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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 사랑 이야기 3화 연극에서 가장중요한것

박진홍 |2006.05.05 03:33
조회 50 |추천 1
뜬금없이 연극 발표를 맞게 된 공대찌꺼기들... 음악에 관한 계산 과제가 나오면 맡겠다던 (과연 그런게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의 신념을 버리고 도전한 ‘연극’의 아성.....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해서.... 우리는 아 무 생 각 없 었 다. "허엉......어쩌냐." - 허씨 “잇힝....사랑해.” - 김씨 “....거절한다.” -기억 그때, 자신만만하게 다가온 백설공주..... “안심 하세요! 대본, 의상, 소품! 제가 다~ 준비해 드릴게요.” 과연...믿어도 될 것인가.... 하지만....되고 말고를 떠나서..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과연 3일 후. 대본 및 소품이 준비되었다.... “....난 나무를 시켜줘.” - 허씨 “난 어려서부터 바위가 되고 싶었어.” - 김씨 “난 바다가 될래.” - 기억 “엑....그런 건 대본에 없는데요.” - 백설공주 당연한 일이다.... 네 명 나오는 대본에 나무, 바위, 바다 나오면...... 원맨쇼냐?? “...그럼 난 풀.” - 허씨 “...앗...내가 풀 하려고 했는데... 에이...난 햇님 할게.” - 김씨 “....난 강.” - 기억 .....하지만 교회나 학교에서 연극을 하면 항상 나무니, 수풀이니 하는 것만 하던 우린 당시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이봐욧!! 대본 읽어보고 정하란 말이에욧!!!!!” - 분노한 백설공주 전원 움찔.............. “예. 마님...”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 기억 “뭐...뭐하세요?” - 백설공주 “대사 줄 세는 데요......(삐질....삐질.....)” -기억 “열 하나, 열 둘.........내가 돌이 친구!! 앗싸!!!!!!” - 김씨 “...앗 늦었다!!! 난 음대생!!!” - 허씨 이...이런!! 기회를 놓쳤다!!!! “거의 다 셌었는데......쿠힝........” - 기억 난 원망과 불쌍함이 섞인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봤다. “....세상에....” - 백설공주 ...망연자실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는 그녀. “....주인공 하는 게 싫어요?” - 백설공주 “주인공은 좋은데....과묵한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 기억 “이잇!! 모두 그런 생각으로 어떻게 연극을 해욧!!!!!” - 백설공주 “맞아 맞아...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 -허씨 “그래요!! 연극을 즐기는 마음으로!!!” - 백설공주 ....하지만 막상 이 말을 한 허씨는.... “앗싸~~ 나 돌이 친구다~~ 앗싸~~” 최소 대사 수 (14줄) 의 돌이 친구를 차지했다는 뿌듯함에 마냥 기뻐하고 있었다. “돌이 친구 아니에욧!!! 모두 연습해 보고 가장 어울리는 역으로 합니다!!!!” 쿠궁.....털썩. 허씨는 그녀의 한마디에 곧바로 좌절하고 만다........ “자...하나씩 해봅시다. 허씨부터. 음대생 2페이지 2번째 대사. ‘너희 머리 속엔 파장, 진폭 밖에 없다며?’ 해보세요.” -백설공주 그녀의 지시에.... 국어책 읽기를 넘어...비장의 필살기 한글자씩 또박 또박 무미건조하게 읽기를 발동하는 허씨. “너.희.머.리.속.엔.파.장.진.폭.밖.에.없.다.며....” -허씨 순간.... 공주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꿋꿋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녀. “.....그다음 돌이 대사. ‘음악 같은 거 결국 공기 진동일 뿐이잖아.’ 해보세요.” -백설공주 역시 한글자씩 또박또박 무미건조하게 읽기. “음.악.같.으.거.결.국.공.기.진.동.일.뿐.이.잖.아.” - 허씨 “크윽.....돌이 친구 다음 대사. ‘돌이야 나 계산기 새로 샀다’ 해보세요........” -백설공주 돌이친구의 대사가 오는 순간.... 너무나 해맑게 웃으며.... 오버를 하는 허씨. “돌이야~~~ 나 계~~ 산기 새~로 샀다~!!! 까르르...” - 허씨 “.....풋.” - 웃음이 터진 기억과 김씨. ‘빠직.....’ 하지만 순간.....백설 공주의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잇......이잇........안 해!! 나 안 해!!!!! 못 해!!!!!” 대본을 집어던진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뛰쳐나가버렸다. 이런 상황의 경우.... “에이 드러운 새끼, 그래 니가 돌이 친구 해라. 썅놈의 새끼.” 이렇게 해결하는 사회에서 살던 우리에게 지금 상황은 너무나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헉.....삐졌다. 어쩌냐” - 쫄아버린 허씨. “야! 빨랑 쫓아가 새꺄!” - 김씨 “히잉...살려줘.....히잉....” - 허씨 “...내가 가볼게.” - 기억 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는 근처 잔디밭에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공주마마” - 기억 “....왜들 그래요?” - 백설공주 “......” “그렇게 연극하기가 싫었어요? 대본 읽기도 전에 대사 줄 수만 세고 있고 짧은 거 하려고 다른 건 대충 대충 하고 그러는 거 보면서 웃기나 하고..... 하기 싫으면 처음부터 싫다 그러지... 뭐예요 이게!!!!!!!!!” -백설공주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엔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난....난 정말 열심히 썼는데...같이 잘 해보고 싶은데!!!” - 백설공주 “......미안해요.” “......어떻게 해야 되요?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예요?” “.....” “........훌쩍.” “...내가 돌이 할게요....” “....에?” “허씨한테 친구 시키고....김씨한테 음대생 맡겨요. 나 열심히 할게요...그러니까.... 한번 해봐요. 모두들 열심히 할 거예요.“ 어차피 선착순으로 갔어도..... 돌이로 정해졌던 운명.... 그렇게 난 총대를 메고 말았다...... “....약속했어요.” - 백설공주 “....예.” - 기억 “..........손가락 걸어요. 도장 꽝.” - 백설공주 ....참...내 팔자에 여자랑 손가락 걸고 약속하기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다시 빈 강의실로 들어간 우리.... “돌이 친구. 열심히 하기. 손가락 걸고....도장 꽝.” “음대생. 열심히 하기. 손가락 걸고....도장 꽝.” -_-;; 아마도...손가락 걸기는 그녀의 고전적인 습관인 듯 했다. 그렇게...시작부터 휘청했던 우리의 연극 준비는.... 나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자식...장하다.” -허씨 “...인생 별 거 있나....나중에 기사식당에서 밥이나 한 끼 사줘라....” 우리에게 있어...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건 바로 대사가 얼마나 적은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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