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베인 상처가
칼을 닮았습니다.
벌겋게 벌어져
아픔을 설명하는
입은 당신의 눈물입니다.
당신에게 베인 상처가
당신을 닮았습니다.
슬픔이 뚝뚝 떨어지는데
웃음은 나를 입고
비오는 저녁길을 달려갑니다.
어느덧,
길은 나를 걷고 있었습니다.
나는 길을 기억합니다.
한 발 한 발에 찍어 놓은
추억을 안주 삼아
착한 잔을 채우고 나면
당신은 선녀도 되었다 마녀도 되었다
죄 없는 나를 울리고 웃기고는
사라집니다
슬픔아 오려거든
한사발씩 오너라
아픔아 오려거든
한동이씩 오너라
네 놈을 애인삼아
뒹굴어 볼란다.
생을 잉태해 볼란다.