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끈질긴 구애가 성공했다면, 승리의 기분을 만끽할 것, 다음은 더더욱 어려운 ‘그녀의 어머니’라는 관문이 기다리고 있으니….어렵기만 한 여자친구 어머니의 마음을 확 사로잡은 남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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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 친구 되기
여자친구 어머님을 처음 뵈러 가면서 함께 나눌 이야기들을 생각해봤죠. 가족 관계, 지금 하는 일 등을 말씀드리고 나면 남은 시간이 얼마나 어색할까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분위기를 띄워줄 것은 바로 공통의 화제, 여자친구에 관한 것이었죠. 어릴 적은 어땠는지, 학창 시절엔 어땠는지 여쩌봤더니 여자친구의 갓난아기 때부터 똑순이 같던 유치원 때 얘기, 사춘기에 성격이 변해서 힘드셨다는 얘기 등을 신이 나서 해주시는 겁니다. 저도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었기에 맞장구를 치다 보니 이야기는 정말 끝없이 이어졌죠. 어느새 저는 어머니와 함께 여자친구 흉도 보고, 칭찬도 하면서 점수를 확실히 땄습니다. 걱정하던 것과 달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어머님과 저는 둘도 없는 수다쟁이 친구가 된 거죠.
이승렬(27·대학원생)
마음이 묻어나는 편지
여자친구와 저는 철없는 나이에 만나 여러 가지로 어머님을 실망시켜드린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 어머님의 맘에 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죠. 이제는 저도 어른이 되었고 착실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다, 어머님께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여자친구와 처음 만난 날부터 싸우고 화해한 일들, 함께 본 영화, 저의 꿈과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 고민 등을 써서 매주 한 통씩 여자친구를 통해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편지를 1년째 계속 썼더니,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요즘에는 가끔 답장도 보내주십니다. 어머님께 제 마음이 닿은 것도 기쁘지만 편지를 쓰는 동안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한대영(27·학생)
대박 사장님, 파이팅!
제 여자친구의 어머님은 작은 식당을 운영하십니다. 솜씨가 훌륭하실 뿐만 아니라 정성도 가득하죠. 저는 그 솜씨를 자랑하고 싶어서 제 인터넷 홈페이지에 어머니께서 하신 음식들을 사진과 함께 올렸습니다. 그후 제 주변 사람들을 기점으로 많은 사람이 어머님의 식당에 방문했죠. 자신감이 생긴 저는 맛집 찾기 TV 프로그램에 시청자 제보를 했고, 어머님의 식당은 이제 유명 맛집이 되었답니다. 어머님께서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꿈을 이루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시며 제가 갈 때마다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주시죠. 저의 작은 행동이 어머님의 꿈을 이뤄드렸다니 제겐 너무 행운인 것 같습니다. 송민영(29·웹 디자이너)
어머니에겐 친구가 필요해
여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한 후 전 주말마다 여자친구 집으로 출근합니다. 들어갈 땐 큰 소리로 “어머니 밥 주세요!” 하죠. 딱히 별다른 걸 하는 건 아닙니다. 어머니와 뒹굴거리며 TV 보다가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나누고, 비 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부쳐 먹고, 화분에 물도 주고, 기분 내키면 한강에 가서 고기도 구워 먹고… 그렇게 친구가 되어드리는 거죠. 당신 자식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동안에는 시간이 가는 줄도, 친구들과 멀어지는 줄도 몰랐는데, 이제 당신만의 시간이 생기니까 그 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가 없으시잖아요. 제 여자친구를 이렇게 예쁘게 키우시는 동안에요. 처음에는 귀찮다, 오지 마라 하시더니 이젠 내심 주말을 기다리는 눈치세요. 이제 모두 한 가족 같아요. 여자친구도 저와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박현수(29·웹 프로그래머)
문자메시지 한 통에 싹트는 사랑
올해 여자친구 어머니 생신에 여자친구와 돈을 합쳐 최신형 휴대폰을 장만해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전화는 받고 걸기만 하면 된다”며 극구 필요 없다 하셨지만, 막상 휴대폰을 보고 “오, 이거 TV에 나오는 거 아니니?” 하시며 매우 좋아하시더군요. 선물을 드림과 동시에 제일 먼저 문자메시지 보내는 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처음엔 어려워하셨지만 자꾸 해보시며 좋아하시더군요. 궁금한 것도 이것저것 물으시고요.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께 ‘어머니, 사랑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답신이 왔어요. ‘나도 사랑한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하고 뭉클했습니다. 조금 전에도 문자가 왔어요. ‘엄마가 맛있는거 해줄게, 놀러 오렴’ 하고요. 문자메시지 한 통에 나날이 사랑이 깊어갑니다.
김찬우(28·운동선수)
어머니도 여자다!
제 여자친구 어머니는 미인이신데다가 대단한 멋쟁이십니다. 꽃무늬 원피스를 즐겨 입으시고, 세련된 헤어스타일 하며, 색을 맞춘 핸드백과 구두까지. 한번은 집에 놀러 갔는데 집도 우아하게 꾸며놓으셨더군요. 손수 만드신 화분과 벽에 걸린 크고 작은 액자들, 아기자기한 과일 모양 식기들…. 겉모습만 아름다우신 게 아니었어요. “ 어머니, 이런 화분들은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예술 작품 같아요” “집 꾸미기 강의해보시는 게 어때요?”, “따로 무슨 팩 하세요? 피부가 어떻게 딸내미보다 더 좋으세요” “이런 것들은 다 어디서 사시는 거예요? 전 아무리 찾아도 없던데, 역시 안목이…” “우리 어머니는 무엇보다 마음이 제일 미인이세요”…. 처음에는 저의 칭찬을 그대로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지금은 제가 칭찬할 때마다 방글방글 웃으시는 모습이 여자친구가 기뻐할 때와 똑같더군요. 예의상 하는 말인 걸 알면서도 관심받고 사랑받기 좋아하는 천생 여자이신 거예요. 오늘도 제 칭찬을 떠올리며 예쁜 그릇을 사셨겠죠. 이관형(30·회사원)
배를 찢어서라도 다 먹으리
어느 날, 여자친구가 “엄마가 너 보고 싶다고 집에 와서 저녁 먹으래” 하는 겁니다. 여자친구 어머니를 뵌다고 생각하니, 관심 가져주시는 게 기쁘기도 하지만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학생인지라 혹시나 불합격 남자친구가 될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죠. 어른들과 식사를 할 땐 평소보다 잘 먹는 것이 점수 따는 비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사실 전 평소 많이 먹는 편도 아닌데다 매운 것도 잘 못 먹었지만, 밥과 국을 두 공기나 먹고 반찬도 하나도 빠짐없이 골고루 젓가락을 대었습니다. 너무 맛있다는 말을 연거푸 해가면서요. 요즘도 어머니는 저녁식사에 자주 초대하십니다. 제가 밥 먹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든든해지신다면서요.
이기욱(28·학생)
화끈한 선물 한 방!
제 여자친구는 언니가 둘 있어요. 세 자매 모두 미모가 특출나 그간 사귄 남자친구들이 어머니께 드린 선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더라구요.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등은 눈에도 안 찰 것 같았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해외 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해외 여행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기도 쉽고, 큰 감동 한 번이 작은 감동 여러 번 못지않으니까요. 그래서 큰맘먹고 세 자매와 어머니의 여행 티켓을 선물했습니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어머님을 모시고 다녀온 뒤 여자친구에게 여행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념품도 제 것을 제일 먼저 고르고, 좋은 음식을 먹을 때도 “그 녀석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하시며 저를 계속 떠올리셨다는 거죠. 돌아와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기념품을 나누어 주며 “우리 막내딸 남자친구가 해외 여행을 보내줬어. 얼마나 좋았는지…”라며 자랑하시는 모습을 보며 제 여자친구도 어깨가 으쓱했답니다.
정지형(30·자영업)
사윗감의 변신은 무죄
저는 개성 강한 옷을 좋아합니다.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카키색 면 바지, 가죽 재킷, 네크라인이 깊게 파인 톱 등이 단골 아이템이죠.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여자친구 어머님이 저의 자유분방한 옷차림까지 좋아하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 뵐 때는 깔끔한 니트에 깨끗한 세미 정장 팬츠를 택했죠. 옷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분명 어머니께서는 저를 뚫어져라 관찰하실 테니까요. 머리도 부드럽게 뒤로 넘기고, 화려한 액세서리도 잠시 빼두고, 구두도 깨끗이 닦았습니다. 손톱은 깨끗한지, 면도는 잘 되었는지… 작은 부분들까지 신경을 썼죠.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여자친구한테 들어보니 어머님께서 이러셨답니다. “자유분방한 직업을 갖고 있어 걱정했는데, 저렇게 깔끔하고 단정한 청년은 처음 본다, 얘. 예의도 바르고….” 여자친구도 너무 고마워하더군요.
정휘영(29·포토그래퍼)
건강은 필수 조건
여자친구와 저는 회사가 끝나면 집 앞 피트니스클럽에서 만나 데이트 겸 운동을 합니다. 처음에는 매일 보고 싶은 마음에 여자친구가 다니는 피트니스클럽에 등록했는데, 날이 갈수록 건강하고 탄력 있는 몸매까지 얻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죠. 그러다가 여자친구 어머니의 생신이 되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어머니께 3개월치 피트니스클럽 이용권을 선물해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두 여자와 피트니스클럽에서 데이트를 한답니다. 멋진 몸매도 어머니께 은근히 자랑하고, 이것저것 운동하는 방법을 가르쳐드리면서 어색한 사이도 훌쩍 뛰어넘었죠. 가끔 운동이 끝나면 차를 몰고 야경이 멋진 곳에 가서 저녁을 사드리고, 어머니께 영화를 보여달라고 조르기도 합니다. 왜 좀더 일찍 이 생각을 못했는지 아쉬울 정도입니다. 강대준(28·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