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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유희

김종필 |2006.05.17 01:34
조회 55 |추천 1


매일 아침 버릇처럼 채 뜨지도 못한 눈으로 본능인듯 담배하나 베어물고 화장실 변기위에 쭈그려 앉아 연유도 모르는 눈꼽을 힘겹게 떼어낸다. 퀘퀘한 담배연기가 식도를 타고 넘어 내장속으로 스물스물 유영을 시작하고 매캐함에 화들짝 놀란 장기들이 이완과 수축을 급하게 조율하며 이내 견디지 못한 내 과거의 찌꺼기들이 직장에 묘한 감흥을 일으키며 탈출을 감행한다. 화장실 창을 통해 5월의 햇살이 내 등을 쓰다듬고 중고가전제품수리를 외치는 확성기소리가 내 귓전을 어지럽힌다. 아직 내 머리속은 몽환속을 헤메이고있고 아무렇게나 뜯겨져 있는 순백색의 휴지자락이 찢겨진 웨딩드레스처럼 슬프도록 아름다운 가슴저밈을 전해준다. 오늘 아침 나의눈은 그레이 필터가 된다. 흑백의 신부의 눈에서 검은색 눈물이 떨어지고 이내 백합의 부케가 검게 물들어가고 연인의 세레나데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서서히 불타오르는 어처구니없는 의지 창고에 깊은 녹을 드리우고 잠자고있는 자전거를 일으켜세워고 목욕을 시키고 신발을 신켜본다. 어디로 갈것인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5월의 가장 가여운 흑백의 신부에게로 가자. 무념의 일상에서 한번도 생각해본적도 없는 이런 말도 안되는 감정 연결놀이......... 거짓말처럼 정확한 매일매일의 상상놀이? 근간도 모르고 발현의 이유도 모른다.하지만 그 끝은 항상 너무 명확하다. 너무 오래 앉아있었다는것, 다리가 저려온다. 창틈사이로 곧게 뻗은 한 줄기 빛속엔 채 빠져나가지 못한 담배 한 모금 체포되어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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