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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와 같다면

이명하 |2006.05.10 23:16
조회 72 |추천 3


[헤어지다]

 

그 남자

 

너도 주말 내내 집에만 있었잖아.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못 보고 있잖아.

 

너도 텔레비젼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나오면

다른 데로 채널 돌리잖아.

 

너도 라디오에서 슬픈 노래 나오면

못 듣고 꺼 버리고..

 

너도 새벽마다

잠도 못 자고

전화기만 만지고..

 

너도 사람들 많은 자리에서

내 이야기 나오면

괜히 화장실 가잖아.

 

너도.. 힘들잖아.

 

내가 많이 잘못했지만

그 땐 그것도 모르고

너한테 도리어 화냈지남

그래서 니가 나한테 많이 실망했겠지남..

 

너도, 나 사랑하잖아.

 

아직은 안 늦었잖아.

그러니까 다시 시작하자!

 

그 여자

 

요즘은 하루하루가

꼭 낮술 먹은 할아버지 같다.

 

다 늦은 여름인데

비는 지겹게 내리고

매미 소리도 물러간 오래된 아파트에서

난 내내 혼자다.

 

라디오를 들어도

텔레비젼을 봐도

겨우 떼어 낸 생각들만

다시 가슴에 들러붙고..

 

안 되겠다 싶어 잠이나 자려 하면

꺼 놓은 전화기에서조차

벨소리가 울려 댄다.

 

너 아닌 누구라도 만나려고

괜한 약속까지 만들어 나가 보지만

니 이름 석 자에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되고..

 

그래, 영화나 보자

주섬주섬 머리를 묶고

집을 나서려 했는데..

지금 난 운동화를 신다 말고

현관에 주저앉아 한참을 생각한다.

 

우리..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아무 문제 없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넌 어떻게 지낼까?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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