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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루쿠 모포아 - 마법사들

임성빈 |2006.04.24 00:22
조회 86 |추천 0


 

 

호들갑에 호들갑을 떨어도 모자랄 영화가 나왔다.

 

만나는 사람들마다에게 호들갑을 떨어댔다.

 

그리고 조용해졌다.

 

눈물이 났다.

 

 

 

한국 최고의 서정적 영화를 만들어내는 송일곤 감독은 기적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는 영화는 산업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나의 빈약한 믿음에 힘을 부여했다. 마치 예수가 앉은뱅이를

 

일으켰듯이 내 눈앞에서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전체가 한 컷이고 한 씬이자 한 시퀀스이고 한 테이크이다.

 

그것도 90여분짜리 영화가...

 

검은 나무가지 뒤의 앙상한 자은의 모습(환상적인 오프닝이다)

 

부터 마지막 라이브 공연까지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전체가

 

하나가 되어 촬영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기적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진짜 기적은 영화안에서 꿈틀대는 삶에 열정과 순수한 의지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아픈 내면과 상처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송일곤 특유의 감성에 의해 상처입은 사람들이 치유되어가는 과정

 

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상처입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치유의 욕망

 

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송일곤 감독의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현실의

 

서정적 일탈이다.

 

꽃섬의 허공에 떠 있는 나룻배처럼, 깃에서 탱고와 공장새처럼,

 

소풍에서 바닷가의 느물거리는 석양처럼 이 영화도 우리를

 

현실에서 일탈시킨다.

 

 

영화의 전반에는 탱고선율이 깔려있다.

 

탱고가 흘러나오면 하나의 장소는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순간의 시간이 다른 시간으로 이동한다.

 

비극적 정서를 심화시켜주는 탱고가 울리는 순간마다 카메라는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고 배우들은 현실과 과거, 꿈과 상처, 절망

 

과 희망사이를 이동하고 우리는 우리의 은밀한 상처, 은밀한 욕망

 

속으로 이동한다.

 

 

 

송일곤 감독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기적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겠지만 이 어리석고 추악한

 

세계에서 그의 영화가 발견되기란 너무 어렵다.

 

(서울에서 단 두 개의 관에서만 마법사들을 볼수 있다.)

 

 

- ★★★★☆

 

 

 

Ps.1

 

탱고음악도 인상적이었지만 마지막 라이브공연때 울려퍼지는

 

러브홀릭의 실비아!! 영화음악의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 순간 내생에 최고의 음악을 들었다고 자부 할 수 있다.

 

영화에 음악이 흡착하는 그 느낌...

 

러브홀릭의 노래가 저렇게 좋았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적같은 영화가 기적같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Ps2.

 

이 영화의 산문적 내러티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별 생각없이 가지고 있는, 퀴퀴한 냄새가 나는 장르의

 

프레임을 이 영화에 들이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어느 평론가가 이딴 얘기를 하더라.

 

"실험정신이 돋보이지만 내러티브가 빈약하고 캐릭터의 인과관계

 

가 허술하다."

 

하하하...

 

운문에 산문적 프레임을 들이대니까 그렇지따위의 반박은

 

오히려 이 영화를 욕보이는 짓인것 같다.

 

그들은 영어로 된 영화이론서를 들여다보며 영화비평을 공부했다.

 

뉴욕에서 파리에서 영화를 공부한 사람들이다.

 

영화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공부해서

 

영화를 알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예술이다.

 

 

 

 

Ps.3

 

이 영화를 보려고 그동안 예고편을 비롯한 각종 리뷰 등을

 

전혀 보지 않았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예고편을 비롯한

 

제작노트, 리뷰 등을 읽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특히 송일곤 감독님 인터뷰나 제작노트는 너무 재미있었다.

 

예고편을 보고는 다시 눈물 흘렸다.

 

 

 

Ps.4

 

처음으로 이런 경험을 해봤다.

 

극장안에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 6명이었는데 영화의 마지막

 

라이브 공연 장면이 끝나자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기적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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