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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우리가 '나쁜 연애'라고 부르는 연애의 영역이 있다.

권규종 |2006.04.20 00:30
조회 92 |추천 1


나무랄 데 없는 애인을 가진 그녀가 바람을 피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요즘 같은 세상에 뭐 그리 놀라운 소식일까 싶지만, 그건 그녀를 모르고 하는 얘기다. 그녀는 타고난 모범생에, 속임수는커녕 평소 샛길로도 다니지 않는, 꼿꼿한 인품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그녀를 간신히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위태롭게 유지해오던 두 사람과의 관계를 모두 청산해버린 뒤였다. 왜 새로운 남자와 계속 만나지 않느냐고 묻자, 그녀는 뜻밖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이어, 그녀가 들려준 이야기는 대충 이런 것이다.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별다른 갈등 없이 몇 년을 만나왔고, 그 몇 년 동안 그는 변함 없이 그녀에게 충실해왔다. 말하자면 그는, 여자라면 누구나 꿈꿀만한 이상적인 애인의 표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애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남자, 즉 성실하지도, 잘생기지도, 다정하지도 않은 남자가 나타났을 때, 그녀는 파국이 뻔한 그 만남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녀 자신은, 이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세상에는, 우리가 '나쁜 연애'라고 부르는 연애의 영역이 있다. 그 영역에는, 윤리를 기만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그러면서 스스로도 충실하지 못한 그런 연애가 존재한다.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그 '나쁜 연애'에 뛰어드는 것은,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이것이, 나의 마지막, 혹은 유일한 사랑의 모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사진출처 - 홍준혁(leyjun)님의 '어느날의 哀' *글 - 김C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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