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늦깍기 미대생***
호기심이 지나치면
정(情)이 되고
정(情)이 묵으면
사랑이 된다.
그는 기름기 없는 호떡을
굽고 있었다.
비교를 거부해도 좋을 그의 살결은
뽀얗다 못해 창백했고
이마에서 볼을 타고 턱 선에 이르기까지의
윤곽은 그의 붓으로라야만 표현할 수 있는
나약함과 절제의 극치였다.
밝은 황토빛 입술은
어떤 방문도 원치 않을 만큼
단아했고 정숙했으며
그의 검정 뿔테안경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마무리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설국(雪國)위의 히말라야시다같은 그의 영혼을
봐 버린 어리석음을 범하고 나서야
그는 말을 할 수 없는 형극을 안고 살아야
하는 아픈 영혼의 소유자였다.
그의 표현 못하는 마음은
영원한 터지지 못하고 우주를 떠 돌
비누방울이었고,
그의 육신은
영원히 뿌리 내리지 못할 부평조였으나
배우지 못했으나 지혜롭고
가난했으나 현명한 홀어머니로하여
거듭 날 수 있었나보다.
민망할 정도로 넋두리를 하더니
이제 졸업반이란다.
이제야 속죄되는 기분이신가 보다.
병신자식 낳았다고 손가락질 당했던 비애,
평생 삭혀지지 않을 멍으로 자학하며 살았던 슬픔,
깡그리 날려 보내듯
그녀의 언어는 힘이 있고
듣는 자가 눈물 고인다.
잠시나마 저 순백의 청아한 영혼과
사랑을 꿈 꾸던자
음흉한 마음을 그녀에게 들킬세라
눈길 둘 데가 없다.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