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도 아니고 50 센트(50 Cent)라는 ‘싸구려’ 이름을 가진 이 래퍼는, 2000년대 초반 닥터 드레(Dr. Dre)-에미넴(Eminem) 라인에 픽업되는 행운을 누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한 바 있다
물론 에미넴의 후광을 등에 업은 성공이긴 했지만, 역시나 만만찮은 악동인 에미넴이 “최악의 인간”이라며 고개를 저을 정도로 험했던 그의 인생역정이 그런 대성공에 극적인 배경으로 작용했음 또한 주목할 만하다
1976 뉴욕 퀸즈(Queens) 지역에서 커티스 잭슨(Curtis Jackson)이란 본명으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마약상으로 일하던 어머니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아버지는 가출해버리는 등 불우하기 이를 데 없는 가정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런 그가 어머니의 뒤를 따라 일찌감치 뒷골목 마약상 노릇을 하게 된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 당연히 감옥과도 일찍 인연을 맺게 되었다 비록 마약거래로 어린 나이에 돈맛을 보긴 했지만, 사회적으로는 도저히 가망이 없을 것만 같던 그의 삶에 구원의 손길을 뻗친 것은 다름아닌 런-DMC(Run D.M.C.)의 DJ 잼 마스터 제이(Jam Master Jay)였다. 그의 래핑에 감명을 받은 제이가 자신의 레이블인 JMJ에 그를 소속시킴으로써 50센트의 음악계 데뷔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50센트는 JMJ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의 활약으로 유명 프로듀싱 팀인 트랙마스터즈(Trackmasters)의 눈에 띄어 메이저 레이블인 콜럼비아(Columbia)로 이적하게 되는 등 비교적 순탄한 운을 타며 힙합계의 유망주로 부각되기에 이른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데뷔앨범 [Power Of The Dollar]의 작업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몇장의 싱글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얻고 있던 50센트는, 앨범발매를 코앞에 두고 있던 2000년 5월 24일 퀸즈에서 정체 불명의 괴한에게 무려 9방의 총탄을 맞고 죽음 직전의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당시 50센트와 앙숙지간이던 자 룰(Ja Ruile)측이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루머가 떠돌았으나,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어찌어찌 목숨은 건졌지만, 이번에는 콜럼비아가 이 말썽쟁이 래퍼와 함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Power Of The Dollar]의 출시는 없던 일이 되었고, 50센트는 턱에 입은 총상으로 인해 발음만 어눌해진 채 한동안 언더그라운드를 전전하며 재기의 칼날을 갈게 된다(이 시절 작업해놓은 음원들이 2002년 [Guess Who's Back?]이란 타이틀의 앨범으로 엮여 나오기도 했다). 2002년, 50센트는 당시 최고 인기 래퍼 에미넴에게 픽업된 가운데 재기작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지만, 예전 자신이 총격을 받았던 장소 인근에서 옛 스승인 잼 마스터 제이가 총살을 당했다는 충격적 뉴스를 접하기도 했다
온갖 풍상을 겪고 겨우 완성된 50센트의 정식 데뷔앨범 [Get Rich Or Die Tryin']은 2003년 2월 출시되었다 뒷골목의 거친 삶을 특유의 어눌한 발음에 실어 묘사한 이 앨범은 발매 첫주에만 80만장을 훨씬 상회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2003년 힙합계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빌보드에서도 당연히 1위를 마크하였다)
데뷔작으로 대성공을 거둔 후에도 그는 항상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으며, 자신의 아들 이름은 ‘25 Cent’라 짓는 등 끊임없이 화제를 양산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