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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의깊은그늘

김철희 |2006.05.19 00:15
조회 75 |추천 0

서민경제의 그늘은 언제쯤 걷히려는지.

 

개인적으로 착용하고 있는 신발도 회수로 근 7년여 되다보니 바탕이 흰색이었던 색은 그야말로 누렇게 변색이 되어 버렸고. 겉을 들러 치고 있는 비닐천은 갈갈이 균열이 가서 보기에도 흉물스럽게 보인다. 또한 신발의 생명이라 할 밑창은 거의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울퉁불퉁한 부분은 언제 그런 부분이 있었냐는 듯이 그야말로 반질반질 해졌다. 그러면서 그와 함께 수반되어 오는 직 간접적인 피해도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나를 따라 다녔던 것 같다. 그 피해란 시멘트로 된 보도블록과 또는 유명할인매장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이다. 얼마 전에 연이어 겪은 상황은 급기야 나로 하여금 결단을 앞당기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날은 밖에는 보슬비와 같은 비오는 날 집주변의 아스팔트길을 운동차원에서 걷다가 미끄러져 가랑이기 찢어졌던 일이다. 또한 시장근처의 어느 음식점에서 안면이 있는 사람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마음에 담고자 들렀던 좁은 시장 한복판에서 미끄러져 자칫하면 온몸이 비릿한 시장바닥을 깔끔하게 닦아주는 대걸레 노릇을 할 뻔 했다. 다행히 그때에도 운동신경이 아직도 여전해서인지는 몰라도 순간적으로 중심을 잡으면서 가랑이만 운동선수처럼 찢어졌지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렇치만 몸도 버리지 않고 옷도 버리지 않고 시장을 오고가는 사람들의 잠깐의 구경거리가 되었지만

 

쓰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지만. 넘어지지 않으려고 순간적으로 손을 짚은 곳은 시장 갓길에서 저녁 찬거리와 같은 음식을 조그맣게 진열해놓고 팔던 할머니의 진열대에 손을 얹으면서 진열대가 무너져 결국은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미안함 마음을 할머니에게 실천적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계획에도 없었고 원치 않았던 부식거리를 수중에 남아있던 거금 2만원을 드리고 떨이 형식으로 모조리 샀다. 난데없이 부식거리를 사들고 들어오는 남자를 본 집사람은 “당신 웬 일 이예요. 그런 것은 끔찍이도 싫어하던 양반이” 하며 내가 가지고 들어온 부식거리를 받아든 집사람은 푸근한 밥상을 차려내어 온가족이 한자리에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식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나는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내가 이런 부식거리를 사오게 된 경위를 솔직담백하게 늘어놓자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그러면 그렇치 하며 여러 면에서 이해된다는 좀 쑥스러운 격려를 고스란히 들어야 했다. 집사람과 아이들은 그렇게도 벌써 바꾸자고 하였던 낡고 낡은 운동화로 인해 칭찬받을 만한 사고를 치셨다고 하며 지금 당장 운동화를 새 것으로 바꾸자고 하며 손을 잡아끌며 시장이나 대형유통매장을 가자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오늘 그 일만이 아니라 여러 일로 인해 피곤하니 오늘은 참고 구입 일을 다음으로 미루자며 커피한잔 끓여달라며 얼른 달아오르는 화재를 돌려 식히었다.

 

그날은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 새 운동화 구입하는 일을 모면(?)을 할수 있었다. 그렇치만 얼마전 주말시간에 일을 마치고 집사람과 함께 대형유통매장을 들러 부식거리를 구입하고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잠시 물건을 담았던 수레의 바퀴가 에스컬레이터 의 자석면과 접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중간지점에서 밑으로 약간 밀리는 현상이 발생되었을 때에 나는 밀리는 수레를 다잡기 위하여 힘을 가하였다. 그러자 팔과 다리에서 균등하게 이루어졌던 힘의 균형의 하체에 급격하게 쏠리면서 하체를 지탱해주고 있던 운동화가 미끄러지면서 무릎을 끓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런 모습을 줄곧 지켜본 집사람은 깜짝 놀래면서 당장 돌아가서 물품을 일부 교환하고 대신 운동화를 구입하자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다그쳤다. 그때에도 나는 오늘은 안 다쳤으면 되었지 물품을 교환하고 운동화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진정 시키며 운동화 구입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어왔던 운동화를 10월25일 어제는 구입하기 위하여 집사람과 함께 저녁시간에 대형유통매장 월마트에 들렀다. 이런저런 물품을 간단하게 구입할 때에 집사람은 제일먼저 운동화매장에 가서 자신이 그간 보아온 모델 좋고 튼튼하고 오래 신을 것 같은 운동화를 거금 18.800 원 짜리를 누가먼저 집어 갈까봐 얼른 집어 들고 와서 내가 밀고 있는 수레에 살포시 얹어 놓으며 의미 있는 웃음을 주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현재 당신이 싣고 있는 낡은 그 운동화로 인해 당신이 그간 겪으며 나에게 일일이 전해주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던 일은 이젠 끝났다(쭁)란 말이 담겨있는 정겨운 웃음이었다. 그렇게 한적하기만한 매장을 휘저으며 곳곳을 아이쇼핑하듯이 실컷 둘러보고 물품계산을 하고 나온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게 되었다. 우리 앞에는 먼저 에스컬레이터에 승차한 젊은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다정하게 말을 주고 받으며 물품이 담긴 수레를 잡고 있었다. 젊은 남자는 검정색의 운동화를 착용하고 왼쪽 발을 오른발에 자연스럽게 겹쳐주어 왼쪽발의 끝부분의 밑창이 그대로 하늘을 향해 얼굴을 치켜든 상황이 되었다.

 

그럼으로 인해 운동화로 그간 불가피한 상황으로 원치 않는 애피소드를 여러 차례에 걸쳐 실전으로 치러낸 나로서는 자연히 앞에 있는 남자의 운동화에 시선이 꽂혔다. 그 남자의 운동화 밑창을 본 나는 옆에 있는 집사람의 옆구리를 툭툭치며 시선을 남자의 운동화 밑창을 가리켰다. 나의 툭툭치는 행동에 약간 움찔해하던 집사람은 내가 가르키는 시선에 따라 남자운동화의 밑창을 본 후 우리부부는 서로의 시선을 마주하였지만 그냥 서로의 시선을 멀뚱하게만 쳐다보기만 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집에 와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사온 운동화 끈을 메지도 않고 조용히 신발장에 넣었다.

 

그날 저녁 우리부부는 아무 말도 없이 아무 죄 없는 잠에게만 쓴 화풀이를 하며 어둠의 쾌락이며 꿈을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는 서민부부는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심전심으로 이렇게 생각을 공유했다. 잘살고 높으신 양반들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지들끼리 속삭이고들 있지만 그건 그들만의 세상의 얘기일 뿐이고. 밑바닥을 기다 못해 걸레질 하고 있는 서민경제의 그늘은 언제쯤 풀리려는지 하며 장탄식에 가까운 한숨만 그저 하늘이 무너져라 땅이 꺼지랴 하며 푹푹 내쉬는 것으로 유일한 위안거리를 삼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퍽퍽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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