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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소녀 17 - 20

도도한병아리 |2006.06.10 15:50
조회 3,057 |추천 0

가출소녀 17.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 다 겪을 수 있는거다.

그리고 비로소 그런 일들을 모두 겪고 나서야 인생을 좀 살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꺼다.


그런데 요즘 나에게 생기는 일들은 나의 인생을 지치게 만든다.

나 그냥 평범하게 살게 그냥 놔두면안되나?

.....

 

인영이가 우리집에 있게된지도.. 벌써 이틀.

-_-

 

쟤 언제가니?

 

 

 

그랬다.

 

그녀는 그 날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서는..

내가 준 옷을 입고 나왔다.


그리고는 세탁기가 어딧냐며 새탁기에 모든 빨래를 넣기 시작했고..

나보고 물었다.

 

"빨래 할꺼 있어? 같이 돌려줄께."

 

-_-;;


여..여긴 우리집이란 말이야!!!


라고 말해야했으나-_-


나도 모르게 후다닥 씻을 준비를 하고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었다.


그녀는 능숙하게 세탁기를 다루며 세탁기를 돌렸고..

내가 다 씻고 나오자 때마침 음식이 배달 되었다.


소녀는 짬뽕과 탕수육, 그리고 단무지 곱배기-_-.. 마지막으로 서비스 군만두를

모조리 다 드시고서는 빵빵해진 배를 두두리며 내 컴퓨터에 앉기시작해서..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난 그냥 그러려니 했고 혼자서 티비를 보다가 (아직까지 방학이다.)

나른함에 쩔어 선풍기 앞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선희야.. 가방을 왜싸니~

꿈속에서 선희는 또 가방을 싸고 집을 뛰쳐나왔다.


왜냐고 물어보았더니 대답하는게 가관이다.

 


"밥 먹으라해서 식탁에 앉았더니 메뉴가 뭔 줄 알아?

김치에 김치찌게에 김치부친개 김치볶음밥이였어!

내가 김치공장 딸래미도 아니고!! 그래서 집나왔어!"


헐 -_-...


김치 그 빨간거..

빨간거~~

 

라더니 갑자기 주변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온 몸이 뜨거워 지기 시작했다.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난 내가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리고 깨어났을땐

내가 누워있는 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선풍기를 독차지 하며

누워서 낮잠을 청하고 있는 소녀를 발견하게 되었다.

-_-;;

 

이..이뇬이!! 내 선풍기를!!


난 선풍기를 다시 내쪽으로 돌린뒤에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잠을 청했고..

 

똑같은 꿈을 또 꾸게 되었다.

-_-

 

이번엔 선희가 아니고 인영이가 나왔다.

마녀처럼 미칠듯이 웃기 시작하더니 그녀가 커지기 시작했다.

-_-;;헐크처럼;;;


아니.. 내가 작아진거였다 -_-;;

그러더니 날 뜨거운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는 물에 넣기 시작했고.


"김치 라면을 끓여볼까~~"

라며 인영이는 김치를 둥실둥실 넣기 시작했다.


허억.


아뜨거~!

매워!!

아오~!!

 

난 내가 다 끓어버리는 줄 알았다 -_-

이대로 곰탕이 되는건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가 또 잠에서 깨어났을땐

이번에도 역시나.

 

이..이뇬이 또 선풍기를!!

 


난 방에 들어가서 이불을 가져나온뒤에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아는 사람도 있을꺼다.

보통 엄마들이 시집올때 가져오는 이불.

그.. 조낸 두꺼운 이불..

그거 덮어줬다.


그리고 선풍기를 또 내 쪽으로 돌렸다.

우헤헤헤헤.


복수 성공이다.

 

이번에도 꿈을 꾸었다.


온통이 새하얀 눈과 얼음 뿐이다.

여..여긴 남극인가?

북극인가? -_ -


그렇게 혼자서 추위를 느끼며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펭귄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난 펭귄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했다.

내가 바라보자 펭귄도 날 바라봤다.

그러더니 펭귄이 말했다.

 

"띱때야. 뭘 꼬라보냐?"

 

헐..


펭귄이 말을하네? 원래 말을 하는 동물이였던가...

-_-;;;


순간 엄청난 착각에 휩싸여 고민을 하던 나는 일단 들은 욕기 있기에

복수를 해주려고 고개를 들었을때

펭귄은 북극곰 보다 더 커져있었다.


"헉."


펭귄은 뒤뚱뒤뚱거리며 나에게로 다가왔고..

난 기겁을 하며 도망을 치려고 했으나,

녀석의 한걸음은 나의 100걸음 보다 더 컸다. -_-;;


결국 녀석에게 깔리고 말았다.


그것도 얼굴만.

 

"웁웁웁.."


난 바둥거리기 시작했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게 아닌가 싶었다...

 

 


"헉!"


하고 잠에서 깨어났을땐..

이불이 내 얼굴을 덮고 있었다.

-_-;;


이..이뇬이;;


그러나 소녀가 누워있어야 할 곳에 있는게 아니라

내 옆에 누어있었다.


아마도 나와 선풍기 바람을 같이 쐬려는 모양인 듯.

 

근데..

이불은 왜 내 얼굴에만 덮어논거야?

우씨..

 


한대 쥐어박으려고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 옆에 나란히 누워서 잠을 자고 있던 그녀.


여기가 자기네 집 안방이라도 되는 듯 두다리 쭈욱 뻗고 누워있었는데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보였다.


그리고..

일정하게 내 쉬는 숨소리가 시끄러운 선풍기바람 소리에 비해 너무나도 다른 톤이였다.

섹섹 거리며 자고 있는 소녀를 보고 있자니

나의 사심도 달아나버렸다.


에잇..

그냥 잠이나 자지 뭐..

 

그리고 다시 잠에 빠지려고 눈을 감았을땐

문자 소리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띵~


우.. 이 시간에 누구지..

그래봤자 저녁 7시 밖에 안되지만.

 


[뭐해? 집엔 잘들어갔어?
오늘은 놀이터에 안나왔네?
-선희]

 

헉.

깜빡 잊고 있었다..


오늘도 선희가 놀이터에 나온 모양이다.

그렇다면... 내가 사주는 초코파이와 우유를 기다렸을지도 모르는데...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난 선희가 아직 놀이터에 있을꺼라 생각하고 제빠르게 뛰쳐나가려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을때였다.

 

"...어디가?"

"어? 깨어났네?"


나의 서두르는 행동에 무슨일이냐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서있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나의 커다란 반바지와, 흰티를 입고서는

양팔로 두 눈을 비비고 있었다.


실은 내 옷이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이 소녀가 워낙 스몰하다.

이렇게 보니 영락없는 꼬맹이가 아닌가.

 

"나 잠깐 요 앞에 놀이터에 좀.."

".. 가지마."

 

갑자기 표정이 차갑게 변하는 소녀.

 

"...왜?"

"혼자 있기 싫어."

 

평소엔 몰랐는데 얘가 이런 면이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나보다 어린나이인것만 알지, 정확히 몇살인지도 모르는 이 소녀.

 

그러나 현재 그 누구보다도 차갑게 말하고있다.

이렇게 말한다는 건 뭔가 화가 났다거나, 두렵다는 것이기도 하다.

 

난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같이..가자고?


...

 

뭘 어쩌잔 말이야..

 

 

 

 

 


by 도도한병아리

출처 : http://cafe.daum.net/dodoary

 

가출소녀 18.

 

 

 

 

 


"나 잠깐만 다녀올께."

"싫어. 나 두고 혼자 가지말라구 했어."


더욱 식어버리는 소녀의 표정.

싸늘한 말투.


뭔가 일이 있는게 분명했다.

하지만 난 크게 동요하지 않고서 내 말을 이어나갔다.

 

"..-_- 여긴 우리집인데 내 마음이지."

 

내가 이렇게 까지 나오자 그녀도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비장의 한수를 꺼내들었다.

 

"이씨.. 배고파 밥줘!"

 

자다 일어나더니 갑자기 땡깡부리기 시작한 소녀.

꿈이라도 꾼건가...

아니면..


단순히 배가 고픈거란 말인가? -_-;;

 

"..밥이 어딨냐.. 니가 해먹던지 시켜먹던지."

"...이씨.."


"...나 잠깐만 다녀올께?"

"안돼!"


이제는 싸늘하기만 하던 목소리가 날카로워 지기 시작했다.

뭔가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다.

 

역시..


배가 고픈거로구나? ㅡㅡ;;

이..이게 아닌가;;;

 


"왜-_-..."

"밥 주고가 그럼.."


"...돈가스 시켜줄께 됐지?"

"시러~! 니가 해줘!"

 

얘가 오늘 따라 왜 이러지?

난 고개를 갸웃거리며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눈에는 무언가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왜 그래? 너 무슨 일 있어?..."

"...무서운 꿈을 꿨어.."


"무슨 꿈..?"

"...사고나는 꿈.. 가족이 죽는 꿈이였어..."


"말 그대로 꿈이잖아.."

"근데.. 나 무섭단 말이야.."


...


이렇게 까지 말하는데...

내가 어찌.. 그냥 갈 수 있겠는가..

 

"뭐 먹고싶은거 없어?.. 편의점에 갖다 올껀데..
뭐 먹고싶어? 사올께."

"아니. 다 필요없어. 그냥.. 지금 내 곁에 있었줘...

나.. 너무 무서워..."

 


결국 난 놀이터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내가 여자에게 이렇게 약했단 말인가-_-..움찔.

 

어쩔 수 없이 신고 있던 신발을 다시 벗어놓구선 가지런히 정리했다.

아직 선희가 있을까? 난 지금 왜 이러고 있지? 아무것도 아닌 꼬맹이한테

왜 내가 이러고 있지?


잡생각을 떨쳐내고서 방 한쪽에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인영이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털썩 앉았다.


티비를 켜니 영화채널에서 영화가 나오고있었다.

이 영화가 이게 언제쩍 꺼야 라며 아무 말도 없이 감상을 하고있었다.


문득 궁금한게 떠올라 소녀에게 물어보았다.

 

"야. 한인영. 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너 몇살이야?"

"몇살 처럼 보여?"


소녀의 질문에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한참을 망설였다.

뭐 정해진 답이 있는 질문이 아니였지만 소녀는 나의 질문에 답을 회피 하듯

다른 질문을 던졌고 그 다른 질문에 의하여 내가 던진 질문은 잊혀진 듯

소녀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고 소녀를 훑어 보기에 급급했다.

 

소녀는 아름다웠다.

꼬마 숙녀라는 느낌이 든다.


숙녀라. 숙녀라 함은 다 큰 처자를 말하는데

그렇다면 이 소녀에게서 숙녀의 분위기가 난 다는 것은 남들 보다

생김새가 삭아보인다는 걸까? -_-;


음.. 아니다. 다시 보니 그건 아니다.

그냥 약간 성숙미가 풍기긴 하지만, 얼굴형태로 보나 전체적인 모양새를 보나

그녀는 그녀가 아니고 소녀임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소녀의 기준은 몇살부터인가?

난 알 수 없는 물음에 물음을 거듭하며 혼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처자와 소녀. 그들의 나이 기준은? 이라는 삼매경에 빠졌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 하는거야? 내가 몇살 처럼 보이냐니까?"

 

소녀의 질문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아 그래, 몇살이냐고 물었지-_-;;

음..


어떻게 보면 정말 대학생 같아 보이기도하고..

어떻게 보면 중학생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녀는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소녀임이 틀림 없다.

왜 보통 어릴때는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소녀는 어른 흉내를 낸 듯.. 어른 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바람에 어른으로 착각 할 만한

나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아직 어린애다.

 

"한.. 16살?"

 

내가 내린 결론이였다.

16살이면 중학교 3학년이다.


내가 중학교 3학년때 고등학생을 보고 정말 차이 많이 난다고 느꼈는데

그렇다면 고등학생이 된 지금 중학교 3학년인 소녀를 보며

어리다고 느껴야 하는게 아닌가?


근데 이 소녀는..

그녀라고 불러도 마땅하다.


뭐.. 그만큼 빵빵하다는 얘기지-_-;;

키가 작긴하지만;;;

 

"어? 어떻게 맞췄어?"

"그냥 느낌이랄까.."


"와. 대단한데."

"근데 넌 왜 반 말이냐. 이 오빤 18살이란다."

 

나이가지고 치사하게 이러는건 별로인건 알지만

그래도 난 오빠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누나누나 그래서 누나의 꿈이 다 꿈에 나올 것만...

-_-

 

"오빠? 웃기고 있네. 오빠 노릇 하면 내가 오빠라고 불러주지."

"뭐야? 그런게 어딨어?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당연히 오빠지!"


"오빠 답게 행동해봐. 그럼 오빠라고 해준다니까?"

"....."

 

난 그녀의 말에 잠시 어벙해져있다가 삐져서 텔레비전만 바라보았다.

 

"에? 뭐야? 설마 오빠라고 안해서 삐진거야?"

"...."


내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티비를 바라보자 그녀가 말했다.

 

"이거 완전 어린애구만. 이렇게 유치해서야.. 나 원.."


쿨럭.

그녀에게 결정타를 맞았다.

ㅠ_ㅠ


뭐야?

나 정말 어린애야?


내가 그렇게 유치한거야?


으씨...

 

 


"근데 무슨 꿈을 꾼거야?"

"...아.. 나에겐 하나뿐인 언니가 있어."

 

그럼 엄마 아빠는 없다는 얘긴가?..


그녀는 그말을 하고서는 두 무릎을 가슴팍으로 가져갔다.

두 팔로 다리를 감싸쥐고는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더니

계속 이어나갔다.

 

 

"언니는 날 참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챙겨주지.
두눈 멀쩡히 뜨고 살아계시는 엄마아빠보다 더.


그 분들은 우릴 자식으로 안봐.
맨날 자기네들 끼리 놀러 다니고 그래.

우리 안챙겨줘.

내가 날라리 짓..."

"응?-_-"


"아..아니.. 내가 양아치 짓....헉. 이게 아니고..
내가 어린 나이에 술마시고 담배피고 그러는 것도
다 엄마아빠 때문이야."

 

그녀는 자세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대충 이해는 간다.

엄마아빠가 있는데 잘 안챙겨준다.

뭐 그래서 반항심에 불타오르는 사춘기 나이에 반항을 즐기고 있다.

그런 말인거 같은데..

 

"이러면 안되는 줄 아는데...
자꾸 이러면 안되는 것도 아는데..

이러는거 언니가 알면.. 안되는데...
언니는 참 착하거든..

나보다 더 이쁘고.. 몸매도 더 좋구. 공부도 잘하구.."

 

그녀보다 더 이쁘다고?

헐.

뭐 이쁜건 이쁜거지...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너희 언니 몇살이니?"

"-_-;;;"

 

 

 

 

by 도도한병아리

 

출처 : http://cafe.daum.net/dodoary

 

가출소녀 19.

 

 

 

 

 

 

 

 

 

 

"이 인간아! 우리 언니가 몇살인지는 왜 궁금해!
이쁘다니까 물어보는거지? 지금까지 묻지도 않다가..!
이런 여자 밝힘증 변태 색마 야한돌이!!"

"-.,-..."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란 말이다;;;

쿨럭;;

이..이게 아닌가;

 

"노..농담이야.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지 말아줘.

마치 어릴적 엄마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고
내가 그런게 아니라고 거짓말 했다가

그 거짓말이 들통 나는 바람에 저녁 5시에
발가벗겨진 채로 집 앞에 쫓겨난 기분이야."

"-_-"


진짜 그녀의 표정이 이랬다.

-_-;;


그러더니 날보고 물었다.

 

"근데 왜 하필 저녁 5시야?"

 

그렇게 중요한 시간을 모르냐는 눈빛으로 당연하다는 듯 그녀를 보며 말했다.

 

"응. 그땐 만화하는 시간이거든."

 

그렇게 말을 하자, 그녀는 대뜸 화부터 내기 시작했다.

 

"-_-;;;; 오빠라고 안불러! 씽."

"-_-;;;;;"

 


난 당분간 오빠라고 불리지 못했다.

-_-;


아니..

처음부터 그렇게 불리지 못했다;;

어쩌면 평생 그렇게 불리지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치 아침에 부시시 일어나 학교를 가기위해 옷을 입고

집을 나왔는데 학교 앞에 와서 같은반 아이를 보는 순간

나는 가방을 메고있지 않다는 걸 깨닫듯이 -_- 스치듯 지나갔다..


음.

그게 아니면 바지위에 팬티를 입은 어이없는 슈퍼맨 같은 경우이거나..

-_-;;

 

이쁜 동생 하나 생기나 했는데

아직은 아닌가 보다-_-

내가 좀더 커야되나...웁스.

 

 


"하여간 분위기를 모른다니까.. 내가 지금 그런 농담이나
하고있을 분위기야 이게 지금?"

"-_-미안. 웃긴 줄 알았어."


"하나도 안웃겨. 열라 재미없어! 독자들은 긴 대사를 싫어해."

"-_-;;;;;;"

 


아무쪼록 그녀의 말은 계속 되었다.

 


"언니 말 잘 들어야되는데.. 그게 말 처럼 쉽지가 않네.."

"뭐.. 그런 생각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조금씩 철이 들고 있다는 거니까..
너무 자책하진 말아. 지금 부터라도 말 잘 들으면 되지.."


"나.. 지금 3일째 집에 안들어갔는데.."

"...아. 맞다. 너 집에 언제 가니? 안가??"


"...가..가야되는데..."

"뭐야.. 너 가출한거야?


"...어..어쩌다 보니.."

"너희 언니가 걱정하시겠다.. 어여 가."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의 두 눈빛이 반짝이는 듯 했다.

무언가 결심 한듯..

 

결국 그녀와의 이틀은 여기서 끝이나버렸다.


한인영..


난 그녀와의 인연이 여기서 끝날꺼라고 생각한다.

전화번호도 받지 않았고, 내가 먼저 연락할 길도 없는거니까..

 

옷을 갈아입고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아스팔트 위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더욱 작아보기이도 했지만,

뭔가 이글거리는 것이 작지만 커보이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이대로 그녀와는 끝이겠지..

 

하지만,

왠지 뭔가가 아쉽다...

 

 


그 날 저녁.

 

 


어제 선희를 보지 못 했으므로...

놀이터에 혼자 나가 그네를 타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평소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꽤나 나와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고장난 수도꼭지에 물 흐르듯 흐르는 날씨.


에어컨에다 선풍기.. 전기요금 아끼려고 조금이나마 시원한 밖에나와서

모기들과의 전쟁을 치루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는 사람들.

 

뭐 나도 그 중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제 들어갈 때가 다 되었는데도 나오지 않는다.

...


하긴 이제 여름방학도 다 끝나가니, 집에서 공부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이자 수험생인 사람이 이 시간에 공부를 하지 않는 다는 건

대학을 포기한거나 마찬가지니까...

 

무더운 날씨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수다 이야기, 그리고 여름이면 찾아오는 풀벌레 소리들을

들으며 사색에 잠겨 있는 것도 잠시..

왠 꼬마아이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스치듯 말했다.

 

"아~ 배고파라.. 맛있겠다.."

 

난 나에게 한 말이 아니겠거니.. 하며 그냥 못 들은 척 하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더 말하는게 아닌가?

 

"아오.. 배고파~ 초코파이라도 하나 먹었으면 좋겠네.."

 


이말 인 즉.


난 지금 선희에게 주려고 초코파이와 흰우유를 들고 있던 참이였다.

-_-


고로.


내 손에 들린 이 초코파이를 먹고싶다는 말이 분명할 터.

뺏기면 안된다!!


난 결심했다.

절대 빼앗기지 않기로.

 

별것도 아닌것에서 결의를 다지는 나였다.

-_-

 


"꼬마야. 이건 안돼. 이미 주인이 있는 음식이거든."

"에? 정말?"


"물론이지. 내께 아니라서 내 마음대로 주지 못하겠다."

"헐... 나 배고픈데.."


"오빠가 내일 사줄께. 오늘은 돈을 안가지고 나와서.."

"...우움... 근데 그거 누구꺼야?"

 


곤란한듯한 표정과 아쉽다는 표정이 적절히 조화되면서

귀여운 표정으로 묻는 꼬마아이.


아직 유치원생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식히고자 엄마아빠 따라나온 아이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우리 동네 아이겠네.


그나저나 난 왜 이렇게 아이들이 좋다냐.ㅠ_ㅠ

너무 귀엽단 말씀이다.

 


"이건.. 나의 천사꺼지."

"천..사?"


"응. 천사."

"어떻게 생겼는데?"


"음..? 천사 같이 생겼지.."

"그럼 등 뒤에 날개도 달려있어??"


"...아..아니."

"그럼?"

 

"날개 잃은 천사."

 


그으럼.

그렇고 말고.


천사지 천사.


나만의 천사. 나의 천사.

 

"그럼 그냥 사람 처럼 생겼어?"

"응. 보통 사람하고 비슷하게 생겼는데.. 굉장히 이뻐."


"나보다 더?"

"당연하지."


"엥? 엄마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구 했는데.."

"아름다움의 기준은 개인에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는거야.
하지만, 너도 나의 천사를 보게 된다면 이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꺼다."


"무..무슨 말이야..?"

 


....어린 아이에겐 아직 무리인 듯한 말이였나보다.

-_-


"나의 천사는 말이야.. 눈도 굉장히 크구..
칠흙같이 검은 머리가 어깨를 살짝 가리고있고, 흰옷을 즐겨 입으며..
웃는 모습이 가히 매력적이지. 가끔 신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 말이야.."

"저기 저 사람 처럼 말이야?"

 

난 무심결에 꼬마 아이가 가르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거기엔 내가 설명했던 것과 흡사한 인물이 지나가고 있었다.

선희랑 정말 비슷하네....

 

"..어. 저렇게 생겼어. 비슷하네.."


그런데 자세히보니까 보면 볼 수록 선희랑 똑같다.


엉?

-_-

 

"아니. 쟤야. 쟤가 나의 천사야."

"저 언니가?.. 와 이쁘다.."


"엥????"

 


뭐..뭐야?


진짜 선희잖아...?


그..근데

 

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거지?.....

 

 

 

 

 

 


by 도도한병아리

 

출처 : http://cafe.daum.net/dodoary

 

가출소녀 20.

 

 

 

 

 

 

 


지금 나의 천사 선희와 함께 있는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저렇게 웃는 모습이 이쁜 선희가 걷는 내내 웃고 있다.

선희가 먼저 서있고 그 옆에 서 있는 사람.


남자인건 확실한데,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건 느낄 수 있다.

 

긴장을 했는지 침이 고여서 무심코 삼켰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누가 주위에서 들은 사람이 없나 고개를 좌우로 훑어볼 정도였다.


물론 들은 사람은 있었다.

 

"혼자 머 마셨어?"

 

그 꼬맹이 녀석이였다.

-_-;;

 

"땀은 갑자기 왜 그렇게 흘리고 그래?"

...

 

난 꼬맹이의 말에 뭐라 대답 할 수가 없었다.

 

일단 눈 앞에 지나가고 있는 선희와 어떤 남자.

저 둘의 사이가 궁금할 뿐이다..


저 둘의 분위기는 현재 연인임을 착각할 만큼 다정하다.

 

남자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는 남은 손으로 재스쳐를 취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선희는 그 말에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즐거워하고 있다.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그들이 내 시야에서 벗어 날 때쯤..


그 남자도.. 내가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나의 친구..


이영욱..

 

뭐..뭐야..

겨..결국엔..


영욱이 개자식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그게 선희라고 말까지 했는데

결국 둘이서 눈맞아버린거란 말이야???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더니...


....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영욱이 녀석에게 배신감마져 느꼈다.

 

난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녀석에게 뛰어간 다음 녀석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린 뒤

바로 녀석의 얼굴에 주먹을 뻗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미 내 친구..아닌가....


비록,

선희를 내가 먼저 좋아했더라도....

...


영욱이는..

나의 절친한 친구가 아닌가...

 

그래.. 뭐


누가 먼저 좋아하건,

그녀가 행복하기만 하면..

 

되겠지?

 


선희가..

저렇게 웃을 수 있다면..


내가 아닌 저 녀석으로 인해서라도 행복 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괜찮은거 아닐까??

 


내가 바라는건 그녀의 웃음이지..

나의 웃음이 아니잖아?..

 


나만 조금 아파하면 될 일이다..

그냥..

...

이대로..


포기하면.. 되는 거다...

 

 

 

원래 선희가 앉아있어야 할 자리.


그 자리에는 작고 귀여운 꼬마 아이가 앉아있었다.

여전히 초코파이를 보며 군침을 흘리는 이 아이와 선희의 뒷모습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그녀가 내게 원했던..

나의 사랑이 아니였다.

그냥..


나와의 잠깐 잠깐씩 떠드는 수다.

그리고 함께 있으면 나쁘지 않다는 거.

내가 주는 초코파이와 흰 우유.


....


내가 그녀 곁에있어서 그녀가 좋은 점..


그녀는 심심하지 않아서 좋고..

내가 주는 간식거리에 배 불러서 좋고..

 


그녀가 내 곁에있어서 내가 좋은 점..

 

그녀가 웃는 모습을 봐서 좋고.

내 목소리를 들어줘서 좋고..

나와 함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고...


그녀와 함께있으면 내가 즐겁고...


...


난..

다 좋은데..


난...


그녀와 같은 하늘 아래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데..

 

 

생각해보니까,

지금까지 내가 너무 이기적이였다.


...


어제.. 내가..

안나온게.. 더 잘한 일인가??


이대로..

조금씩..


잊어가면....

되겠지??

 


하하..


좋게 생각하니 한 없이 좋아졌다.

난 기분이 좋은 척.. 밝게 웃으며.. 꼬맹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꼬마야.. 이거 너 먹어."

"어..? 바라는게 뭐야?"


"응? 바라는거 없는데.."

"이거 주고 나 납치하려고 하는거지?"


"-_-그..그럴리가."

"이런걸 원조교제라고 들었는데... 난 아무거도 줄께 없어!"


"-_-;;;;;;"

 

 


꼬맹이의 발언으로 나는 순식간에 원조교제를 하는 파렴치한으로 몰렸다;

꼬맹이의 말 톤이 꽤 높았기에...


원조교제라는 말이 들리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헉.. 아.. 아니아아니에요!!!"

 

난 황급히 두 손을 저으며 꼬맹이에게 초코파이와 흰우유를 건네주고

어색한 웃음을 뒤로한채.. 놀이터를 빠져나왔다.


물론.. 수상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말이다.

-_-

 

 

그날 밤은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제.. 곳.. 여름 방학도 끝이네..

...


결국엔...

 

나의 사랑도..


이렇게 짝사랑으로 끝나고 마는 것인가?..

 

 

 

난 하루종일 폰을 만지작 거리며 영욱이에게 연락을 해볼까.. 말까...망설였다..

 

그..그래..

한번 해보자...

후우.


사나이 서인혁. 쿨하게 사는거야.

 


"여보세요?"


수화기 넘어로 영욱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어. 나야. 인혁이."

"응 그래. 잘지내냐? 오랜만이다."

 

난 어제봤지만 넌 오랜만이겠지. 그래. 뭐..

 

"..어.. 그렇지 뭐.."

"그래. 별일 없구?"

 

별일? 너 때문에 미치겠다.

좀 혼란스럽다?..


"어.."

"좀 있음 또 학교에서 보겠네. 방학 숙제는 다했어?"

 

지금 숙제가 문제냐..?

 


"..아니.."

"어.. 나도 해야되는데. 같이 할까?"

 

내가..? 너랑??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귀고 있는 너랑??

 

"아..아니. 괜찮아. 난 안할꺼야."

"..-_-정말? 많이 혼날텐데?"

 

음.. 솔직히 그건 좀 두렵긴 하다-_-;;

 

"...괜찮아. 혼나면 되지 뭐.. 근데 너.."

"응?.."

 

"나한테 할말 없니?"

"..내가? 전화는 니가 걸어놓구선 무슨.... 아 있다."

 

당연히 할말이 있을테지..

 

"...뭔데?"

"나 여자 친구 생겼어."

 

 

허.

역시.


그런거였구나.


선희랑..

너랑..


사귀기로 한거로구나....!!

 


난 내 눈으로 본 사실이지만 그녀석에게 직접 통보 받았다.

다른 말로는 확인사살인 셈이였다.


난.. 그녀석에게.. 말했다.

 

"그..그래? 추..축하해.."

"누군지 안물어보냐?"


...

이미 아는데.. 누군지 물어봐서 뭐하겠어...

 

"...아니 뭐.. "

"너두 아는 사람이야. 나중에 다 같이 만나자. 흐흐."


....

그런 자리는 사양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두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그런 자리는 사양하고 싶다.

그런.. 어색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자리는...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모르는데..

 

사양하고 싶다.

 

 

 


여름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지고 있었다.

 

 

 

 

 

 

 

 

by 도도한병아리

 

출처 : http://cafe.daum.net/dodo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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