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책이다 나의 피는 먹물이다.
그럴 듯하게 보이는 동서양의 문학이니 고전 산책이니
하는 것들은 이제 단, 한 권도 없다.
그런데 아직도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 지폐에 대한 집착으로 인한 환청은 아니었을까 -
텅 빈 영혼이 어떻게 시끄러울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관계 게임 규칙 생존...등등
불편한 실용서적과 너저분하게 번지는 먹물로
그저 높게만 쌓아올리는 나의 영혼이
아프다고 마찰음을 내는 것이리라.
- 어린 시절 약이 쓰면 제대로 삼키지도 못했는데
하물며 딱딱한 것들은 오죽할까
물론 지금은 곧잘 주어지는대로 삼키고
그렇게 많이 변했지만
이런 나를 무조건 철이 들었다라고 추켜세우는 세상이
가끔은 돌팔이 의사처럼 느껴진다-
아무튼
순수라는 이름의 연골이 없는
나는 책이다, 나의 피는 먹물이다.
고로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겠다.
오만과 가식의 매스를 들이대고
인공적인 순수라도 집어넣어야 하지 않겠는가
참! 가장 중요한 문제를 빠뜨릴 뻔했다.
누가 집도해주는가? 누가 집도할 자격이 있는가?
누가 집도할 자격을 판단하는가?
왕 중의 왕 오즈만디어스일까?
설명할 수 없다면 침묵하라고 했던 비트겐슈타인일까?
결국 어리뜩한 스스로의 선택만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