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프콘(29·본명 유대준)은 지난 2집을 내고나서 마니아들
에게 혹평을 들어야했다. “데프콘이 약해졌네.” “철창 잡고 랩 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그 모습 다 어디로 간거야.”
하지만 일반 대중은 밝고 경쾌한 그의 힙합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3집 ‘시티 라이프’ 는 대중과 마니아의 접점
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이가 드니까 누구의 평에 좌우되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누구나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목표가 뚜렷해졌죠. 제 힙합은 소위 ‘뽕끼
있는 힙합’ 인데, 그걸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이 열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새 앨범을 들어보니 변화의 시도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전체적으로 쉬운 멜로디가 귀에 쉽게 감기고, 리듬에 대한 해석도 포괄적으로 담겼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보컬리스트가 8명이 된다는 사실에선 가장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타이거 JK, 버벌 진트 등 힙합계에 오래
몸담고 있는 뮤지션의 참여뿐 아니라 모세나 자두 등 인기
가수들의 참여도 잇따랐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게 보사노바나 삼바 같은 리듬들을 힙합과 퓨전화하는 시도를 처음 했다는 거예요. 저도 이런 노래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죠. 더 자랑스러운 일은 김도향
선생님과 함께 작업한 일이에요. 모든 힙합 가수들이 그분을 탐냈는데, 제가 먼저 선수 쳤거든요. 하하. ” 데프콘은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 에서 최우수 힙합상을 받고 귀향에 대한
결심을 접었다고 한다. “그때 상 안받았으면 고향에 가서
개나 기르려고 했다” 는 그가 서울에 온 시간을 손꼽아보니 올해로 꼭 6년이 됐다. 새 앨범은 6년 서울 생활에 대한 깊은 관찰이자 보고서이다. 김도향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타이틀 곡 ‘시티 라이프’ 는 차가운 도시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전형적인 도시인의 얘기를 그렸다. ‘한강 갱스터’ 같은 곡을 듣고
있으면 욕으로 범벅이 된 데프콘 특유의 날 선 랩이
마니아들의 욕구를 채우고도 남을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