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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일상.

이현정 |2006.04.12 12:22
조회 45 |추천 0


+여울이와 함께 본 올해 첫 조조영화.

(그동안 내가 얼마나 게을러 졌는지를 실감케 하는 횟수-_-)

다른 걸 다 떠나서, 일단 나의 로망 라이언 필립의 출연 하나만으로

반드시 영화관에서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결연했던 나이지만-_-

시놉시스를 미리 보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 또한 컸습니다 :)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감동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고-)

 

영화 내내 거미줄 처럼 얽혀드는 그들의 오해와 일상이

너무너무 답답해서 죄어드는 심장을 몇번이나 쓸어 넘기며 봤지만.

모든 사건의 시초는 상상도 못한 타인의 사소한 행동 하나로 비롯 될 수 있다는 메세징. 그게 가장 큰 임팩트로 다가왔습니다. 남들에게 보일만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저도- 어떠한 픽션을 떠올리려 할땐 그 사건에 대한 필연적이 무엇인가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생각들을 이 영화에서는 깨끗이 부정하고 있다고나 할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명확한 검증. 검증이라고 칭할 정도로 크래쉬는 현실 그대로의 모습 (비록 미국에 국한 된 것이라 할지라도) 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면요? 라고 물으신다면,

(일단 눈에 쏙쏙 박히던 라이언 필립의 모습은 제외하고-_-)

단연, 열쇠장이의 딸이 죽을 뻔(?) 했던 총격씬을 떠올리렵니다.

자리에 앉아서 그야말로 엉엉 울고 말았던 그 장면.

아빠에게 겨누어진 총을 보고 망설임 없이 뛰어가 안긴 어린 소녀.

I'll protect you. 내가 당신을 지켜줄께요.

그 소녀는 정말로 아버지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자신도 지킬 수 있었어요.

그 총알은 공포탄이었거든요.

총을 쏜 사람의 딸이 총기 매매 업자가 이란계 사람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열받은 나머지 아무 총알이나 사버린게 바로 공포탄이었습니다.

총기 매매 업자가 순순히 진짜 실탄을 주었다면.

아이는 죽었을까요?

그럼, 그 총기 매매 업자의 행동은 옳은 것일까?

 

영화는 다분히 비현실적으로만 보이는 스토리를

완벽하게 엮어 냄으로서 너무도 현실적인 우리의 일상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하이킹을 하는 흑인 청년을 픽업한 백인 경찰이,

주머니에서 작은 조각상을 꺼내려는 걸 오해하여, 죽인 일이라던지.

차를 훔치러 간 흑인 청년이 트렁크에 갇힌 동남아계인들을 해방시켜 준다던지 하는 것 말이죠.

 

세상에는 절대적인 악인도, 절대적인 선인도 없고.

좋은 일을 위해 한 선행이 악인을 도울 수도 있고,

옳지 못한 행동이 때론 선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진짜 'Real' 이라는 것이죠.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나쁜짓을 해도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_-)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나버린 부부 사이도,

인간미라고는 전혀 없던 가정부와 주인의 사이도,

사랑해 한마디로 치유될 수 있다는 것.

좋지 않은 상황이 좋은 상황으로 갈 수 있게 하는 힘.

좋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마는 건.

바로 사랑의 존재 유무에 달렸습니다.

 

사랑이라는 한가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이 영화는

8쌍의 모습을 옴니버스 식으로 과장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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