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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42)

새끼손가락 |2003.01.17 03:55
조회 577 |추천 0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넘겨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과 머릿속에선 그것을 허락하지

 

않으려 했다.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던 두 사람의 모습이 밝은 화면으로 생생하게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었다. 허무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의 아픔도...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온 동민은 승희부터 찾았다. 승희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얼굴 빛은

 

나갈 때보다 더 안 좋았고 힘이 없는지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 그리고 무슨 생각에 빠져있는지

 

주위에 분위기는 아랑곳 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이었다. 동민은 잠시 승희의 모습을 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서 자리로 들어와 앉았다. 우 감독이 동민을 보자 왜 이리 늦었냐는

 

듯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동민을 바라보았다. 동민은 그런 우 감독의 시선에 멋쩍게 그냥 살짝 웃고

 

말았다.

 

"음... 한잔 더 하지..."

 

동민이 나가고 나서도 많은 술을 마셨는지 우 감독의 말끝은 흐려져 있었다.

 

동민은 말없이 잔을 들고는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리며 술잔을 비웠다. 고개를 돌리며 승희의

 

모습을 살폈던 것이다. 여전히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동민은 술잔을 비우고  내려놓으며

 

고개도 앞으로 돌렸다. 동민의 가슴이 답답해 오기 시작했다. 전에 보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이라

 

신경이 쓰여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동민에게 다행히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술을

 

권하는 사람도 없었다. 동민은 다시 천천히 승희가 앉아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

 

승희는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숨을 크게 한번 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승희의 눈에 식당 안으로

 

들어오는 미진의 모습이 들어왔다. 다시금 보아도 어디하나 빠지는 곳 없는 그런 외모였다. 안

 

으로 들어온 미진은 동민을 바라보는 듯 부드러운 시선으로 동민이 있는 쪽을 잠시 바라보고는

 

자신의 일행이 있는 쪽을 향해 걸어갔다. 미진은 승희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승희는 동민이 있던 자리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았다. 동민의 표정은 굳어진 채 술잔만을 보고

 

있었다. 천천히 동민의 고개가 돌려지는 것이 보였다. 승희는 당연 미진을 향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동민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동민의 시선은 미진이 아닌 자신에게 향했다. 전에도

 

몇 번 동민과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그의 시선에 부담스러움이 느껴

 

졌다. 승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미진 같은 선배가 옆에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동민이 멀게만

 

느껴졌다.

 

동민은 한 순간 숨이 멈춘 듯 했다. 승희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 있던 것이었다. 동민은 놀랐지만

 

먼저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면 왠지 모르게 이상해 질 것 같은 생각에서였다. 다행히

 

승희의 시선은 얼마 있지 않아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동민도 그런 승희를 보며 술잔으로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자꾸 마음에서 걸리는 것이 있었다. 조금 전에 자신을 보던 그녀의 눈빛이 왠지

 

모르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다시금 그녀에게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

 

났을까 분위기는 끝나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 감독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며 말을

 

꺼냈다.

 

"아 오늘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한 자리에서 술도 한잔하고 또 무엇보다 우리

 

동민 군과 함께 이 자리를 하게 되어서... 하하하 자 우리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고 또 우리 방송의

 

꾸준한 시청률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다 같이 건배 한번 합시다. 자 시청률을 위해 건배!!!"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고 내일 방송국에서 보자고. 오늘 정말 즐거웠어. 앞으로 종종 이렇게 술도

 

한잔씩 하고 그러자고 알았나? 동민군."

 

식당 건물 앞에서 우 감독이 동민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네 감독님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내일 뵐게요."

 

"그래 내일 보자고... 자 나와 같은 방향이 누구지? 손들어 봐. 야! 김 명훈이! 너 나하고 같은 방향이지?

 

택시 잡아. 가자고...!"

 

우 감독이 동민에게 말을 하곤 무리들이 있는 쪽을 향해 소리쳤다. 우왕좌왕 몰려서 작별 인사를 하던

 

사람들은  우 감독의 소리를 듣고는 감독과 동민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일제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리곤 잠시 있다. 한 무리 한 무리 찢어져서는 그들만의 갈 길을 찾아 사라지고 있었다.

 

"승희야! 너 괜찮니?"

 

모두가 그렇게 흩어지고 동민과 동석 승희만이 남아 있는 가운데 동석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승희

 

에게 물어왔다.

 

"네?! 네... 괜찮아요."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던 승희는 갑작스런 동석의 말에 조금 당황해 했다.

 

"아침에도 안색이 좋지 않더니 지금은 더 안 좋다. 술 많이 마셨니?"

 

"아니요. 많이 마시지 않았어요. 어제 잠을 좀 설쳤더니 피곤해서 그런가 봐요."

 

승희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동석에게 말했다. 동민은 다른 곳을 보며 두 사람의 얘기만을 듣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승희의 안색을 살펴보고는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볼 수 있는 눈이 있기에 본다는 것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그런 일인데 그런 일도 하나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게 은근히 화가 났다. 그리고 동석에게 또한 화가 났다. 자신에 반면 아무렇지 않게 승희를 걱

 

정하며 말을 건네고 있는 동석이 얄밉게 느껴졌다.

 

'참 빨리도 물어본다... 그렇게 걱정 되면 진작부터 신경 좀 쓰지?! 술자리에선 신나게 떠들면서 술만

 

마시던 놈이... 에이 능구렁이 같은 놈.'

 

동민은 지나가는 차들만을 노려보며 서 있었다.

 

 

 

승희가 있던 곳은 여의도였다. 마음 같아선 고수부지로 나가 바람이라도 쐬며 걷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도 늦고 동석이 택시를 잡아 주었기 때문에 그냥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택시에 창문을

 

열어놓고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거리를 바라보고 있는 승희였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거리엔

 

사람들이 그리 많지가 않았다. 그래도 지나는 길에 연인인 듯한 사람들의 모습들이 승희의 눈에 들어왔다.

 

'동민씨 하고..  나하고... 저런 모습의 사이였다면...'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느껴졌다.

 

'그래 어쩌면 잘 된 일일 거야. 그녀의 존재에 대해 일찍 알았다는 것이... 훗 참 바보였지. 왜 진작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 보지 못했던 것일까 당연한 것이었는데... 동민씨 같은 사람 옆에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것...'

 

승희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가 사라졌다. 지나쳐가는 거리에 모습만을 보고 있던 승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까만 하늘에 유난히 빛을 발하고 있는 별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스타..."

 

승희는 한 동안 그렇게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그는 스타야... 하늘에 있는 저 별과 같은 존재... 내가 하늘이 되지 않는 이상 그와는 가까워

 

질 수 없어... 훗 곰탱이... 당신이 이겼어.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 봐. 하지만 당신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었어... 그래도 난 행복한 쪽이겠지. 가까이에서 보며 느낄 수 있으니깐... 그래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뿐이야. 다만 내게서 미운 털이 빠졌다는 것 그것만이 바뀌었을 뿐... 나쁜

 

감정으로 함께 일하는 것보다야 좋은 감정으로 일하는 것이 났겠지... 그래 힘내자. 힘!'

 

승희는 그렇게 자신에게 위안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이 더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었보다도 마음으로는 그렇게 말을 하곤 있었지만 동민에 대한 감정을 쉽게 접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어느 새 택시는 광화문을 돌아 안국동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안국동으로 접어들자 오가는 사람들 없이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런 거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쓸쓸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세상에 혼자만 남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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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제가 다른 일을 시작하다보니 글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잊지 않고 꾸준히 이어서 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전 또 담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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