잊지말자고.
긍정, 긍정...
기회.. 희망..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갔고..
기회란 녀석은 좀 처럼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이란 녀석이 늘 옆에 붙어다니고 있었으므로..
난 좌절하지 않았다.
문제는..
나의 꿈도 진척이 없어 보였고,
그녀와의 사이도.. 더 이상 진척이 없었다.
망설이고 있다.
내가..?
모르겠다.
그냥.. 좋으니까 만나는 거다.
이런 생각으로 만난지 어언 3개월 훌쩍 지나버렸고,
변한 것이라고는 그녈 향한 내 마음이 더 커졌다는 것.
그리고...
날씨가 더워졌다는 것..
고로..
여름방학시즌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친구들은 무슨 보충수업을 하냐며 오만가지 인상을 써대며 보충수업비를 냈고,
난 그런걸 왜 하냐는 듯 비웃으며 보충수업 영수증을 찢어버렸다.
아니 싫은걸 왜 해?..
안할 수 있으면 안해야지.
군대도 안 갈 수 있으면 안가는게 상책이고.
녀석들은 이런 자유분방한 내 모습이 부럽다며..
집에서 내놓은거 아니냐고.. -_-
자기들은 집에서 시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고..
....
-_-..
쯧쯧..
난 부모님들이 날 믿은거라고 해주고 싶다.
하하하.
이렇게라도 생각해야 맘 편하지.
암~
-_-
무엇보다 중요한건..
여름이라는거.
뭐가 중요하냐고?..
노출의 계절 여름...!
흐흐흐흐..
거기 침 흘리지 말고.. 침 닦어 -_-
여름이라..
왠지.. 뭔가.. 스펙타클 한 일이 생길것만 같은..
그런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한 날씨지..
하하하.
때 늦은 저녁..
더위를 식히고자..
난 놀이터에 나와있었다.
-_-
사실.. 천사같은 그녀를 보기 위해서랄까.
점점더 옷이 짧아지는걸 구경하고 있노라면..
시간이 어찌나 이리도 잘가는지..
처음 보았을때 그 두꺼운 파카가..
어느새 얇아지기 시작하더니..
(그것 만으로 고마운데.)
이제는 짧아지기까지 한다.
(절이라도 해야 할까?) -_-
오늘은 뭘 입고 나올까..
어젠 핫팬츠를 입고와서 그 날 밤에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 했는데..
하아..
(너무.. 변태스럽다. 이..이게아닌데..)
띠리리리~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주머니속 휴대폰이 울려댔고..
전화기를 열어 여보세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욱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보세..."
"피서가자 피서~!!!"
"귀 따거워 죽겠네. 나 능력은 안좋아도 청력은 좋으니까 살살말해."
"너 능력이 더 안 좋잖아?"
"시끄럿!! 용건이나 말해!"
"짜식 까탈스럽기는, 하긴 넌 앙탈 부리는게 매력이긴하지.."
-_-
"다름이 아니고.. 피서가자고~! 바닷가~ 잇힝~"
피서? 바닷가?
난 갑작스런 영욱이의 제안에 약간 망설였다.
바다라.. 괜찮긴 한데...
"바..다? 누구랑?"
"형운이랑 너랑 나랑. 남자 셋이서."
난 영욱이의 남자셋이서라는 말을 무시하고 물었다.
"오...여자는?"
"...없는데?"
이 자식이 지금 장난하나!
피서의 즐거움인 여자가 없다고!?
도대체 왜 바다에 가자고 하는지 모르겠다.
바다라면.. 당연히 여자가...필수...
-_-
지성..
난 심각하게 영욱이에게 물어보았다.
"..너 혹시 변태야?"
"...그럴리가.."
영욱이 녀석.. 남자끼리 여행가자고 하는걸 봐서는..
제 정신이 아닌것만은 확실 한 것 같았다.
-_-
나는 영욱이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다 무시하고 다시 물었다.
"..여자는?"
"왜 자꾸 여자타령이야? 같이 가고 싶은 여자있어?"
같이 가고 싶은.. 여자?
..
순간 그녀의 얼굴이 떠 올랐다.
그리고 내 뺨이 수줍게 타올랐다.
-_-
"어..? 아..아니. 그건 아니고.. 같이가면 재미있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근데 왜 말은 더듬고 그러냐?
너 얼굴 빨개진거 아냐? 또 무슨 상상한거야!"
-_-
"아..아니야!!"
"흐흐. 암튼 같이 갈 여자는 있는거야?"
"어..없는데.."
"그럼 뭐 가서 꼬시지 뭐."
누가 잘난놈 아니랄까봐.. 이런 말을 쉽게 내 뱉는 녀석.
"좋아. 니가 꼬셔."
"그거야 그때가서 보고.. 그럼 나 형운이 한테 연락할께! 가는거다. 이번주 주말!"
"알았어."
딸칵.
흐음.. 바다라...
나쁘진 않겠지...
기분 전환하기에 딱 좋은 곳일께 분명하다.
지금처럼 꽉 막혀있는 듯 한 내 가슴을..
드넓은 바다를 보며 뻥 뚫어버리면..
좀더 숨통이 트이겠지..
난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녀석들과 피서를 가게 되었다.
by 도도한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