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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여유로운 봄 날의 일기

서유진 |2006.05.13 19:48
조회 399 |추천 0


  평소보다 몇 시간이나 잠을 잤지만 그다지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는 못했다. 말 그대로 전쟁하는 꿈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꿈 속에서도 '환타지와 같은 설정'이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그래서 오늘 하루가 무척이나 분주할 줄 알았다.

마음도 갈팡질팡, 자꾸 시간에 쫓기고 불안해하고, 어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 무의식이 그런 마음에 반기를 들어서일까.

'이보다 더 평화로울 수는 없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평화롭고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평화롭다는 말이 꼭 행복하다는 말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평화로운 것과 행복한 것과는 다르다.

지나친 행복은 때때로 사람을 불안하게도 만들지만, 지나친 평화는 사람을 잠들게 만드니까..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봤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울긋불긋한 꽃, 살이 통통해 오른 채로 분주히 여기저기 먹이를 찾아다니는 개미들, 로즈버드에서 주분한 카페라떼 위의 풍성한 우유 거품, 봄 날의 따사로운 햇볕, 기다림의 즐거움.....

 

집에 돌아와서 일기를 썼다.

나의 글은 언제 봐도 '심각'하다.

즐거운 일도 독특한 나만의 화법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그다지 좋지 않은 재능이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일은 몇 가지 되지 않은 내 삶의 '낙' 중 하나이다.

때때로 기발한 문구가 머릿 속을 스쳐지나갈 때 삶의 희열을 느낀다.

그 짜릿함.....예술가는 아니지만 그들만이 지닌 독특한 정신세계를 다분히 가지고 있는 난 더 큰 희열을 위하여 늘 '이별'을 준비하고 있고 매일 '이별'을 하는지도 모른다.

 

오늘 깊은 명상에 잠긴 후 스스로에게 했던 말..

'내가 사람들에게 상처 받는 이유는, 내게 상처 준 사람들이 내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깊이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화만 날 뿐, 그것이 상처가 되지는 않는 듯 하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렇다.

 

이해하기 때문에 상처받는다

이해하지 않는다면 상처 받지 않는다.

이기적인 사람은 상처 받지 않는다.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이기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오늘의 나의 엉뚱하고도 깊은 생각들 중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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