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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만능주의를 경계한다!

최영호 |2006.04.17 13:54
조회 70 |추천 0
지나친 국부주의를 경계한다(최영호변호사).


1. 국부주의(國父主義)의 의의


 배운지 너무 오래되어 법철학적 정의를 잊어버렸지만, 국부주의란 대충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있어 국가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터이니 개인은 국가가 부여하는 의무와 책임을 완수하고 따라만 오라는 사상의 조류이다.


 쉽게 말하자면, 국민, 너희들은 나의 자식들이니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라. 그러면 먹여주고 재워주고 잘 살게 해주겠다는 참으로 좋은 명제를 전제로 하는 철학사조이다.


 국부주의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기본권을 형식적으로라도 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민주주의체제에 속하지만 개인의 이익이나 권리보다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앞세우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은 개인이나 이익집단이 아닌 국가가 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개인의 권리와 이익을 무시하는 소위 국가주의나 전체주의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알고 있다.


 소위 민주정치의 결점이 될 수 있는 “무조건 다수결의 원리”와 “우민정치”를 우려한 우수한 학자들이 통치세력이 되어 국가정책을 주도함으로써 제멋대로 갈지 모르는 민주정치의 폐단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국부주의의 이론적 바탕이 아닌가 넘겨짚어 본다.


2. 국부주의의 발현


 국부주의는 절대로 나라를 말아먹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법치주의라는 명분을 걸친 거대한 권력과 납세의 의무를 바탕으로 징구하는 엄청난 예산, 그리고 공무원이라는 다양하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담보로 국가는 그 구성원인 개인과 기업에게 막대한 의무와 책임을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엄중한 제재와 위하를 가하여 국가가 담당하여야 할 역할이라고 자처하는 사명을 위하여 진력한다.


 산업사회가 점차 복잡다단해지면서 개인의 활동영역과 능력의 범위는 점차 축소되어 가는 반면에 개인간 또는 이익집단 간의 이해관계의 대립과 충돌을 조정하고, 전체 사회의 안녕을 보장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공공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나아가 탁상이론이나 윤리보다는 힘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노력과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부주의는 이러한 역할을 위하여 국가가 수행하는 현실적 수단은 통치권자마다 상황에 따라 설정하는 이념을 전 국가구성원에게 부여하고, 국가의 역할수행에 가장 효율적인 법규범을 제정하여 법만능주의를 도모하며, 이기주의와 상대적 빈곤감에 물들어 자신들의 이익만을 도모하여 국가발전에 장애요소가 되는 개인과 집단, 기업은 통치의 대상에 불과하므로 착실하게 세금을 내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며, 근로와 교육의 의무를 지키면 그들의 삶은 훌륭하신 통치자들이 다 알아서 해주겠다는 이원화적 사고를 그 이론적 기초로 하는 것에서 출발하였을 것이다.


3. 국부주의의 위험성


 국부주의는 급변하는 정보화사회에서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이 다양화하는데 유연히 대처하고, 철저한 국익위주의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와 민족이 살아남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철학임에 분명하고, 실제로 그러한 사고를 전제하지 않는 무력한 국가권력은 통치권력으로서 존재할 수 없을 것이며, 이를 원용하지 않는 국가사회는 개인과 이익집단의 극단적인 투쟁의 계속으로 결국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도 가족인 어른들과 처와 자식들, 그리고 이웃들에게 “당신들은 내가 먹여 살리고, 피해를 하나도 안 줄 터이니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시오”라고 하여 가족들의 각자 개성이 무시되고, 가족들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에 합당하지 않은 의무를 요구하고, 처는 남편이 하사하는 생활비나 받고, 자녀들은 용돈만을 받아쓰는 형편이 된다면 아버지가 열심히 노력하여 아무리 부유한 살림과 풍족한 생활이 계속되더라도 가정의 의사결정 과정이나 집안살림의 집행과정에서 가족간의 의사소통은 소홀해지고, 가족들과 이웃은 그 가장에게 그 노력에 상응한 만큼의 존경을 보이거나 권위를 인정하지 아니하려 할 것이다.


 또 가족들은 아버지의 의사결정과 살림의 집행과정에 대하여 반대의 의사를 가지고 새로운 의사소통수단과 불만의 해소방법을 강구하게 되어 결국 가족들은 불화와 반목을 거듭하고, 가훈을 어기고 아버지가 지시하는 의무의 이행에 대한 책임감도 적어져 아버지가 장기간 출타하거나 중병에 이르거나 사망하였을 경우 아버지의 능력에만 의존하였던 가족들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되고, 이웃들과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화목하게 살아가는 안목도 부족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4. 국부주의의 징후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부주의 사고는 국가발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지만, 우리 사회가 현실적으로 상당한 국부주의에 빠져있어 앞으로 그 폐해가 엄청 클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국부주의 사고가 크게 만연되고 있어 그 폐해가 현실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우려는 단순히 한 정권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우리 국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먼저, 그들은 정권의 변동시마다 계속되는 개혁이라는 이념이 새로운 개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분단 이후 우리 국가는 모든 국민들에게 평화통일을 이념으로 제시하면서 어떠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민족의 통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하면서 국민개병제는 물론이고, 각급학교에 학도호국단을 설치하여 교련교육을 강행하고, 향토예비군에 55세까지의 민방위대를 만들어 과도한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여 왔다고 한다.


 그들은 특히 어느 때인가부터 우리 국가는 북한이 무력통일을 포기하였다는 확신도 없는 터에 달러를 위조하고, 핵관련시설의 보유를 빌미로 전 세계의 평화에 위협을 주더라도 우리는 같은 핏줄이니 우선 북한이 먼저라는 전제 아래 과거사를 밝혀내어 친일파를 응징하고, 수십년 전 수백년 전의 일이라도 외세의 침략이나 민중을 수탈하는 정권에 대항하여 목숨을 던져 항쟁한 사람들을 칭송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그 후손들에게 명예를 회복시킴은 물론, 정당하고 충분한 보상까지 하여야 한다는 휴머니즘을 기초로 국민들을 상대로 당분간 국가발전에 장애가 있더라도 잠시 정지하여 옛날의 아픔을 씻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권유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국가는 실질적인 평등이라는 헌법적 규범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추구하였던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전 국민은 빈부의 격차가 양극화되어 일부 사람들은 회생할 수 없는 좌절과 파멸의 길을 걷고 있는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하여 먹고 살만한 사람들은 잠시 차를 세우고 그들이 입석이라도 좋으니 함께 차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하자면서 국가에 대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온 사람들이나 국가에 공헌하고 희생하여 현재에 이른 사람들도 조금씩 양보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쉽게 말하자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는 국민에게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개악의 가능성을 을 계속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국부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법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는 그동안 군사정권과 일인정권을 거치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개혁의 현실화를 위하여 필요하다면 헌법개정을 위하여 도로에서 서명작업을 벌일 경우에는 도로교통법을 고쳐 처벌하고, 의식이 덜 깨인 백성들은 얻어먹고 나면 반드시 준 사람에게 투표하는 성향이 있으니 정치활동을 위한 특정한 모임에서 당원들에게 김밥을 주는 것만 허용하자고 하였다가 선거법의 시행령을 고쳐 빵인가 뭐를 주는 것도 허용하기로 하는 웃기는 일도 있고, 공해를 잡는다고 길가에서 잠깐 공회전을 하여도 처벌을 하며, 부동산투기를 잡아야한다는 명목으로 조선 500년 수도를 바꾸려고 헌법과의 싸움도 벌이는 한편, 법도 시행령도 아닌 건설교통부가 만드는 주택공급에관한규칙이라는 무기 하나로 온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많은 법인 가운데 학교법인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 사립학교법 만을 바꾸는 등 법만능주의 사고에 크게 빠져있지만, 그러한 법만능주의는 오히려 탈법행위와 반동적인 사회풍조만 확산시키고 있다고 걱정한다.


 셋째, 사적 자치의 원칙이 크게 훼손당하고 있다는 우려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이 증대하여야 하는 분야는 개인간의 이익대립이 극심하고, 이익집단 간의 분쟁이 심화한 분야에 국한하고 기본적으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사적 자치의 원칙과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작동되어야 함에도 국가는 국민을 의무수행자인 피동적 객체로만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의 강제실시로 질병과 노후, 직업의 보유 등에 대하여 개인의 선택권은 차단되고, 중요한 개인생활에 대하여 전적으로 국가의 정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당하고 있으며, 원유를 수입하여 정제하면 필연적으로 생산되는 LPG의 소비를 위하여 택시의 연료를 제한하듯이 자동차정비업소의 도산을 우려하여 성능좋은 국산 승용차의 기능향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멀쩡한 차량에도 정기검사제도를 폐지하기는커녕 오히려 무슨 정밀검사를 하여야 한다고 하는 등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부담과 의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마디로 국가와 개인 사이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과중한 납세의 의무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하는 우리 국민의 온 삶이 국가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 과연 진정한 민주사회이고, 살만한 세상으로 가는 필수불가결의 유일한 수단은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5. 민주주의와 국부주의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나 현실적으로 국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나 우리 국가와 사회가 처한 현실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은 달라지는 것이고, 결국 양쪽 모두 우리 국가와 사회를 걱정하고, 우리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염려하는 사람들이므로 반드시 서로 적대적 관계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이기주의와 금권만능주의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국가적으로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국수주의 사고가 팽배한 현실에서 잘못된 이념에 따라 개혁이 아닌 개악이 지속된다면 앞서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주장대로 잘못된 국부주의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간에 두꺼운 이질감을 생성하고, 국가에 대한 새로운 반대세력을 만들어 그나마 사람밖에 없는 나라의 국력신장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할 것임에 분명하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세계 각국이 모두 갖가지 도전을 받고 위기에 처하여 있지만, 조그만 땅덩이, 갈라진 조국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우리는 학교와 군대에서 시민교육을 강화하여 다음세대를 건전한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도록 가르치고, 모든 사람이 주는대로 받는다는 공정한 루울에 만족할 수 있도록 분배에 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며, 그러한 과정에 국가와 개인이 하여야 할 역할에 대한 재검토를 통하여 개인과 사회와 국가가 불필요하게 대립하고 소원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주력하여야 하지 않을까?


 주는 대로 받는 사회,

우리가 국가에 바치는 의무만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우리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는 만큼만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부담하는 공평한 사회

그것이 진정한 민주사회가 아닐까?(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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