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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뚱녀이야기 29

Siren |2003.01.24 23:35
조회 453 |추천 0



29

 

-후...


그 여자를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하루처럼 느껴진다.


내가 죄인도 아닌데 그 여자를 만나면


제대로 고개조차 들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 자리에 앉아있는 내 자신이 너무 바보 같다.

 


-딸랑~


까페에 매달려 있는 작은 종소리는 크지 않은 까페 안에 울렸다.


그리고 한 여자가 까페의 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그 여자..


꼴통의 가슴에 박혀있는 그 여자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죄인도 아닌데 꼴통의 선배를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말을 했다.


-무슨 일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앞이 깜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찾게 되는 자존심은 뭔지..


한참 후에야 대답을 했다.


-오빠때문에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그 여자는 이미 예상했는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제 연락처는 어떻게 아셨어여?


-뷰티샵에서요..


내가 유일하게 그녀와 만날 수 있는 곳은 뷰티샵뿐이였다.


그 여자는 그곳에 자주 와서인지 주인에게 금방 알아낼 수 있었다.


-하고싶은 얘기 하세요


그 여자는 나와는 다르게 아주 편해보였다.


난 지금 뚱뚱한 여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위축되는 건지..


살만 빠지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ㅡ.ㅡ


-오빠가 그 쪽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해요


-그래서요?


-그래서요? ㅡ.ㅡ


싸가지 없을 정도로 들리는 대답!


술에 취해서 쓰러지는 꼴통과 그 여자의 태도는 너무나 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욕을 해 줄 수도 때려 줄 수도 없다.


난 부탁을 하는 입장이니까.


하지만 화가 나는 건 사실이다.


그럴수록 처음 내 마음과는 달리


자꾸 삐닥하게 나가고 싶다.


-전 오빠를 좋아해요 혹시라도 오빠가 연락을 한다 해도 만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 같지 않아요


간단하지 않은 문제?


이건 무슨 소리지?


꼴통 싫다고 차버린 여자가 3년이나 지나서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그냥 알았다고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간단하지 않다구요? 왜요? 그 쪽은 오빠를 좋아하지 않잖아요


나도 모르게 흥분했는지 목소리는 커졌다.


하지만 그 여자는 차분한 목소리였다.


-이런 얘기로 그 쪽하고 얘기하고 있다는 게 우습네요 이건 나와


 꼴통의 문제에요 그 쪽이 꼴통을 좋아하는 건 내 마음과는 상관없어요


 그럼..

 

 

 


그 여자는 그대로 일어나서 나가버렸다.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를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패주고 싶었다.!


갑자기 3년 만에 나타나서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가로체겠다고?


안돼! 절대 안돼!


그 심보가 너무 고약했다.


갑자기 싸가지 없는 그 여자의 태도에 나도 모르게 생겨나는


오기! 자신감! 용기!


갑자기 나는 이렇게 왜치고 싶었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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