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집값은 연일 폭등하고 새로운 메카로 목동지역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광진구의 서민동네의 중심지인 한 주택단지에 사는 김모씨 (23, 공익근무요원)의 실상을 들여다 보았다.
그는 요새 17만원의 공익근무 월급으로 꽤나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다. 쉬는 날에는 매번 친구들을 만나는 그는 영화나 연극 그리고 뮤지컬 등의 문화생활을 즐기다 보면 하루에 2-3만원씩 쓰는것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가) ' 한 번 나가면 2-3만원씩 쓰는것은 기본이죠. 중,고등학교때는 2천원짜리 도시락 먹곤 했었는데 요새는 보는 눈도 있고, 입도 까다로워져서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을 즐겨 간답니다. 그래서 살도 디룩디룩 찌고 이젠 배가 찢어지려고 해요.'
(나) 대부분의 이런 방황기의 학생들이 용돈을 조달하는 곳은 어디일까? 많은 대학생들은 그 방법중의 하나로 '과외'를 하고 있다. '과외' 자체가 금지되기도 했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과외방까지 생기는 시대. 전봇대에 붙어서 펄럭펄럭 날리는 과외 홍보물을 보는것은 정말 흔한 일이다.
(다) '나이 24살(만 23살)이나 쳐먹어서 아직도 부모님께 손만 쭉쭉 내밀고 살 수는 없죠. 저보다 나이 어린 후배들도 주말에 야구장이나 학원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심지어 주유소나 편의점을 가면 어린 중,고딩들이 일하고 있는데 그런것을 뻔히 아시는 부모님께 더 이상 손벌리면 애 취급 받죠.'
(라) 마치 어른이 다 된 것 처럼 말하는 K씨, 하지만 그도 작년 초 까지는 이런 압박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25평형 아파트에 방 세칸, 얼마를 쓰든 매달 부모님께서 내주셨던 카드값, 없다고 말만 잘 하면 욕을 살짝 먹어가면서도 송금받을 수 있었던 돈.
(마) 물론 그는 럭셔리한 생활을 즐겨하지 않고 맞는 옷도 없어서 이태원가서 매번 엄마와 함께 구매했기 때문에 돈을 방탕하게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내내 그가 한달에 쓰던 용돈은 대충 6~80만원. 용돈만으로도 대학 1년 등록금과 맞먹는 금액을 지출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생활도 오래 가지는 못하였다.
'아버지가 사업을 말아먹었어요. 여기저기 돈 다 뜯기고 그나마 있던 아파트도 팔아버리고 주택에 전세로 들어왔죠. 방도 좁아지고, 안방에서 엄마랑 함께 자야하고.. 처음엔 짜증 졸라 났는데 이젠 좀 살만해요. 적응이 되었거든요. 못사는것이 부끄럽지는 않죠. 내실을 가꾸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 근데 저는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행복의 전제조건에는 항상 돈이 깔려있어요. 돈이 없으면 하고 싶은것들을 못하면서 상당히 불행해진답니다.'
그런 그는 요새 적은 돈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었을까? 그가 제안한 것은 가계부의 작성이었다.
'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작년 7월 말부터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가계부를 작성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덜컥 8월초에 가계부 기능이 생겨버린겁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밀리지 않고 적어요. 싸이를 못하는 날에는 메모에다가 살짝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올리기도 하죠.'
가계부를 사용하고 있는 K씨의 월 평균 지출은 얼마 정도일까?
'전에는 5-60만원 정도 쓰던게 지금은 약간 줄었어요. 그래도 그동안 나아지지 않았죠. 확실히 친구들을 안만나고 돈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받으니 덜쓰게 되더라구요.'
친구들 사이에서 구두쇠로 낙인찍히기 싫다는 K씨, 요즘 그는 아이들의 시험기간을 틈 타 잠수를 하고 있다. 짠돌이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상당히 바쁜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 친구를 만나서 홀짝 홀짝 커피를 한 잔 해도 5천원은 기본이죠. 그렇다고 커피만 마시고 헤어집니까? 밥도 먹어야 하고, 술도 한 잔 해야하고. 나가면 쓰는것이 돈밖에 없죠. 그렇다고 자판기에서 2백원짜리 커피를 뽑아먹자고 하면 본인은 알뜰해서 좋지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완전....! 상상이 갑니다.'
공익근무와 독서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많아지고 돈도 많이 쓰지 않게 되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K씨, 그의 평일 가계부를 한번 엿보았다.
▲ 기사를 쓰던 K군이 직접 10분만에 포토샵으로 만듦..ㅠ
'평소 같았으면 하루만에 다 써버렸을 정도의 금액으로 일주일을 버티고 있어요. 가계부를 보니 뿌듯해요. 제가 이젠 어른이 되어버린것만 같아요.'
2년째 말은 하고 있지만 아직 한번도 실행해 본 적이 없는 주말알바, K군은 가계부와 5월부터 하게 될 (진짜 하게될지는 아직도 미지수인) 주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여름에 주관할 '여왕개미와의 신비로운 일본 문화여행' , '아무나 가자, 우리나라 방방곡곡 문화재를 파해쳐 여행' 의 경비를 마련하려고 한다. 과연 가계부 작성이 앞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것은 자신의 현실에 걸맞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 주는데에는 충분하다.
1. (가)~(마) 까지의 각 단락의 문제점을 올바르게 지적한 사람은 누구일까 보기에서 고르시오.
① 은자: 다양한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의 이름을 나열함으로써, 어디가 더 맛있는지 설명을 첨부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② 백윤: 문맥에 맞지 않는 문단이야. 마치 과외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면서 이어지는 이 글의 주제로 과외를 언급할 것 같지만 이 글의 주제는 가계부의 올바른 작성이 아닌가?
③ 초록: 야구장이나 학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후배들의 이름을 한번쯤 언급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난 야구장에서 매주마다 고생하고 있는데..
④ 혜선: 25평형 아파트도 층수에 따라 평당 가격이 틀리지 않을까? 너희는 몇층이었니?
⑤ 진호: 난 예전에 일본 가수 CD를 많이 사다가 너무 지출이 많아서 때려쳤어. 이젠 화장품에 올인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