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에세이게시판에 글을 써 본다..
그 동안 아무런 생각도, 느낌도, 감상도 없어서 업데를 못 한건 아닌데..이런저런 일들도 많았고 해서 게을러진거 같다.
암튼, 이렇게 다시 글을 적게 된 이유는 아티클 완역을 하다말고 오늘 저녁에 성당에 미사를 다녀온 후,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어떤사람의 어떤 말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란, 우리본당의 보좌신부님인 요셉신부님이시고, 어떤 말이란 제목에 달아놓은 " 인생은 세상이 준 아름다운 선물이다"란 말이다.
우리본당 보좌신부님인 요셉신부님인 외국인 신부님이시다.
흑인신부님이신데도, 참 이목구비가 또렷하시고 흑인치시고는 미남형이시라 젊은 학생들이 신부님을 잘 따르는 것 같다.
한국어를 참으로 능통하게 잘 하셔서, 듣고 대화하시는 것도 문제없어 보이시고, 언뜻보기에도(사실, 흑인은 나이대를 짐작하기 힘들지만 ^^) 30대중반이나 갓 마흔정도 되어 보이시지만 인자한 미소가 정말 정겹고 따뜻해 보인다.
나는 그냥 요셉신부님을 미사 때 뵙고, 가끔가다가 성사를 볼 때 신부님께 받았던 적이 있었던 정도였다.
아~ 참!! 내가 지금 끼고 있는 묵주반지의 축성을 요셉신부님이 해주셨다.. ~~ 어쩌구 저쩌구~~ this ring~~~ 내가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단어 두마디...ㅋㅋㅋ
암튼, 워낙 깔끔하시고 귀공자 타입이시라... 그 분께 어떤 사연이 있는지... 어떻게 한국까지 오게되었는지... 그리고 어디 출생인지 사실 잘 몰랐고, 그다지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여느때와 다름없이 저녁미사를 집전하시고, 거의 끝나갈 무렵, 청년성가대가 우루루 앞으로 몰려나가더니 요셉신부님의 생신을 축하하는 축하곡을 부른다고 하더니... (사실 우리본당 청년성가대의 수준은 뭐... 그저 그렇다 ^^) 신부님을 위한 노래를 합창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합창이 끝난 후, 사회자가 대뜸 " 신부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나를 포함한 신자들은 놀람 반 호기심 반으로 모두 제대위의 요셉 신부님께로 시선이 모아졌다..
사실, 그 동안 요셉 신부님은 강론때도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으시는 수준이셨기 때문에, 사석에서의 말씀은 거의 들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고맙습니다~~ 라고 처음 운을 띈 신부님은 자신의 생일이 주는 의미와 지금까지의 살아오신 배경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을 하셨다.
태어난 곳은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처음부터 신학공부를 위한 교육을 쭉 받으셨고, 영국에서 신학유학을 하시고, 사제수품을 받으신 후, 한국으로 오셨다고 했다.
그런데, 요셉신부님이 태어나실 때, 굉장히 신부님의 어머님이 너무 심한 고통과 안 좋은 상황 때문에,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한 처지였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둘 다 생명이 위험하니 의사도 최대한 산모의 생명을 지키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극적으로 아기의 생명도 건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기의 이름을 에티오피아 언어로 "기적"이란 이름을 붙여주셨단다.. 그 상황에서 죽지 않은 것은 거의 기적이었다고....
후에 신부님의 모친께서는 신부님이 어렸을 때부터 너의 생명은 기적적으로 부여받은 만큼, 그러한 고마운 세상을 위해 항상 봉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사제가 되기를 항상 열망하셨고, 요셉신부님도 그 꿈을 항상 간직하고 그 길을 어렸을 때부터 차근차근 밟아오신 것이다.
" 저에게 있어서, 인생이란 세상이 저에게 준 고맙고도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받은 선물을 죽을 때까지 이 세상의 모든 분들께 돌려드리고,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라는 말로 끝맺음을 하시자마자, 신자들 모두는 큰 박수를 오래토록 보내드렸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고귀한 정신이자 용기라고 생각된다..
경제적 형편이 괜찮은 출신배경도 아니고,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라면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그리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 않은가? ...
자기자신의 삶, 더 나아가봐야 자신의 가족들을 부양하고 함께 먹고 살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지역적 특징이 있는 배경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일생을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제의 길을 걷겠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으리라....
나는 지금 어떠한가....
다시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신체 건강하게 태어나서, 특별히 남보다 뒤쳐지고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기를 희망하고 있는가....
단지 내 자신에게 닥친 일 때문에... 옆이나 이웃은 돌아볼 틈도 없이 단지 내 앞가림 때문에 힘들어하고, 화내고, 좌절하고.....
하루중에 몇 번이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가....
하루중에 몇 번이나 남을 위한 봉사의 마음을 가지는가...
하루중에 몇 번이나 세상에 대한 그리고, 모두의 인생 에 대한 생각하는가....
순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도 역시나 세상이 준 아름답고도 고마운 선물이지만, 난 역시나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도 그런 마음을 먹은 적도 없었던 것이었기에....
또한, 나 뿐만 아니라 세상 누구도 이 고마운 선물을 받지 않은 이 없으리니.... 모두가 한명 한명이 소중하고 아름답고 고마운 존재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